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따뜻한 한 끼 나눔의 소중함

따뜻한 한 끼 나눔의 소중함

  • 기자명 여주신문
  • 입력 2019.02.26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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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은희 여주시장애인복지관장

이번 겨울도 꽤 추운 날씨가 계속되었다. 젊은 사람도 등허리를 스치는 찬바람에 매끼 식사를 준비하기가 그리 쉽지만은 않다. 더구나 단열이 잘 되지 않은 오래된 주택에서 홀로 겨울나기란 참 옹색하고 힘이 든다.

어찌 겨울만이겠는가? 혼자 장을 보고 식재료를 씻고 다듬어 요리를 해서 홀로 먹기까지의 과정은 참 힘들고 외롭다. 나이가 들어갈수록 더욱 어려운 일이다. 그러다보니 홀로 사는 노인과 장애인들의 식생활은 취약하기 그지없다. 며칠 된 식은 밥을 물에 말아 마른 김치나 장아찌 반찬으로 근근이 끼니를 넘긴다. 이런 현실은 경제적 여유가 있으나 없으나 마찬가지다.

지난 1970년대 미국에서는 노인의료비 증가요인을 분석한 결과 영양부족으로 인해 각종 감염성질환이 많아진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에 1978년부터 정부재원이 지원되는 노인영양프로그램을 시작하였다. 60세 이상 모든 노인은 수입에 관계없이 매일 점심시간에 집단급식소에서 한 끼 식사를 할 수 있다. 거동이 어려운 분들께는 집으로 도시락을 배달한다. 집단급식은 복지관이나 경로당, 종교기관, 공공빌딩, 아파트단지 등 노인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곳에서 제공된다. 필요하면 교통편도 제공하여 특히 독거노인에게 급식장소는 중요한 사회적지지 기능을 한다.

이 식사지원 프로그램은 필요한 식품을 구매할 수 없거나, 스스로 식사 준비를 할 수 없거나, 움직임에 제한이 있거나, 혼자 살며 식사를 준비할 의욕이 없는 노인들에게 제공됨으로써 지역사회 내에서 노인의 독립적인 생활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최근 우리사회에서 강조되는 커뮤니티 케어(지역사회내 보호)의 사례로 볼 수 있다.

여주시 인구가 11만 명을 넘었고, 이 중 65세 이상 노인수가 2만 1천여 명으로 19% 이상을 차지하여 본격적인 초고령사회를 눈앞에 두고 있다. 특히 독거노인 수는 6,122명으로 전체노인의 29%에 달해 지역사회 모두의 관심과 지원이 절실히 필요하다.

등록장애인은 7천 2백여 명이데 이중 65세 이상 장애인이 4천여 명으로 55%에 이른다. 우리 여주시는 전체 노인인구도 많지만 특히 장애노인의 비율이 매우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장애인으로서 노인이 된 장애노인과, 나이가 들어 장애가 생긴 노인장애인이 구별 없이 일상생활, 특히 식생활에 어려움을 갖게 되는 것이다.

우리 장애인복지관에서도 매일 점심식사를 제공한다. 물론 유료이다. 그러니 돈이 없는 사람들이 쉽게 이용하지 못할 것이다. 매주 토요일 점심은 누구나 무료로 국수를 드실 수 있다. 토요일 무료급식은 전적으로 시민들의 후원과 자원봉사로 이루어지며 5년 전부터 계속하고 있다. 예산에 한계가 있어 매일 따뜻한 점심 한 끼를 필요한 분들께 무료로 드리지 못해 참으로 안타까운 마음이다.

며칠 전 복지관 행사에 참석하신 시장님께서 지역별로 모든 노인께 한 끼 식사를 드실 수 있는 정책을 구상 중이라는 말씀을 들었다. 실로 반갑고 환영할 일이다. 하루 한 끼만 영양가 높은 식사를 해도 건강이 크게 나아질 것이고, 또한 식사를 함께 나누는 과정에서 따뜻한 사람중심 행복 여주가 이루어져 갈 것이라 확신한다.

모쪼록 노인과 장애인 1인 가구를 우선적으로 파악하여 이분들이 동네에서 또는 활동의 중심이 되는 곳에서 적어도 하루에 한 끼 점심을 함께 나눌 수 있는 아름다운 여주의 모습을 그려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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