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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로운 공동체란 갈등이 없는 곳이 아니라 갈등을 함께 풀어가는 곳이다.

평화로운 공동체란 갈등이 없는 곳이 아니라 갈등을 함께 풀어가는 곳이다.

  • 기자명 여주신문
  • 입력 2018.12.24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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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희진 (사)한국갈등해결센터 전문위원 서울·수원가정법원 화해권고 위원

‘공동체! 내가 가장 함께 하고 싶지 않는 사람이 있는 그 곳, 하지만 그 사람이 떠나가면 똑같은 사람이 또 오는 그 곳.’이 말은 미국의 사회운동가 파커 파머의 말이다. 이 짧은 문장에는 공동체에서 갈등을 바라보는 냉철한 직관과 삶을 반영하는 공감이 녹아 있다. 공동체에 대한 개념적 정의는 학자마다 다르지만 보편적으로 일정한 지리적 영역에서 공동의 유대를 가지고 사회적 상호작용을 하는 집단을 말한다. 이러한 공동체는 집단의 역동 속에서 다양한 갈등을 경험한다.‘내가 함께하고 싶지 않은 사람이 떠나면 똑같은 사람이 오게 되는’원리처럼 갈등은 공동체 구성원들에게 밀접한 연관성이 있다. 갈등은 한자로 칡 갈(葛)자와 등나무 등(藤)자를 쓴다. 칡과 등나무는 감아 올라가는 특징이 있는데 칡은 왼쪽 방향으로 등나무는 오른쪽 방향으로 감는다. 곧 갈등은 칡과 등나무처럼 서로 복잡하게 뒤얽혀 있는 것, 서로의 상충된 의견으로 고민하는 심리적 상태를 말한다. 이러한 이미지는 갈등이 폭력으로 발전할 수도 있고 심리적 물리적으로 많은 비용을 유발할 수도 있다는 부정적 측면이 부각된다. 그러나 갈등의 긍정적인 측면을 보면 갈등은 새로운 화합의 계기가 되기도 하고 혁신과 변화를 유도하기도 한다. ‘비온 뒤에 땅이 굳어진다’는 속담은 갈등의 긍정성을 나타내는 말이다.
우리는 갈등의 순기능과 역기능을 이해하고 이를 잘 관리하기 위해서 갈등의 역기능을 순기능으로 전환하는 일의 중요도를 이해해야 한다.
요즘 여주시청 앞을 지날 때 강천면 고형연료(SRF)발전소 건설로 인한 갈등, 북내면 전차훈련 주둔지 건설 갈등, 도시관리공단 경영갈등 등 다양한 갈등 상황을 접하게 된다. 평화로운 공동체란 갈등이 없는 곳이 아니라 갈등을 함께 풀어가는 곳이다.‘갈등은 필수지만 폭력은 선택’이라는 말처럼 갈등이 없는 세상은 없다. 단지 평화적으로 혹은 폭력적으로 풀지는 주체의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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