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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 기자명 박관우 기자
  • 입력 2019.07.22 09: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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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관우 여주신문 편집국장

우리 역사에 최규하 대통령이란 분이 계셨다. 정통관료 출신으로 외교에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는 분이다. 박정희 대통령이 3선 개헌 후 동지이자 조카사위인 김종필을 국무총리로 세웠으나 믿지 못하고 견제를 하면서 상대적으로 권력욕이 없어보이던 관료 가운데 최규하를 1976년부터 국무총리로 내세웠다. 최규하는 ‘부인조심, 비서조심, 자녀조심’을 내세우며 청렴을 강조했다. 그러나 청렴함 이외에도 육사출신이 아닌 관료출신으로 국무총리까지 오르는 과정에서 더 유명한 그의 처세술은 ‘뭉개기’였다. 어떤 문제가 발생하면 조용해질 때까지 가만히 있는 것이다. 그러면 대부분 8~90%는 자연적으로 해결된다는 생각이었다. 아무런 결정을 하지 않거나 기간을 미루기만 하면서 당사자들이 지쳐 쓰러져 나가게 하는 전략이었다.

결정권자가 아무런 결정을 하지 않거나 기간을 미루기만 하면 하부조직은 무너진다. 고심 끝에 최선책을 제시해도 어차피 결정권자가 차일피일 시간이나 미루고 결정을 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에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없다. 시간 때우고 월급 받고 문제의 당사자들에게 결정권자 욕 한번 하면 끝난다.

이항진 시장이 이끄는 민선7기가 1년이 지났다. 이항진 시장에게 선거에서 지거나 사회생활을 통해 평소 감정이 좋지 않았던 반대 세력은 정책적인 비판이나 미래를 위한 대안제시 없이 ‘너 싫어’라는 정치비판으로 1년을 보냈다. 이항진 시장 지지자들이나 시장 스스로는 아마 ‘모함이다’, ‘억울하다’는 항변과 불만을 갖고 있을 것이다. 반대 세력의 비판에 동의를 하지 못하는 것이다.

시장은 흔히 선장으로 불린다. 배를 목적지까지 잘 운전해야 한다. 박항서 베트남 국가대표 감독의 아버지와 같은 리더십은 좋은 성과를 베트남에 안기기도 했다. 어떤 단체나 조직이나 국가나 ‘리더는 리더’다워야 한다. 여주시의 최종책임자이며 설계자는 이항진 시장이다.

이항진 시장의 문제는 리더가 책임자로서 판단하고 결정하지 못하는 ‘결정장애’에 있다. 당연히 시간을 끄는 것도 하나의 전략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은 법치국가이다. 법률에 근거해 움직이고 판단하는 국가이다. 특히 책임을 져야하는 재량권에 관해서는 법률의 규정보다 자신의 철학에 맞게 더욱 빠른 판단을 해주어야 한다.

더 큰 문제는 아직까지 이항진 시장의 공약이 무엇인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수차례의 기자회견과 간담회가 있었지만 이항진 시장이 임기동안 무엇을 하겠다는 것인지 구체적이지 않고 목표도 없어 보인다.

이제 1년 지났으니 3년이 남았다. 이항진 시장은 자신이 무엇을 하려고 시장이 되었는지 깊은 고민을 통해 성숙한 결과를 제시하고 다시 한 번 여주시청 공직자들과 마음을 다잡고 새롭게 시작해야 한다.

‘너 싫어!’라고 하는 비판에는 동의할 수 없지만 시장이 여주시를 위한 비전과 미션을 제시하지 못하고 실천이 없는 것은 비판받아 마땅하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 어떠한 고난에도 이를 자기 스스로 극복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에게 성공이라는 선물을 준다. 준비되어 있지 않고 노력하지 않는 사람을 주변의 어느 누가 돕겠는가?

어쩌면 이항진을 원래부터 미워하는 사람들의 ‘너 싫어!’라는 비판이 오히려 시장을 도와주고 있는 모양새다. 여주에 최규하 대통령이 너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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