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여주시 저상시내버스 직접 타보니

여주시 저상시내버스 직접 타보니

  • 기자명 이장호 기자
  • 입력 2019.09.03 12:40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일반 버스로는 편리한 노선, 목적 생각하면 개선 필요

여주 시내를 걷다보면 가끔 시내버스에 타기 위해 앞문의 버스 계단을 올라가는 어르신들을 보게 된다. 문 옆의 손잡이를 잡고 거뜬히 오르는 어르신도 있지만, 버스 계단조차 오르기도 버거운 어르신을 보면 안쓰럽다.

그래서 도입된 것이 ‘저상버스’다. 저상버스는 바닥이 낮고 출입구에 계단이 없는 버스로 기존  버스의 계단을 오르내리기 힘든 교통약자들, 특히 장애인의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해 도입됐다.

여주시도 저상버스 1대를 도입해 시내버스 901A번과 903번으로 운행하고 있다. 901A는 아침에 세종여주병원에서 출발해 여주시산림조합을 거쳐 여주역까지 운행하고, 903은 여주역에서 출발해 오학동을 거쳐 다시 여주역으로 돌아오는 구간을 운행하고 있다.

여주시에 거주하는 장애인의 이동권을 보장하기 위한 저상버스가 어떻게 운행되고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지난 달 29일 오전 10시 45분 여주역에서 출발하는 903번 시내버스를 탑승했다.

이번 저상버스 체험에는 (사)경기도시각장애인연합회 여주시지회 윤흥섭 회장과 전동휠체어를 사용하는 황석우·최준식 장애인 인권강사, 수동휠체어를 사용하는 김동분 씨(61세), 보행장애인과 장애인활동지원사, 여주시장애인복지관 이준수 과장 등 11명이 함께 했다.

시간에 맞게 여주역 정류장에 도착한 903번 시내버스에 승객들이 하나 둘 오르면서 휠체어를 사용하는 사람이 있다고 하자, 버스 기사는 뒷문 가까이에 설치된 가변 좌석을 접어 벽에 고정한 후 뒷문을 열고 경사로를 설치해줬다.

최준식 인권강사가 먼저 탑승한 후 황석우 인권강사가 탑승하려니 길이가 짧아 서너 번 휠체어를 움직인 다음에야 자리할 수 있었다. 수동휠체어를 사용하는 김동분 씨는 빈 공간이 없어 다른 사람들의 도움을 받아 좌석에 앉아 출발했다.

여주역을 출발한 버스는 여주종합터미널→시민회관→여흥동사무소→세종고등학교→축협하나로마트→법원·검찰청→대림이편한세상아파트(회차)→오드카운티아파트→북내농협오학지점→벽산아파트→축협하나로마트→세종고등학교→세종상가→여주경찰서→여주종합터미널앞→세종초·중학교를 지나 여주역으로 돌아왔다.

약 1시간 걸리는 903번 시내버스 전체 노선을 탑승해 본 참가자들은 일반 시내버스 노선으로서는 아주 적절하지만, 휠체어 사용자가 탑승 가능한 저상버스를 도입한 목적과 비교하면 개선할 점이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첫째는 접이식의자를 설치해 휠체어 사용자가 탑승하지 않을 경우 좌석으로 이용하는 가변 좌석이다. 특히 휠체어 사용자들은 “이미 그 자리에 다른 사람이 앉아있을 경우 휠체어 이용자가 탑승하기 위해 자리에서 일어나야 하는 상황이 불편하다”며, 전철처럼 가변좌석을 없애는 것을 검토해 봐야 한다는 것이다. 실제로 버스 운행 중에 운전기사가 가변좌석을 접기위해 운전석을 이탈하는 것은 여러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는 의견도 있었다.

둘째는 휠체어 이용자가 요구해야만 뒷문의 경사로를 설치하는 것이다. 경사로가 필요한 사람은 휠체어를 이용하는 장애인뿐 아니라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이나, 유모차를 이용해 아이를 동반한 사람에게도 필요하기 때문이다. 

셋째는 시내버스 903번 노선에 장애인과 어르신이 많이 방문하는 시청과 장애인복지관, 세종여주병원을 경유하지 않아 불편하다는 점이다.

이밖에도 여러 개선점이 있지만, 서민의 발인 시내버스가 수요자나 운영자의 일방적 편의가 아닌 수요자의 요구에 맞게 운영되고 시내버스 운전기사도 운행에 편리와 안전성이 담보되는 노선 개선과 운행에 대해 함께 고민해야 한다는 점에서 이번 903번 시내버스 체험은 특별한 현장 취재였다.

 

 

 

저작권자 © 여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기사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