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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권상정과 부의요구에 대한 정당성
한정미 여주시의원

최근 여주시의회의 의결과정을 두고 의장의 직권상정 논란이 뜨겁다. 쟁점은 조례특별위원회에서 부결된 의안을 의원들의 요구로 본회의에 부의한 것이 정당한가 아니면 독선인가 하는 것이다. 이에 대하여 현직의원으로서 견해를 밝히고자 한다.

1. 논란의 지점

여주시 여성청소년 위생용품 지원조례가 진정 필요한 건지 아닌지, 무리한 가결인지 아닌지에 대한 판단은 일단 차치해 두자. 다만 논란을 지켜보면서 다음과 같은 의문이 든다.

1) 조례 특별위원회의에서 찬성3, 반대3 가부동수로 부결되었을 경우 다시 한 번의 기회도 없이 무조건 그 의안을 폐기시켜야 할 것인가?

2) 조례안의 내용이 분명 시민을 위해서 좋은 것인데도, 위원회에서 부결된 안건을 의원의 요구로 본회의에 상정했다고 해서 비민주적, 비상식적인 직권상정이라고 무조건 비난하고 반대만 할 것인가?

2. 문제점에 대한 의견

1) 조례 심사 특별위원회의 결정도 중요하지만 좋은 조례안에 대한 더 깊은 토론의 과정이 필요하다. 그리고 시민의 행복이 더 중요하다.

시민논객 A씨는 위원회에서 부결된 것은 여주시의회 재적인원 7명 중 6명에 의해 부결된 것이니 여주시의회 의원 85%에 의해 부결된 것이라고 말한다. 어불성설이다. 전혀 상황을 모르고 하는 얘기이다. 위원회에서는 3:3 가부동수로 부결되었다고 하지만, 실제로는 85%에 의해서 부결된 것이 아니라 43%에 의해서 부결된 것이다.

정확히 표현해야 한다. 재적의원의 과반수도 안 되는 43%에 의해 의안이 부결된 것이기에 나머지 43%에 해당하는 의원들은 다시 본 회의에서 토론과정을 거쳐서 결정하자고 요청하였다.

지방자치법 69조에 따라 의장이 표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따라서 43% : 43%로 부결된 것이 의장이 표결권을 행사하면 43% : 57%로 가결될 수 있기 때문이다. 57%가 찬성하는 조례안을 43%로 부결해야 하는 것이 과연 정당한 것인지 묻고 싶다. 내용적으로 좋은 조례안이 설사 위원회에서는 부결되어도 본회의를 통해 가결될 수 있는 여지가 있어야 한다. 그래서 위원회서 부결된 안건이 본회의에 상정될 수 있는 길을 지방자치법 69조에 열어 놓은 것이다. 진정한 민의가 묻히지 않게 하려고 한 상위법의 현명함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다행이 아닐 수 없다.

2) 관행을 따르기 보다는 민주적인 토론과정을 거쳐야 올바른 판단이 가능해 진다.

진정한 민주주의라면 다양한 의견들이 개진되어야 한다. 찬성과 반대를 통한 의결과정은 그 다음의 문제이다. 만장일치제도가 아닌 바에야 의결을 위한 가장 합리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이 다수결의 원칙이다. 다수결의 원칙이 자유로운 의견개진이라는 전제조건을 거스를 수는 없다. A당, B당의 당론이 대립되면 의견개진에 관계없이 다수결로 가야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 당론을 따르지 않는 의원도 있을 수 있다. 그러니 다수결의 원칙이 필요하다. 다수결의 원칙이 민주주의를 위반하는 다수당의 횡포라고 한다면 도대체 왜 선거나 투표가 필요한지 모르겠다. 그야말로 좋은 게 좋은 것이라고 야합을 원하는 것인가? 아니면 관행을 고집할 것인가? 시민들의 행복을 위해서는 이제 과감히 관행을 깰 때가 온 것이라고 본다.

3) 국회법과 지방자치법은 그 입법취지와 내용이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국회법은 직권상정의 논란이 일자 국회선진화법을 통해 국회의장의 본회의 부의요건을 크게 제한하였다. 반면에 지방자치법은 민의 수렴을 강화하기 위해 의원이 요청할 경우 의장이 본회의에 부의할 수 있는 길을 열어 놓았다. 지방자치법에 의하면 여주시의회 의장은 위원회에서 부결된 안건이라 하더라도, 재적의원 3분의 1이상이 상정을 요구하면 이를 본회의에 부의하여야 하는 의무가 있다(지방자치법 제69조). 이는 자의나 임의가 아니라 의무인 것이다. 직권상정을 거론할 여지가 없다는 뜻이다.

한편, 국회법에서는 국회의장이 본회의에 의안을 부의하는 것을 천재지변의 경우,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의 경우, 의장이 각 교섭단체 대표 의원(원내대표)과 합의하는 경우로 제한하고 있다(국회법 제85조). 지방자치법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다. 이것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직권상정이라는 용어를 여주시의회에 대해 잘못 적용하고 있는 것이다.

국회의장은 중립을 지키기 위해 의장으로 당선된 다음 날부터 당적을 가질 수 없는 것(국회법 제 20조의 2)과는 달리 여주시의회 의장은 당적을 유지할 수 있고, 당원의 입장에서 당론에 따라 표결에도 참여할 수 있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국회법과 지방자치법은 다르다. 입법취지도, 내용도 다르다. 국회의장과 지방의 회의장을 같은 논거로 평가하는 것 자체가 이치에 안 맞는다. 더 이상 이런 논란은 없어야 할 것이다.

3. 제도적 개선을 통한 직권상정 논란의 불식 방안에 대한 제언

1) 현행제도는 의원들이 발의한 조례안이 발의되고 공고되고 위원회에 상정되고 본회의 표결에 부쳐져서 시행된다. 공고 된 후에 시민들이 보고 의견을 제시할 수는 있다. 그러나 민의가 수렴되었는지에 대한 과정에서 미흡한 부분이 있다. 조례안이 발의되기 전에 쟁점이 될 만한 조례는 공개토론회든, 공청회든, 포럼이든, 간담회든 어떤 형식을 취해서 민의를 들어보는 과정 또는 민의에 의해 평가받는 과정이 선결되어야 할 것이라고 본다.

2) 3가지 사안에 실명제가 추진되어야 한다.

여주시의회의 특별위원회는 예산삭감 계수 조정할 때나 또는 조례의 가부결정을 할 때는 비공개로 진행하고 그 결과만이 공개된다. 어느 의원이 찬성하고 반대했는지 도무지 알 길이 없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서는 우선 정책실명제가 필요하다. 정책 의안이 나오게 된 과정을 실명을 밝히면서 정확히 공개하여야 하는 것이다.

다음은 발언실명제가 되어야 한다.

어느 의원이 무슨 취지로 어떤 발언을 했는지 공개되어야 한다. 비공개로 진행하면 누구의 의견인지 알 수가 없다.

마지막으로 표결실명제를 도입해야 한다. 어느 의원이 찬성하고 반대했는지 시민들에게 알려주는 정책 서비스개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3) 시민들로부터의 정책제안이 활성화되어야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이 시민들이 정책 입안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제도의 정착이다. 공개공간에서 시민들의 목소리가 수렴될 수 있는 기회들이 수시로 제공되어야 한다고 본다. 정책토론회, 공청회, 정책포럼 등 다양한 시민의견 수렴의 장이 제도적으로 마련되기를 손꼽아 바랄 뿐이다.

본 의원은 여주시의회가 진정한 민주정치의 요람이 되기를 바란다. 시민을 위해서는 관행도 깨야하고 비난도 감수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여주시의원이 의정활동을 한다는 것은 여주시민의 민의를 수렴하여 반영한다는 것이다. 위원회보다는 민의가 우선이다. 관행보다는 시민의 행복이 중요하다. 절차나 과정은 답습되는 것이 아니라 더 좋게 개선되어 나가야만 하는 것이다.

이번 직권상정의 논란이 어물쩍 넘어가지 않았으면 좋겠다. 본 의원은 다음 기고를 통해 직권상정 논란의 문제점을 보다 명쾌하게 한 번 더 짚어볼 것이다. 필요하다면 여주시민이 참여하는 공개토론의 장도 만들어 볼 생각이다. 많은 시민들의 관심과 토론과 참여를 고대한다. 여주시의회는 어느 당의 것도, 의장의 것도, 시의원들의 것도, 위원회의 것도, 언론의 것도 아니다. 오직 여주시민들의 의회임을 명심해 주기 바란다.

여주신문  yeoju@yeoju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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