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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시는 남한강을 제대로 관리하라①

여주시는 남한강을 제대로 관리하라①

  • 기자명 이장호 기자
  • 입력 2019.11.28 08:33
  • 수정 2019.11.28 1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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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민 피해 줄일 ‘낚시와 야영 금지’ 적극 고시…지역 주민 활용 방안 찾아야

여주시의 아름다운 남한강을 두고 많은 사람은 ‘여주의 보물’이라고 한다. 하지만, 남한강으로 인한 각종 규제로 고통 받는 사람들의 입장에서는 ‘보물’이 아닌 ‘애물’이 되기도 한다.

수년 전부터 낚시꾼들과 미군 헬리콥터, 레저용 경비행기 등으로 인해 피해를 받는 여주시 점동면 도리(여주신문 제1073호 2019년 6월24일자)와 캠핑족과 가을 단풍객들의 주차로 몸살을 앓고 있는 강천면 강천섬 주변 마을(여주신문 제1092호 2019년 11월 6일자)의 이야기다.

여주시에서 아름답기로 소문난 곳으로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는 것은 고마운 일이지만, 일부 몰염치한 방문객들로 인한 생활의 피해는 오롯이 주민의 몫이 됐다. 

더욱이 피해를 넘어 고통에 가까운 일이 수년간 지속해 왔음에도 국가하천을 소유한 중앙정부나 이를 위탁받은 한국수자원공사, 행정관할인 여주시까지도 주민 피해에 대해서는 ‘검토하겠다’거나 ‘노력하겠다’는 정치적 수사만 내놓을 뿐 사실상 해결할 권한이 없다고 손사래 치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주민들은 고통보다 깊은 분노를 느끼고 있는 가운데 이제는 두 지역의 행정을 책임지고 있는 여주시의 결단이 필요하다는 요구가 높아지고 있다.

점동면 도리

점동면 도리 마을의 남한강변은 낚시와 캠핑뿐 아니라 군사훈련으로 인한 고통이 더해지고 있지만, 군사훈련 문제에 대해서는 전통적으로 ‘나라가 하는 일’이라고 감내하는 어르신과 ‘미군에 대해서는 통제권이 없다’는 정부의 발 빼기에 작은 자치단체인 여주시로서는 마땅한 대책이 없는 실정이다.

이 마을 강변에는 여주시장과 여주경찰서장 이름으로 ‘물놀이 금지구역’이라는 안내판에 ‘위험구역 표시 및 안내시설물을 훼손하면 안된다’고 적혀있지만, 낡고 뜯겨져나간 안내판의 모습에서 여주시의 관리부실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정도다.

그 옆에 세워진 표지판에는 ‘TTA-JERRY’라는 제목 아래 ‘민간인 출입금지’와 ‘한·미군사 훈련지역’이라고 영문과 한글로 쓰여 있지만, 문의할 전화번호는 제대로 읽기 어려운 상태다.

‘TTA-JERRY’는 ‘TACTICAL ASSEMBLY AREA JERRY’ 즉 ‘전술집결지역 제리’라는 이름으로 우리 군의 표지판이 아닌 미국식 표지판이 세워져 있어 이름만 ‘한·미군사 훈련지역’이지 사실상 미군 훈련시설로 봐도 무방할 정도다.

5개월만에 다시 찾은 점동면 도리의 변화는 그나마 CCTV를 설치한 것이 전부고 주민들이 원하는 낚시나 캠핑으로 인한 주민 피해 대비책은 전무한 실정이다.

 

강천면 강천섬

단풍이 지면서 방문객들은 현저히 줄어들었지만 일부 주민들은 벌써부터 내년을 걱정한다. 

강천섬은 어떤 사람은 ‘유원지’나 ‘야영장’, ‘공원’으로 알고 있지만, 강천섬은 1989년 특정야생동·식물로 지정된 층층둥굴레 대체서식지와 단양쑥부쟁이 대체서식지, 단양쑥부쟁이 서식지와 야생화원, 은행나무길과 느티나무 숲, 억새밭과 잔디광장 등으로 조성된 ‘단양쑥부쟁이와 생태보존공간’이다.

백합과의 여러해살이풀인 층층둥굴레는 새로운 개체군이 지속적으로 발견되면서 2017년 말 멸종위기 야생생물 Ⅱ급에서 해제되었지만, 분포지는 여주, 충북 충주와 단양, 북한강의 경기 가평과 강원 춘천, 양구, 강원 영월과 정선, 평창, 홍천, 춘천과 한탄강 지류인 문산천과 경북 안동, 경남 구례 등 이다. 경기도에서는 여주와 가평에서만 보이는 드문 생물이다.

금지구역 지정도 필요

다섯 달 전 점동면 도리의 낚시꾼과 캠핑족 문제를 취재할 때 여주시 관계자는 “국가하천의 하천부지라 여주시가 권한이 없다”며 “하천부지 관리청에 건의를 해보는 것이 여주시가 할 수 있는 권한”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인근 양평군은 최근 하천법을 적용해 남한강의 △양근대교~양강섬~양근성지 0.58km구간과 △강상면 병산리 1090번지 일원 0.32km구간, △문호천의 서종면 문호리 1100번지 일원 0.48km 구간을 11월 13일부터 낚시·취사·야영 금지지역으로 지정했다

앞서 경북 영주시는 물환경보전법을 적용해 지난 3월 한국수자원공사 경북북부권지사와 협의해 18일 영주호 전체를 낚시금지구역으로 지정, 고시하고, 환경단체·한국수자원공사 경북북부권지사와 공동으로 불법낚시행위를 집중적으로 점검키로 했다.

강천섬을 ‘보물섬’으로 만들려면

지난 2012년 당시 국토해양부가 공모한 ‘한강 여주저류지 및 강천섬 활용 아이디어 공모전’ 시상식에서 대상을 받은 제안은 강천섬을 참여자가 우연성과 즉흥성을 통해 다양한 감성적 체험이 가능하도록 제안한 ‘알레알토릭 아일랜드’가 선정됐다. 이 작품은 강천섬의 기존 환경을 최대한 유지하면서 방문객이 스스로 만들어가는 씨앗폭탄 활동과 32개의 감성상자 등 흥미롭고 독창적인 프로그램을 제안했다.

강천섬이 ‘단양쑥부쟁이와 생태보존공간’이라는 공간적 특성을 살리고 가치를 높이는 방법이  반드시 ‘돈벌이’를 목적으로 하지 않아도 방문객이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을 직관한 것이다.

<다음호에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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