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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강여담- 고령자 운전면허 반납, 그 이후는여주 같은 농촌 지역은 고령자 이동권의 문제가 해결되어야

고령자 운전면허 자진 반납, 상품권 한 두 장으로 유인 실효성 없어

조용연 주필

고령자 ‘운전면허 자진반납’캠페인이 대대적으로 벌어지고 있다. 우리 수명이 길어지면서 운전면허도 고령화를 면할 수 없다. 사람이 늙으면 인지능력, 신체기능, 시력, 청력이 두루 약해지게 마련이다. 고령 운전자가 일으키는 교통사고도 연평균 5.6% 증가하고, 사망자와 부상자도 늘어가는 추세다. 이에 호응하여 올해 상반기만 해도 운전면허 자진 반납 고령 운전자는 2만3194명으로 지난해 전체 반납자 1만1913명의 1.95배에 달한다.

올해 1월부터 개정·시행 중인 도로교통법에 따라 75세 이상 고령 운전자를 대상으로 3년마다 하는 인지·지각 검사 및 교통안전교육이 영향을 미쳤다.

도로교통공단은 50년 이상 운전대를 잡다 자진 반납한 배우 양택조씨를 ‘고령 운전자 교통안전 홍보대사’로 위촉했다. 자치단체별로 조례를 제정해서 10만 원 상당의 상품권을 주는 유인책도 쓰고 있다. 고령화의 선배인 일본은 2018년 75세 이상이 운전하다 낸 사망사고가 460건이고 고령자 운전면허반납은 30만명에 이른다.

하지만 면허증 자진 반납의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한때 개그맨으로 인기를 얻었던 서승만씨는 ‘고령운전자 보수교육이 사고감소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박사학위 논문에서 면허 자진반납 유도보다 보수교육체계의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지하철을 비롯한 대중교통인프라가 잘 갖춰진 서울 등 대도시는 면허증을 반납하더라도 덜 불편하지만 여주와 같은 농어촌 지역에서는 상황이 전혀 다르다. 여주경찰서가 자진 반납을 위해 적극적으로 현장 홍보를 했지만 8월 말까지 겨우 80건에 불과하다. 도저히 운전을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었거나, 장롱면허로 늙어버린 숫자까지 다 포함한 건 아닌지 모르겠다.

남한강변에서 아침 운동길에 만난 한 노인의 말은 귀담아들을 필요가 있다. “난 여든네 살인데 평생 기름밥(운전)을 먹은 사람이오. 만약 면허증을 반납한다 해봐. 어디 시내라도 한번 나가려면 얼마나 불편하겠어. 불안이야 하지. 하지만 아직 힘이 있으니까. 좀 더 견뎌 봐야지.”

트랙터 등 기계로 농사를 짓는 농촌 고령 운전면허자의 98.5%가 자진 반납을 안 하겠다는 생각이라는 통계도 있다.

“무면허 운전이 되는 것보다는 반납하지 않고 버텨보겠다.”는 심사를 이해 못 할 바가 아니다. 노인의 이동권에 대한 최소한의 보장을 어떻게 할 것인지 그 대책이 우선되어야 한다.

전국 82개 군으로 확대된 ‘100원 택시’처럼 한 표를 의식한 포풀리즘 정책의 확대보다 좀 더 생산적인 고민을 해야 한다.

일본처럼, 고령자가 운전면허를 자진 반납하면 ‘운전면허경력증’을 발급해서 금융기관에서 신분확인이나 우대의 근거로 하고 △지하철에서 제공되는 무료승차를 전혀 할인이 없는 시내·외버스에도 ‘고령자 50%’의 파격 할인을 해야 한다. 장기적으로는 지하철 무임승차도 50% 부담 승차로 대책을 바꿔야 한다.△농어촌 지역의 경우, 장날, 명절 등에 정기적으로 시내버스를 특별 배차하는 시스템도 강구해야 한다. △‘100원 택시’등 선심성 정책에서 더 발전하여 좀 더 쉽게 자동차를 빌려 탈 수 있는 ‘농촌형 타다 시스템’ 같은 것도 개발해 볼 필요가 있다.

△일본도 막 시작하는 단계이지만 정기적으로 마을 단위와 행정기관, 의료기관, 복지센터, 쇼핑공간을 이어주는 맞춤형 ‘농산간어촌형 순환버스 시스템’의 도입도 고려해 봄직하다.

시골에서야말로 ‘죽으나 사나’ 운전을 해야 그나마 움직일 수 있는 형편을 고려한다면 한 달에 서너 장 주는 ‘100원 택시’ 쿠폰으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 이러다간 고령자운전면허 자율반납은 지지부진하고, ‘자율주행 자동차’가 상용화될 때까지 “그럭저럭 견뎌 보자”는 심사가 번지지 않을까 걱정이다.

여주신문  yeoju@yeoju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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