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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크스톨츠(ZugStolz)와 플루크샴(FlugScham)[장주식의 노자와 평화 44]
장주식 작가

스웨덴 청소년인 그레타 툰베리는 2003년생으로 올해 16세입니다. 급진적환경운동가라고 불리는 툰베리는 노벨평화상 후보가 되었고, 50만 명이 모인 캐나다 몬트리올 기후정의 시위에서는 이런 연설을 합니다.

<우리가 나이 들어 늙었을 때, 우리는 우리 아이들 눈을 쳐다볼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모든 것을 다 했다. 왜냐하면 그것이 우리의 도덕적 의무이기 때문에, 우리는 이 행동을 결코 멈출 수가 없을 것이다.>

툰베리가 왜 등교를 거부하며 기후정의를 외치는 시위를 시작했는지를 잘 보여주는 말입니다. ‘미래’가 있어야 한다는 것이죠. 나이 들어 늙었을 때 아이들 눈을 들여다 볼 수 있어야 한다는 말이 절절합니다.

 

어떤 과학자는 말합니다. “지금처럼 생태계를 파괴한다면 10년 안에 해수면이 4미터 이상 높아질 것이다.” 지구에 인류를 비롯한 생명체가 삶을 유지하기 점점 어려워진다는 진단입니다. 그 무엇보다도 지구 생명체를 위협하는 가장 큰 원인은 기후변화라는 것이죠.

역시 젊은이들이 기후변화에 민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살아갈 날이 많이 남았으며 아직 할 일이 너무나 많기 때문입니다. 독일의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플루크샴’이라는 단어가 유행하고 있습니다. 플루크는 ‘비행기’ 샴은 ‘부끄러움’이란 뜻입니다. 합치면 비행기를 타고 다니는 여행은 부끄럽다는 것입니다.

왜 그럴까요? 비행기 운항 때 나오는 이산화탄소 때문입니다. 1km를 가는데 비행기는 285g이 배출되는데 기차는 14g이 나옵니다. 이산화탄소는 기후변화를 일으키는 주원인 가운데 하나죠. 그래서 기후정의를 외치는 독일 젊은이들은 ‘추크스톨츠’를 얘기합니다. 추크는 기차이고 스톨츠는 ‘자랑스러움’입니다. 합치면 기차를 타고 다니는 여행은 자랑스럽다는 것입니다. 기차는 비행기보다 당연히 느립니다. 하지만 비행기 여행보다 훨씬 자랑스럽다는 것이죠. 독일 젊은이들이 만들어낸 유행어가 참신합니다.

 

노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너무 사랑하면 큰 비용을 치르게 된다.”

 

참으로 쉽고 명쾌한 이야기입니다. 우리는 첨단 과학기술을 사랑합니다. 우리들 삶을 얼마나 편하게 만들어 왔는지도 우리는 잘 압니다. 손빨래 대신 세탁기를 쓰고 우물에 고기를 보관하는 대신에 냉장고에 저장합니다. 날이 더우면 에어컨을 켜고 추우면 히터를 틀면 됩니다. 걸어서 하루 걸리는 마을을 승용차로 30분이면 갑니다. 도저히 갈 수 없었던 지구 반대편 나라에도 비행기를 타고 하루면 갑니다. 이렇게 우리는 우리 인류가 발전시킨 기술을 사랑합니다. 그런데 지나치게 사랑한 덕분에 우리는 지금 엄청난 비용을 치르게 생겼습니다.

 

빙하는 녹고, 미세먼지는 짙어지고, 원전 폐기물은 바다로 흘러들고, 쓰레기는 땅 속에서 악취를 내 뿜고 있습니다. 마침내 아주 가까운 시일 안에 인류 대멸종이 올 거라는 경고를 하는 과학자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물론 인류가 멸종한다고 지구가 슬퍼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지구 생태계를 파괴하는 인류가 사라지는 것을 지구는 오히려 반가워할 지도 모릅니다. 두려워해야 할 생명체는 바로 우리 현생인류 자신들인 것이죠.

 

여기서 노자 이야기를 다시 들어 보겠습니다.

“만족할 줄 알면 치욕스럽지 않고 멈출 줄 알면 위태롭지 않다!”

만족할 줄 아는 것도 중요하지만 ‘멈출 줄 알면’이라는 말이 울림으로 다가옵니다. 인류는 이제 멈춰야 하는 것이죠. 기술진보에 대한 욕망도 멈추고, 재물을 불리거나, 명예를 얻으려 애쓰는 일도 이제는 멈추면 좋겠습니다. 현재 가진 것만 나눠도 인류는 모두가 행복하고 평화로울 수 있습니다.

앞에서 얘기한 독일 젊은이들처럼 비행기를 그만 타고 기차타고 천천히, 아니면 자전거 타고, 아니면 걸어서 더욱 천천히 여행하면 더 자랑스럽지 않을까요?

 

<노자 도덕경 44장 : 名與身孰親(명여신숙친)인가? 身與貨孰多(신여화숙다)인가? 得與亡孰病(득여망숙병)인가? 是故甚愛必大費(시고심애필대비)하며 多藏必厚亡(다장필후망)이니 知足不辱(지족불욕)하고 知止不殆(지지불태)하나니 可以長久(가이장구)하리라.>

 

명예와 몸 가운데 어느 것을 사랑해야 할까? 몸과 재물은 어느 것이 소중할까? 얻음과 잃음 중에는 어느 것이 근심일까? 그러므로 너무 사랑하면 큰 비용을 치르게 되며 많이 쌓아두면 반드시 두텁게 잃으리니, 만족할 줄 알면 욕보지 않고 멈출 줄 알면 위태로지 않아 오래토록 살아갈 수 있다.

장주식 작가  yeoju@yeoju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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