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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가치가 높은 사회로 가야한다. 

사람 가치가 높은 사회로 가야한다. 

  • 기자명 박관우 기자
  • 입력 2018.09.03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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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관우 / 여주라디오 방송국장

학자들 가운데 대한민국의 10년이나 20년 후 미래의 모습이 궁금할 때 가까운 일본의 사례를 찾는 경우가 많다. 최저임금을 둘러싼 논쟁을 보면서 최근 일본의 모습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일본경제는 한때 미국에 버금갈 정도로 강했지만 레이건 정부에서 쌍둥이 적자 타개를 위해 인위적인 외환시장 개입인 플라자 합의를 통해 달러화 가치를 낮추고 엔화 가치를 높이면서 수출의 어려움을 겪고 일련의 과정을 거쳐 장기경제침체에 빠지며 ‘잃어버린 20년’을 보내게 된다. 

그런데 재미있는 것은 지난 6월 기준 일본 실업률이 44년 만에 최저치인 2.4%이며 1인당 일자리가 1.62개로 고졸취업률 98.1%, 대졸취업률 98%를 기록해 사실상 완전고용 상태로 돌입했고 이에 따라 대기업채용이 늘고 구인난이 심각하다는 것이다. 

일본의 실업률이 낮은 이유는 다양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고령화가 급격히 진행되면서 일 할 수 있는 젊은 인구가 상대적으로 적어졌고 외국인 노동자의 수가 경제활동인구 대비 0.3%로 우리나라 2.2%, 영국 7.3%, 독일 9.3%, 스위스 21.2%에 비해 절대적으로 낮은 것도 원인일 것이다. 더불어 20년간의 긴 구조조정을 거치면서 온갖 시련을 겪은 경제주체들이 이제는 안정화 국면에 들어선 것일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해 우리나라의 몇 가지 뉴스가 눈에 띈다. 

먼저 학생 감소에 따라 사실상 대학퇴출을 위한 수순인 대학 기본역량진단평가 결과 323개교 가운데 4년제 120개, 전문대 87개교를 제외한 나머지 대학에 대해서는 국가장학금 신청과 대출 그리고 정부재정지원 사업 참여에 대한 제한 등을 실시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태어난 1971년생들은 대학을 가기 위해 학력고사에 100만 명이상이 시험을 보았지만 2018년 대학정원 48만 3천명을 유지할 경우 2021년이 되면 학생보다 입학정원이 5만6천명이 더 많아진다. 

또 다른 뉴스로 지난해 인구주택 총조사 결과 우리나라가 ‘고령화 사회’를 지나 ‘고령사회’에 진입했다고 한다.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7% 이상이면 고령화사회, 14% 이상이면 고령사회, 20%를 넘으면 초고령사회로 분류하는데 우리나라는 지난해 고령인구 비율이 14.2%로 ‘고령사회’ 기준을 넘어섰고 일할 인구는 사상 처음 감소세로 돌아섰으며 7~8년 내로 ‘초고령사회’에 진입하게 될 것이라는 것이다. 

최저임금 논쟁에 있어 불필요한 것은 이념이며, 필요한 것은 실사구시다.

이것이 마치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을 대변하는 것으로 착각하고 진보나 보수로 나뉠 필요도 없고 논쟁의 핵심을 다른 곳으로 변질 시킬 필요도 없다. 이 논쟁의 핵심은 일 할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더 자세히 들어가 보면 싸게 일할 사람이 없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경제성장기에 저임금의 노동력으로 가발이나 옷을 팔아 그 바탕에서 성장했다. 그러나 경제 규모가 커지고 국민 소득이 높아지자, 저임금을 찾아 중국으로 베트남으로 개성공단으로 찾아갔다. 그리고 그것도 모자라 외국인노동자 100만 명이 우리나라에서 일하고 있다.  결국 내놓은 대책이 외국인노동자 500만 명을 들여오자는 이야기가 돌고 있다. 

그러나 이해가 안 되는 것은 인구가 줄고 있는데도 청년실업률이 최고를 달리고 있고, 해마다 GDP는 올라가는데 가계소득은 증가하지 않는다. 

완전고용을 달성한 일본의 모습이 옳다는 판단이 서지는 않는다. 그러나 일본은 실업이 없고 임금이 높은 사회가 되었다. 

그렇다면 우리는 누구를 위해 저임금 정책을 폈고 그것을 유지하기 위해 외국인노동자를 데려왔을까?

그동안 전쟁이나 국가 성장 논리에 희생되었던 우리 부모나, 우리 세대의 모습을 또 다시 우리 아이들에게 강요해서는 안 된다. 그들은 이미 헬조선을 떠나 자신의 가치를 제대로 대접하는 외국으로 떠날 생각을 하고 있다. 

여러 가지 현상을 보면서 혼란스럽다. 그러나 좌우 정치적 이념을 넘어 실사구시 해야 한다. 그리고 원칙은 사람의 가치가 높은 사회로 가야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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