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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강여담- 코로나를 박차고 나온 자전거혼자 더불어 견뎌야 하는 시간, 돌파구는 자전거 타기

늘어난 나홀로 자전거의 빛과 그림자, 그래도 타야 한다

조용연 주필

거리는 한산해도 한강은 자전거로 북적거린다. 어린이집이 문을 닫아 심심해진 아이들만큼이나 어른들도 좀이 쑤신다. 하필 줌바댄스 강사까지 확진자 숫자 늘리기에 손을 보태는 통에 ‘모여서 하는 운동’은 위험하다는 딱지가 붙었다. 대부분 지하에 마련된 커뮤니티센터의 헬스장도 문을 닫았다. 공기로는 전염이 안 된다는 ‘코로나19’의 속성은 야외로 숨통을 틔워 주었다. 지친 육체와 정신의 의지처로서 상대적으로 안전한 자전거는 훌륭한 선택지다.

베란다에서 동면하던 자전거들이 눈을 비비면서 냇둑으로, 강변으로 주인을 따라나섰다. 전국민이 ‘위리안치(圍籬安置)’되는 사태를 맞으면서 자유의 소중함을 절감하고, 꿈적거릴 수 있는 공간이 있다는 사실에 안도한다. 날씨까지 연속쾌청이니 더할 나위가 없다. 지독한 봄철 황사와 도시의 매연과도 싸워본 자전거 전사들은 마스크로 호흡구를 가리고 탈레반 전사처럼 안면을 몽땅 가리는 데 익숙해 조금도 불편한 기색이 없다.

며칠만 쉬어도 겁먹은 근육이 흐물흐물해지는 것을 느끼던 차에 허벅지와 장딴지까지 차올라오는 페달로부터의 충만은 어디다 비할 바가 아니다. 살갗에 와 닿는 봄바람에 실려 잠시 해방된다. 어느새 제철을 알고 솟구치는 푸른 기운이 땅에서 피어나고, 버들가지에도 매달려 있는 봄풍경을 확인하는 강둑주행은 코로나의 공포로부터 라이더의 영혼을 구제해 준다. 혼밥, 혼술과는 차원이 다른 오롯한 자기만의 진지 구축이다.

밖의 자전거 행렬, 정작 자전거샵엔 자전거가 없다

자전거 업계는 이 현실을 만끽하고 있는가? 전혀 뜻밖의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한 대형쇼핑업체의 자전거 용품 판매가 무려 1680% 증가라는 경이적 기록을 보여주고 있다.  등산용품 158% 증가의 열 배니 숫자만 보면 초대박이다.

△우선 자전거 타는 손님들이 실내인 업소(자전거샵) 방문 자체를 꺼린다. 이점은 오프라인 점포를 열고 있는 모든 업종이 겪는 고통에서 예외가 아니다. △코로나의 원산지 중국이 대한민국용 보통 ‘생활자전거’의 원산지와 일치한다. 아주 고급 일부 브랜드를 제외하고는 중국이 자전거공급의 절대 주체였는데 코로나 난리 속 자전거 생산차질로 2020년형 모델은 수입이 안 되고 있다. 대리점들은 자전거와 부품이 없어서 못 파는 웃지 못할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이건 좀 만성적 상황이지만 좀 더 깊이 들여다보자. 서울의 공공자전거 ‘따릉이’는 이용자가 증가하는 긍정적 측면이 있다. 그러나 시민이 자전거를 구매하지 않으니 오히려 자전거 소매산업이랄 수 있는 소위 ‘자전거 골목상권’이 다 죽어버려 어이없는 ‘폐업속출’ 상황이다. 그나마 근근이 지난 몇 년을 버텨온 유통업체와 소매업소들이 마주친 현실은 “2020년 봄 시즌을 망쳤다.”는 한숨뿐이다.

△오죽했으면 17년을 한 호도 거르지 않고 버텨온 국내 유일의 자전거 전문 월간지 ‘자전거 생활’도 종이 잡지를 접어야 하는 기로에 서 있다고 한다. 주요 광고주라 할 수 있는 대형 자전거메이커나 유통업체들의 매출이 예년의 반 토막 이하로 떨어져 버렸으니 더 이상 기댈 곳이 없어져 버렸기 때문이다

업계는 고난의 행군, 그래도 자전거는 달려야 한다.

산업혁명 이후 최고의 발명품으로 평가받는 자전거, 페달을 계속 밟아가지 않으면 바로 넘어지는 가장 정직한 물건 자전거는 고난 속에서도 e-모빌리티와 더불어 진화를 거듭하면서 발전해 나갈 것이다. 빨리 달려 놓쳐버린 세상을 다시 보면서 건강을 챙기고, 여행을 즐길 수 있게 하는 자전거와의 동행을 우리는 계속해야 한다. ‘코로나19’의 지뢰밭도 뚫고 지나가야 한다. 늘 실감하듯이 ‘여주는 복 받은 땅’이다. 적어도 자전거에서만큼은 확실히 그렇다.

조용연 주필  yeoju5@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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