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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사회의 노인문제 1화 - 노인과 빈곤<35년을 일했는데 또 일해야 해?>
강대필 지역사회보장협의체 사무국장

최근 여주시의회에서 ‘여주시 여성청소년 위생용품 지원조례’의 본회의 통과와 관련해 찬반이 나뉘고 양측의 주장이 적극적으로 제시되고 있다. 비난과 저주가 아닌 자신의 의견 개진을 통한 소통은 민주주의 발전에 긍정적 효과가 있을 것이기에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고 있다.

우리 사회에서 무상과 관련된 정책들은 항상 찬반 논란에 휩싸인다. 무상급식을 시작으로 무상교복, 아동수당, 반값 등록금, 청년기본수당, 여성위생용품 지원 등 매 정책마다 보편적 복지와 선별적 복지의 싸움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일자리와 관련해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누구든 환영하는 기조가 뚜렷하다. 그만큼 일자리의 중요성과 자신의 삶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에 반대의 논리는 설자리를 잃는 것이리라 생각된다.

여기서 노인들에게 제공되는 일자리를 고민해보고자 한다. 우리사회는 ‘생산적인 노년’ ‘활동하는 노년’이라는 정책 패러다임으로 노인들에게 일자리를 갖고 스스로 활동하는 노인이 되기를 강권하고 있다. 과연 옳은 일인가?

현재의 노인세대는 온몸으로 한강의 기적을 일군 산업화 1세대와 1.5세대가 주축을 이루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낮은 학력으로 중학교 또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산업현장에 뛰어들어 본격적으로 은퇴하기 시작한 1990년대 말까지 쉼 없이 최소 35년 이상을 노동을 하며 살아온 세대이다. 이들에게 노동은 생계이며 가족을 위한 유일한 부양수단이었다. 유일한 여가활동이 노동이라는 말을 했을 정도로 노동을 당연하게 여기며 숙명으로 받아들여 희생하며 살아온 세대들이다.

1년을 죽도록 일하고도 가난할 수 있다. 아니 10년을 일하고도 가난하다면 개인의 잘못이라 말할 수 있다. 그러나 35년을 노동하며 살았어도 가난하다면 과연 개인의 잘못인가? 국가와 사회의 잘못인가? 한 눈 팔지 않고 일하며 평생을 살았는데 가난의 굴레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국가가 나머지 인생을 책임지는 것이 당연한 것은 아닐까? 이들을 위한 지원책에 한낱 예산과 국가재정 고갈이라는 경제적 논리로 접근하는 것이 맞는 것일까?

‘활동하는 노년’에서 활동의 전제조건은 바로 개인의 선택권이 있느냐에서 출발해야 된다. 또한 활동의 의미가 오로지 일자리로 귀결되는 것에도 반대한다. 정책 패러다임에서 얘기하는 활동하는 노년은 노인 스스로가 선택에 의해 자신이 생각하는 가치 있는 일, 봉사, 여가활동을 하는 노년으로 정의하고 싶다. 그러나 우리사회는 개인의 선택권을 주지 않는다. 당장 먹고살기 힘들어 일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노인들에게 사회부조를 통한 지원이 아닌 일을 해야만 먹고 살 수 있도록 구조화하고 있다. 40년을 일했는데 70세가 넘어서도 일을 해야만 의식주가 해결되는 불합리한 경쟁사회 속으로 또다시 노인세대를 몰아넣고 있는 것이다.

한 조사에 의하면 2018년을 기준으로 기초연금을 받는 노인들이 67%로 조사되었으며 문재인 정부에서는 지속적으로 기초연금액을 상향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여기서 기초연금을 기본소득화하는 것을 제안하고 싶다. 기본소득의 개념은 대한민국 노인이라면 재산규모, 연령, 근로유무와 상관없이 누구나 받는 것이다. 다만 급격한 제도의 도입이 아닌 점진적인 도입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정부에서 고시하는 최저생계비까지는 65세 이상 노인들에게 개인소득에 따라 차등적으로 지급하는 것을 고민하고 싶다. 재원마련 방법에 대해서는 구체적으로 다시 제시하겠지만 현재 노인관련 중앙과 지방 정부의 예산과 현재의 기초연금 재원, 부자증세 등으로 충분히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물론 증세에 대한 찬반과 추진과정에서의 논란은 ‘복지의 책임은 국가’라는 전제 안에서 충분히 소통하고 해소될 것이라 확신한다.

 

 

 

평생을 국가와 가족을 위해 일하신 노인들에게 자신이 선택한 일자리나 봉사활동, 여가활동을 즐기며 생계에 대한 고민을 내려놓고 살 수 있도록 우리사회가 고민하기를 바란다.

여주신문  yeoju@yeoju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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