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적으로 푸드플랜(먹거리 계획)에 대한 논의가 한창입니다. 푸드플랜은 지역에서 생산된 먹거리를 지역에서 최대한 소비하는 계획입니다. 먹거리의 생산, 가공, 유통, 폐기와 재활용, 먹거리 소외계층에 대한 접근성 보장 등을 소비자와 생산자, 지방정부가 함께 만들어가는 보다 건강하고 지속가능한 먹거리 계획입니다.

글로벌화 되어있는 현재의 푸드시스템은 GMO, 과다한 농약, 공장형 축산 등으로 인해 생산과정에서부터 건강과 환경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가공과정에서 유통기간을 늘리기 위한 식품첨가물 확대, 과대포장 등도 위협요소입니다. 글로벌화된 먹거리체계가 만들어지는 과정에서 지역농업은 지속적으로 위축되고, 농업주체인 농민은 해체되어 왔습니다. 중소가족농 중심의 푸드플랜은 소농들의 협동과 협업으로 공동체를 유지하고 지역경제의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 농가소득 증대 효과를 가져올 수 있습니다.

여주시는 수도권의 대표적인 농업지역입니다. 푸드플랜이 정착될 수 있는 조건을 가지고 있습니다. 수도권 여타 지역과 달리 여주는 농지, 기후조건, 생산기반 등 뛰어난 조건을 갖추고 있습니다. 유통의 측면에서도 여주지역에서 생산된 먹거리를 여주시 내에서 최대한 소비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여주에서 소비하지 못하는 생산물은 인근 도시지역 소비자와 네트워크를 확대 활성화할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생산의 주체인 생산자를 육성하는 것입니다. 가족농 중심의 중소농을 중심으로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를 생산하기 위한 교육이 선행되어야 합니다. 그 교육은 지속적이고 소규모, 다종생산에 적합한 교육이어야 할 것입니다. 나아가 가공, 유통을 위한 시스템을 구축하고 행정과 민간이 협치를 통해 여주 농산물 특성을 반영한 가공품 생산과 유통시스템을 구축하는 것도 과제입니다. 우선 생산자들의 지역먹거리 계획에 대한 깊은 이해와 생산 주체간 협동과 협업의 중요성을 중심에 두어야 합니다. 나아가 지역먹거리 체계가 가져올 변화를 촉진하고 담아내기 위해서는 민간과 행정의 협치, 행정기관 상호간의 융합, 생산자와 소비자의 상호 이해와 소통을 중시해야 합니다.

또 하나는 농업협동조합의 참여입니다. 농업협동조합의 지역먹거리 판매에 대한 혁명적인 인식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이러저러한 이유로 뒷전에 두었던 하나로 마트 내 로컬푸드 매장을 활성화해야 합니다. 지역농협 하나로 마트 내에 로컬푸드 매장을 두어 소비자가 가장 먼저 여주지역에서 생산된 건강한 먹거리를 더 올바르게 소비할 수 있게 접근성을 높여야 합니다. 용인의 포곡농협 하나로마트의 로컬푸드 매장이 가져온 변화에 주목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하나로 마트 전체 사업 성장에 가져온 상승효과, 대형 유통업체와 확연히 비교되는 지역농산물 매장, 지역먹거리 신뢰에 기초한 소비자의 소비 형태의 변화, 생산자들의 협동조합에 대한 믿음 등 환산할 수 없는 많은 효과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협동조합 상호간의 협동정신을 회복해야 농협이 성장하고 농민이 살고 지역 소비자의 건강권이 보장됩니다.

지난 3월 여주시는 농림부가 주관하는 신활력플러스 사업 대상자로 선정되었습니다. 4년간 70억이 지원되는 이 사업은 그간의 농업농촌 분야에 투자된 시설의 유휴공간을 활용하여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사업입니다. 지난 시기 농업정책이 시설위주의 지원정책이었다면 신활력플러스 사업은 사람이 중심이 되는 사업입니다. 아무리 잘 지어진 공간도 잘 짜인 계획도 결국에 사람이 준비되어 있지 않으면 무용지물입니다. 그래서 이 사업은 사람을 육성하는 사업입니다. 육성된 사람이 중심이 되어 여주시의 유휴공간을 활용하여 계획을 실행하는 방식의 사업입니다.

여주시는 이 계획에 지역푸드플랜을 중심에 두었습니다. 학교급식과 공공급식(공공기관, 마을급식, 사회시설 등) 더 나아가 군급식까지 이어지는 먹거리 공공급식시스템을 구축하는 사업입니다. 이를 위해 중소농 중심의 생산자를 육성하고 유통, 가공시스템을 구축하여 올바르게 생산하고 더 건강하게 소비하는 여주 공공먹거리 체계를 구축해 나갈 것입니다. 앞서 언급한 로컬푸드 매장은 소비자들이 일상적으로 지역 농산물에 접근 할 수 있는 공간이 될 것입니다. 공유농업활동가를 양성하여 지역 농산물이 수도권의 소비지까지 확산되고 소비자와 생산자가 함께 만들어 가는 농업의 동력으로 삼는 계획도 담아냈습니다.

청년농업은 여주의 미래이며 이들이 여주로 와야 여주농업이 지속가능합니다. 청년농민 육성과 귀농 프로그램의 통합과 융합, 체계화, 현장화, 다양화는 신활력플러스 사업의 또 하나의 축입니다. 자영농고와 늘푸른자연학교 등 지역의 학교가 중심이 되고 농촌귀농프로그램의 혁신을 이루어 수도권의 중심 귀농센터를 만들어 낼 계획입니다. 이 청년들을 지역 푸드플랜의 핵심 주체가 될 수 있도록 기회와 여건을 제공하는 것은 농업 기성세대들의 공동의 책임입니다.

여주 농업과 먹거리에 새로운 변화가 시작되고 있습니다. 생산자와 소비자, 민간과 기관, 농축산협동조합, 지역의 사회적기업, 마을기업, 시민조직 등 관계된 모든 개인과 조직이 올바르게 생산하고 더 건강하게 소비하는 행복한 공동체 여주를 만들어 가는데 지혜와 힘을 모을 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