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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크빌의 <미국의 민주주의>와 지방자치
신철희 여양한강문화연구소 소장

[앞으로 정치학 분야에서 널리 읽히는 동서양 고전을 한 권씩 선택해서 그 주요내용을 간략하게 소개하고 그것을 오늘날 우리의 현실에 어떻게 적용할 수 있는지 살피는 글을 연재하고자 한다.]

연재의 첫 번째 주인공은 프랑스 노르망디 출신의 귀족인 알렉시스 드 토크빌(1805-1859)이 쓴 <미국의 민주주의>다. 1831년에 미국을 처음 방문한 토크빌은 약 9개월 정도 여행하면서 관찰한 결과를 <미국의 민주주의>라는 제목의 두 권 (I권은 1835년, II권은 1840년 출간)의 책에 담았다.

<미국의 민주주의>가 세상에 나온 지 200년이 가까워오지만 필자는 지금까지 미국이나 민주주의에 대해서 쓰여 진 책들 중에서 이 책이 여전히 최고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대단한 책이다. 채 1년도 되지 않는 짧은 기간 동안 미국을 속속들이 들여다보고 이렇게 통찰력 있는 책을 썼다는 것이 놀라울 따름이다.

<미국의 민주주의>의 핵심 주제는 책 제목이 잘 말해 준다. 토크빌은 자신의 출신지인 유럽과 다른 미국의 가장 큰 특징을 평등, 즉 민주주의에서 찾았다. 그는 미국이 세계에서 민주주의가 가장 발달한 나라가 된 배경과 원인, 그리고 민주주의에 내재된 위험성 등을 상세하게 분석하고 있다.

토크빌은 미국의 자연환경, 지방자치, 배심원 제도, 법률과 관습, 언론자유, 공동체 정신 등이 미국이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데 원동력이 되었다고 지적한다. 특히 그는 공식적인 법률이나 제도보다는 일상생활 속에 내재된 습관, 관행, 신앙심 등이 더 근본적인 역할을 했다고 봤다.

토크빌은 미국의 민주주의가 가지고 있는 위험성도 지적하고 있다. 바로 ‘다수의 독재’의 가능성이다. 사회에서 다수를 차지하는 사람들이 의회의 입법에 영향을 미쳐서 개인의 자유와 권리를 침해하는 것을 염려했다. 사실 ‘다수의 독재’는 미국의 경우 뿐 아니라 민주주의 제도 자체가 가지고 있는 위험성이며, 민주사회에서는 항상 경계해야 할 문제다.

토크빌의 이야기에서 우리는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을까? 필자는 그가 미국 민주주의의 근간으로 생각했던 지방자치에 주목하게 된다. 토크빌 자신도 미국 동북부 지역에 자연발생적으로 형성된 타운에서 깊은 인상을 받았다. 타운의 주민들은 자신들의 이익과 관련된 문제들을 스스로 논의하고 대표를 뽑아서 일을 처리했다. 타운은 작은 규모의 정부와 유사한 역할을 했고, 주민들은 그곳에서 시민으로서의 역량을 길렀다. 그리고 교회, 노조, 클럽, 학부모회 같은 작은 규모의 조직들이 지방자치가 원활하게 유지되도록 뒷받침했다. 대부분의 농촌 지역이 그렇지만, 여주에는 동네마다 마을회관을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사람들이 모이고 마을 문제를 자체적으로 논의해서 처리하는 문화가 잘 자리 잡고 있다. 그리고 정기적으로 이·통장 회의가 개최되고 주민자치위원회도 활성화되고 있다.

높은 수준의 민주주의가 미국 같은 선진국에서만 실현 가능한 것은 결코 아니다. 우리에게도 지방자치에 기반 한 민주주의를 훌륭하게 실현할 수 있는 관습과 기본 여건이 잘 갖추어져 있다. 다만 우리가 그것의 가치를 얼마나 잘 알아보고 소중하게 가꿔나가느냐에 성공여부가 달려있다고 하겠다.

여주신문  yeoju@yeoju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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