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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Z 평화인간띠잇기를 마치고

DMZ 평화인간띠잇기를 마치고

  • 기자명 여주신문
  • 입력 2019.05.07 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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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순봉 경기도 기본소득위원회 실무위원

샌프란시스코에 가면/ 머리에 꽃을 꽂으세요/ 샌프란시스코에 가면/ 그곳에서 평화주의자를 만날 거예요//(중략)//이 나라를 가로지르는 강한 떨림과도 같은 사람들의 운동/ 거기엔 모든 세대가 있어요, 화합으로 모인 사람들의 운동, 사람들의 운동//(유종순 저 <노래, 세상을 바꾸다>에서 인용)

평화를 찬양하는 노래 <샌프란시스코-그곳에 가면 머리에 꽃을 꽂으세요>는 이렇게 시작된다. 이 노래는 1967년에 스콧 맥켄지라는 가수가 불러서 큰 인기를 얻었다.

지난 4월 27일은 역사적인 판문점선언 1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이날 비무장지대(이하 DMZ)를 평화의 손으로 에워싸는 DMZ 평화인간띠잇기 행사가 있었다. 이 행사를 위해 어떤 이는 떡을 내고 어떤 이는 버스를 대절했다. 행사에는 위 노랫말처럼 아기부터 노인까지 모든 세대가 있었다. 조직적으로 참가한 사람들 가운데는 자유총연맹 회원도 민주평통 회원도, 시민단체 회원들도 있었다. 멀리 오끼나와에서 온 일본인들도 있었다. 유독 눈에 띄는 것은 기독교장로회 소속 신도들이었다.

화합으로 모인 사람들의 운동, 좋은 일이다. 통일은 특정한 어느 한 세력이 아니라 이렇게 국민 모두가 참여하는 한마당이 되어야 되기 때문이다. 이날 행사에 참여한 사람들은 마음속에 각자 <샌프란시스코> 노랫말처럼 머리에 풀꽃 한 송이씩 꽂고 집으로, 일터로 돌아왔을 것이다. DMZ의 키 작은 풀꽃 한 송이씩을….

세상은 전쟁으로 바뀌지 않는다. 폭력은 증오만 낳을 뿐이다. 따라서 불완전한 평화라 할지라도 그 어떤 명분의 전쟁보다는 낫다. 일찍이 비폭력 평화운동의 선구자 마하트마 간디는 “비폭력은 사람으로서 할 수 있는 가장 완벽한 자기 정화”라고 말했다. 그러나 굳이 간디의 말을 빌리지 않더라도 누가 보더라도 평화는 적극적이고 긍정적이며 또한 적절하고 유효한 통일전략이다.

그런 의미에서 DMZ에서 감시초소(GP)를 철거하고 도로를 개설한 남·북간 공동 노력은 높이 평가받아 마땅한 일이고 우리 국민 모두가 환영해야 할 일이다. 판문점선언 1주년의 성과는 이처럼 군사적 긴장을 크게 완화시킨 일이다.

이번 행사에는 2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꽤 많은 인원이다. 하지만 강화에서 고성까지 평화누리길 500km(휴전선의 총길이는 248km이다)를 다 메우기에는 턱없이 부족한 숫자다. 그렇다고 걱정할 일은 아니다. 내년에 또 하면 된다. 그렇게 통일이 될 때까지 하면 된다. 손에 손잡고 해마다 꽃피는 봄날, DMZ로 소풍가면 되는 것이다. 점차 많은 사람들이 참여해서 대결이 아닌 평화를 외치고 통일을 절실히 염원할 때 통일은 반드시 온다. 통일은 그때 모두에게 선물처럼 주어질 게 분명하다.

꿈 깨라고? 이 무슨 헛소리냐고?

그렇지 않다. 발트 3국(에스토니아, 리투아니아, 라트비아)이 소연방에서의 독립을 원할 때였다. 1989년 8월 23일 이 작은 세 나라 국민들은 그때 손에 손을 잡고 200만 명이 참가해 3개국의 수도를 연결했는데 그 길이가 무려 620km에 이르렀다. 이는 당시 세 나라 국민의 4분의 1 이상이 참가한 것이라고 한다. 그 뒤 세 나라는 독립했다.

이렇듯 사람의 물결은 세상을 바꾼다. 여럿이 함께 간절히 염원하면 그것은 이내 현실이 된다. 달리는 버스에서 김원중의 노래 <직녀에게>를 듣노라니 가만히 눈물이 흐른다. 생각만으로도 행복한 눈물이 흐른다.

모두의 힘을 합쳐 통일을 앞당기자. 민족의 운명을 바꾸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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