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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강여담- 지방소멸, 여주시 너마저젊은 인구가 정주할 수 있는 일자리, 보육, 교육 인프라를 갖춰야

말로만 듣던 지방소멸, 수도권 시 가운데 첫 번째 위험군 진입

젊은 인구가 정주할 수 있는 일자리, 보육, 교육 인프라를 갖춰야

조용연 주필

“여주시도 사라질 위기”라는 일간지 헤드라인 한 줄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참 씁쓸하지만 벼랑으로 가는 ‘인구감소열차’에 브레이크가 없다. ‘지방소멸’이라는 구체적 증상을 진단받고서도 제대로 약발 받는 처방이 마땅찮으니 갑갑하다. ‘인구 찢어먹기’라고 속된 말까지 동원한 ‘인구 돌려막기’도 한계점에 이르러 눈앞이 캄캄하다.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육아정책연구소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공개된 ‘지방소멸지수 2019’의 수치는 인구감소에 필연적으로 따라오는 지방소멸의 위험을 구체적으로 제시했다. 여주시가 소멸위험지역 기준인 지수 (가임기 여성인구를 노인인구로 나눈 값) 0.5 아래로 진입(0.494)했다. 이제 수도권도 안심할 수 없는 ‘화급한 불’이 옮겨붙었다는, 불명예스러운 시 단위 ‘선두주자’가 되어버린 여주다.

2018년 기준 1,89로 합계출산율 전국 1위인 전라남도 해남군이나, 1.81명으로 2위인 영광군이 전국 평균의 2배에 달하지만 내막을 들여다보면 화끈한 돈 보따리를 풀면서 올려놓은 막대그래프다. 첫째 500만원, 둘째 1,200만원까지는 그렇다치고 10명 이상을 출산하면 3,500만원을 준다는 말은 ‘흥부네 가족’을 만들자는 코미디에 가깝다. 그러면서도 전체 인구뿐만 아니라 관내 거주 유아 숫자도 줄고 있는 것은 출산장려금만 받고 이른바 ‘먹튀’한 게 아닌가 하는 의심도 든다. 이제 내년에 접어들면 지방소멸 위험지역으로 편입되는 지역이 100여 곳이 넘을 전망이라고 한다. 여주가 너무 실망할 필요도 없다. ‘강 건너 불구경이 내 발등의 불’이 되었다는 사실을 확실하게 알게 된 것은 차라리 잘된 일이다. 최근 10년간 150조의 돈을 쏟아붓고도 합계출산율 0.98라는 완전히 실패한 인구정책에 대해 국가가 자인하고 ‘국가비상대책’을 선포해야 하는 일은 국가의 몫이다. 막연하게 느끼던 인구감소의 현실에 대해 자치단체가 중앙의 지원을 받아서 해야 하는 일을 다시 한번 추진해야 하는 시점이다.

△여주가 소멸위험지역으로 주저앉는 배경이 된 ‘수도권규제’ 관련 법령의 적용 대상에 예외를 두어야 한다. 수도권을 규제하는 것은 수도권 인구과밀을 억제한다는 데 목적이 있으므로 인구가 줄어드는 현재 상황이 감안되어야 한다. ‘상수원 보호’ 개념 규제로 인한 불이익에 대해서도 친환경 기업유치 등에 인센티브를 주어야 한다. 오죽하면 ‘차라리 강원도 가는 게 낫다’는 소리가 나오겠는가. △중소기업이 들어올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주어야 한다. 그래야 젊은이들의 일자리가 만들어지고, 결혼과 출산이 자연스레 연결될 수 있다. △과연 여주는 아이를 키울만한 도시인가 하는 점이다. 산부인과, 소아과 같은 의료시설은 물론 소규모 어린이 놀이시설까지 도시안에서 자족할 수 있어야 한다. 여주 시내에 올해 국공립어린이집이 한 군데 들어섰다는 사실은 깜짝 놀랄 일이다. △맞벌이 부부도 아침에 출근하면서 아이를 회사나 ‘공공아이돌봄시설’에 마음 편히 맡기고 퇴근할 때 데리고 퇴근할 수 있도록 하는 인프라를 갖추어야 한다. △자치단체의 예산계획, 획득, 수령, 집행 과정에서 계약 차질, 이월 등 애로를 모르는 바 아니지만 책임 있는 자세로 창발적 프로젝트를 발굴하여 수천억에 이르는 잉여예산을 생산적, 적극적으로 투자해야 한다. 있는 예산이니 쓰고 본다는 낭비의 개념과는 다르다. △여주 사람조차도 인정하는 소위 ‘텃세’의 문제다. 여주만의 문제는 아니라고는 해도 이전·창업해 오려는 공장, 기업의 경우, 찾아다니면서 유치를 설득해도 시원찮을 판에 규제의 꼬투리를 잡고 사업주를 지치게 만들어 버리는 것은 아닌지 되돌아봐야 한다.

 △그나마 경강선의 개통은 한 줄기 희망이다. 서울과 수도권의 비싼 집값 풍선효과는 수도권 외곽으로 번진다. 역세권에는 집을 마련하지 못한 청년세대들의 보금자리가 될 공공임대주택의 개발에도 힘써야 한다. 여주에서 판교까지 25분이면 도달할 수 있는 급행 전철의 운행으로 명실상부한 수도권 교통의 시간·공간적인 단축이 필요하다. 어차피 수도권의 문패를 달고 있는 한 ‘거대인구밀집권’의 영향에 벗어날 수는 없는 노릇이니 말이다. 더 이상 자치단체 소멸의 블랙홀에 빨려 들어가지 않으려면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한다.

조용연 주필   yeoju@yeoju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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