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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시선] 기본소득과 퍼주기 논란

[기자의 시선] 기본소득과 퍼주기 논란

  • 기자명 박관우 기자
  • 입력 2019.11.04 14:29
  • 수정 2019.11.04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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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관우 편집국장

기본소득이라는 말에 신문을 접고 말, 독자가 있다면 끝까지 참고 읽어주시기를 바란다. 그리고 기본소득에 대한 제안이 사회주의자들이나 공산주의의 난동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면 더욱더 읽어주시기를 부탁드린다. 

먼저 기본소득의 문제는 철저히 자본주의의 문제라는 것을 이해해야 한다. 자본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기술발전이 4차산업혁명과 그로 인한 무인화 과정을 밟으면서 제기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독일을 대표하는 신발브랜드인 아디다스는 ‘스피드 팩토리’라는 무인공장 시스템으로 바꾸면서 생산 공장을 동남아시아에서 독일 본국으로 이전했다. 기존에 600명이나 투입되던 공장도 이제는 10명이 관리한다. 대표적인 4차 산업의 모습이다. 물론 600명의 사람은 일자리를 잃었다. 

서울 지하철 8호선을 비롯해 여러 곳이 무인운전을 한다. 자동차도 자율주행차 시대가 몇 년 안에 도래한다. 기존의 버스운전기사와 택시운전기사 그리고 대리운전 기사들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러한 무인화는 필연적으로 소비를 할 수 있는 중산층을 소멸시키면서 자본주의체제 유지가 힘들어지게 된다. 

아무리 좋은 물건을 만들어도 소비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없는 것이다. 로봇이 먹고 마실 수는 없지 않는가?

그래서 세계최대의 부자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부자들의 세금을 인상할 것과 기본소득 도입을 주장하고 있다. 20조 이상의 자산이 있는 레이 달리오를 비롯해 연봉 350억 원을 받는 JP모건 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 회장까지 자본주의의 위기가 도래했다고 진단하고 대기업의 책임을 역설하고 있다.

자본의 이익을 극대화하기 위한 무인화 과정이 소비층을 파괴했고 자본주의 체재 붕괴로 갈 수 밖에 없기 때문에 제기되는 것이 소비층을 유지하기 위한 기본소득 제공이다. 

여기까지 기본소득에 대한 기초적 내용이다. 

동네 가게가 잘 안 되는 이유가 정치의 문제가 아니라 기업이 사람을 쓰지 않아서 생기는 문제이고 취업을 못한 사람들이 레드오션인 창업의 길로 나서며 과도한 경쟁 속에 망하고 있는 상황인 것이다. 

우리 가게가 안 되는 이유가 어떤 정치인 때문이 아니라 자본주의의 근본적인 변화의 시기가 도래했기 때문인 것이다.

문제는 이 다음부터다.

기본소득은 재원이 문제가 된다.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 아니라면 기존에 제공되던 혜택을 기본소득으로 명목을 바꿔야 하는 것이다. 아동수당이나 기초연금이 사라지고 기본소득으로 바뀔 것이다. 비과세나 세금감면 혜택이 사라지고 그 재원도 기본소득으로 사용될 것이다. 

랩2050(LAB2050)이라는 민간 싱크탱크 그룹에 따르면 2021년 모든 국민에게 기본소득 30만원을 줄 수 있다고 한다. 그리고 2028년에는 65만원까지 상향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나 근본적으로 세수를 늘리기 위해서는 기업들의 결단이 필요하다. 또 사회적 논의도 필요하다. 

현재 경기도는 이재명 지사를 중심으로 기본소득에 대한 논의가 활발히 펼쳐지고 있다. 다른 나라의 사례를 살펴보거나 진지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어 의미가 있다.

최근 여주시에서 벌어진 퍼주기 논란을 보며 정치인들의 배움과 공부가 얼마나 필요한 것인지 절감한다. 정치인들의 시대적 변화에 대한 이해와 깊이를 측정하는 시험이라도 보자고 하고 싶은 심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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