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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민특위를 바라보는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의 역사인식에 대한 우려

반민특위를 바라보는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의 역사인식에 대한 우려

  • 기자명 여주신문
  • 입력 2019.03.25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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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재필 여주이주민지원센터 사무국장

올해로 3.1운동 100주년을 맞았다. 때 맞춰 일제식민치하에서 조국의 독립을 위해 목숨을 바쳤던 수많은 독립운동가의 삶이 재조명되고 있다. 신흥무관학교로 대표되는 이회영일가의 일대기와 사회주의 운동가라는 이유로 외면당했던 약산 김원봉, 여성이라는 이유로 소외됐던 유관순, 남자현, 김마리아 등 독립을 위해 헌신했던 이들의 위대한 삶의 궤적을 비로소 마주하는 요즘이다.

그 중에서도 3.1운동 1주년을 기념하여 만세운동을 하다 옥고를 치른 배화여고 소녀 독립운동가 김경화, 박양수, 성혜자, 소은명, 안옥자, 안희경의 고문으로 일그러진 옥중사진은 뭉클함과 감동을 넘어 아픔으로 다가왔다. 아무래도 그들과 비슷한 또래의 아이를 키우고 있는 부모의 감정이 이입되어 더욱 그랬을 것이다. 하지만 조국의 독립을 위해 싸웠던 자랑스러운 역사의 이면에는 일제의 제국주의전쟁을 위한 조선인 징병을 독려하며 친일반민족 행위를 일삼던 지식인들의 변절이 어둡게 기록되어 있다.

우리는 오늘날까지 나치의 부역자를 찾아내 단죄하는 독일과 유럽사회를 부러워한다. 그들은 역사의 단죄를 통해 비극을 반복하지 않고, 미래세대에게 역사적 교훈을 남겨준다. 그에 비해 우리의 친일행위 청산은 어떠했는가? 친일청산을 위해 설립된 [반민족행위 특별조사위원회(반민특위)]는 오히려 이승만과 친일경찰의 총칼에 의해 무장해제 되고 체포와 구금을 당하는 치욕을 겪었다. 독립운동가를 체포하고 고문했던 일제의 고등계형사 노덕술과 독립운동가를 토벌하던 만주국 군관 박정희와 백선엽은 미 군정하에 반공으로 부활하여 해방이 되었음에도 독립운동가를 탄압하고 고문했다. 그렇게 역사의 정통성이 부정되었다.

그리고 3.1 만세운동 100주년을 맞은 오늘, 여전히 청산되지 못한 친일행위가 기세등등하게 살아나는 모습을 본다. “우리 해방 후에 반민특위로 인해서 국민이 무척 분열했던 것 모두 기억하실 겁니다. 또다시 대한민국에서 이러한 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잘 해주실 것을 말씀드립니다.”라는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의 발언을 통해서다. 아직도 일제청산시도는 반목의 대결이 되고 반민특위를 분열의 역사로 인식하는 자들이, 비극적이게도 2019년 대한민국의 정치인으로 존재한다.

돌이켜 보면 일제잔재를 청산하지 못한 우리의 책임은 역사부정과 국민 삶을 왜곡하는 결과로 이어져왔다. 그간 민주세력이 받아 온 탄압은 일제 고문경찰이 해방된 조국에서도 독립운동가를 체포하고 고문하던 뒤틀린 역사의 대가다. 친일 적산기업들은 살아남아 노동자의 권리를 억압하고, 조선청년을 제국주의전쟁으로 몰아넣던 지식인의 펜은 쿠테타를 찬양하고 언론의 영역에서 수구세력의 나팔수로 살아남았다. 일본정부의 진정한 사과가 없음에도 위안부할머님께 화해를 다그치는 자유한국당과 수구 정치인들은 민족의 평화와 통일대신 냉전의 논리로 민족 간 반목을 확대시키려 하고 있다.

친일잔재를 청산하고 민족의 정통성을 확인해야할 3.1운동 100주년. 일제의 고문경찰 노덕술에게 치욕을 당하고 목 놓아 울던 약산 김원봉의 통곡이 아프게 들려오는 요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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