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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를 나타내는 말

수를 나타내는 말

  • 기자명 여주신문
  • 입력 2019.02.18 09:12
  • 수정 2019.02.20 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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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새힘 작가

어느 말에나 수의 개념은 존재한다. 수에는 기본이 되는 기수(基數)와 순서를 나타내는 서수(序數)가 있다.

우리말에서는 한자말(일, 이, 삼...)과 한국말(하나, 둘, 셋...)을 함께 쓰니 수를 나타내는 말이 네 가지나 있는 셈이다.

그러나 두 가지 종류의 개념이 더 있다. 우선 서로 다른 여럿이 함께 있는 경우(multiple)와 여럿으로 나누어진 경우(distribute)가 그것이다.

‘홑몸’,‘홑눈’,‘홀아비’,‘홀가분’은 하나가 홀로 있는 경우를 말하며‘겹다’,‘겹눈’,‘겹사돈’과 같은 말은 둘이 함께 있을 때 쓰는 말이다. 달리‘낱낱이’, ‘낱말’,‘낱알’과 같은 말은 전체에서 하나하나를 가리키고‘궁둥짝’, ‘신짝’과 같은 말은 둘로 나누어진 것을 말할 때 사용한다.‘짝짝이’,‘짝눈’,‘짝신’과 같은 말에서는 나누어진 것이 대등하지 않을 때를 말한다.

여기에‘없다’와‘절반’의 개념도 추가해야 한다. 그런데 한국 사람은‘적다’,‘많다’,‘전부’는 수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순전히 아라비아숫자로 알려진 인도숫자만 생각하기 때문에 벌어진 일로 보인다.‘외’는‘적다’의 뜻에서‘하나’와‘그르다’의 뜻으로 변하였고,‘족/좀/종’은‘족족’,‘조각’,‘좀도둑’,‘좀먹다’,‘종알종알’,‘종잡다’,‘종지’와 같은 말에서 여전히 쓰고 있다.‘송’은‘송알송알’,‘알쏭달쏭’,‘송사리’와 같은 말에 들어 있지만 대부분의 한국 사람들은 이런 말이 있는지 조차 알지 못하고 있으며‘쪽’은 책의 페이지나 피자를 나눈 것을 셀 때와 같이 단독으로도 쓰는 말이지만 별 인식이 없다. 심지어‘쪽쪽’과 같은 말은 의태어로 생각하기도하며‘쪽잠’,‘쪽지’와 같은 말들은 의미가 많이 변하여 그저 작은 것을 의미하는 줄 안다.

말이나 연구할 때 어느 말이나 숫자를 나타내는 말을 살펴보는 것은 중요하다. 수의 개념은 동서고금을 막론 하고 매우 또렷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솔직히 고백하자면‘하나’,‘홑/홀’,‘낱’을 찾아놓고 구분을 하지 못하여 얼마나 헷갈렸는지 모른다. 해결책을 찾지 못하고 헤매다가 라틴어를 찾아보고 차이가 무엇인지 겨우 알수 있었다. 말은 거울과 같아서 최소 두 개의 언어를 알기 전에는 하나의 말도 제대로 알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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