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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박쥐’와 공존하기 위해

기자의 눈- ‘박쥐’와 공존하기 위해

  • 기자명 박관우 기자
  • 입력 2020.03.09 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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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관우 편집국장

1975년 조용필은 ‘돌아와요 부산항에’로 인기를 끌었다. 대마 파동으로 잠시 휴식기를 가졌지만 1979년 정규1집 <창밖의 여자>로 화려하게 부활하며 진정한 ‘조용필 시대’를 시작한다. 이후 정윤희, 한진희 주연의 TBC드라마 ‘축복’의 주제가인 2집 타이틀곡 ‘축복(촛불)’이 흥행을 이어가면서 가요사의 획을 그었다.

드라마 축복은 행복하게 연애와 결혼생활을 하던 정윤희가 골수암에 걸리게 되어 가족들이 백방으로 살려보려고 노력하던 가운데 미국에서 ‘인터페론’이라는 신약이 개발되었다는 소식을 접한다. 그러나 약값이 당시 서울에서 좋은 집 한 채 가격인 2000천만 원이나 한다는 소식에 낙담하던 중 시아버지 이순재가 교감직을 그만두고 퇴직금을 모아 약을 사서 행복하게 산다는 내용이다.

드라마에 나오는 ‘인터페론’은 바이러스에 감염되면 생성되는 특수 단백질이다. 바이러스의 증식을 막는 것이 1957년 앨릭 아이작스와 진 린든먼 연구를 통해 암의 발생과 성장을 억제한다는 사실을 밝히면서 1980년대 초 대량생산이 가능하게 된 물질이다.

그런데 여기에서 등장하는 동물이 박쥐다. 박쥐는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아도 ‘인터페론’이 지속적으로 생성된다. 박쥐의 특이한 면역체계에 대해 포유동물이면서 날 수 있는 유일한 동물이기에 발생했다는 이론이 설득력 있다. 날기에 적합하지 않은 포유류가 하늘을 날기 위해서는 근육이나 골격에 상당한 무리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게 되고 이로 인해 면역반응이 특이하게 생성됐다는 것이다.

박쥐는 음습한 동굴에 사는 특성으로 온갖 바이러스와 세균들이 박쥐와 함께 살고 있다. 포유류가 살기 좋지 않은 장소에서도 잘 살 수 있고 또 날 수 있다는 것은 뒤집어 생각하면 어떤 바이러스나 세균도 함께 공존한다는 것이다. 과장되게 이야기 하면 세균과 바이러스 덩어리인 것이다.

이상한 것(?)을 먹으며 생존하는 것으로 유명한 오지탐험가 베어 그릴스도 박쥐고기만은 잘 구워 먹으라고 신신당부할 정도다.

전 세계를 강타한 코로나19 바이러스도 박쥐가 유통된 중국의 한 시장이 발단이 아닌지 의심되고 있다. 

물론 박쥐를 먹는 특이한 식습관이 문제라고 치부할 수도 있다. 그러나 박쥐는 원래 인간과의 접촉이 많은 동물이 아니다. 인간과 반대로 야행성이며 안 보이는 동굴에 살고 있어 굳이 만나려 하지 않는다면 모습조차 보기 힘들다.

농업혁명과 산업혁명을 통해 인류는 폭발적 성장을 했다. 인류의 숫자가 늘어나면서 사용해야하는 소비재도 늘고 박쥐를 비롯한 동물들이 살 곳은 줄어들고 있다.

박쥐가 일부러 인간을 찾아올 이유는 별로 없다. 그들의 생태계를 인류가 파괴하고 있기에 만나게 되는 것이다. 

여주시도 태양광발전으로 인한 산림파괴를 쉽게 볼 문제는 아니다. 자연과 인간이 공존해야 한다는 문제는 이제 우리의 생존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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