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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가남 나눔장터’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

‘2018년 가남 나눔장터’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

  • 기자명 박관우 기자
  • 입력 2018.07.23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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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관우 / 여주라디오 방송국장

방안이 지저분해 청소를 하려던 순간에 갑자기 나타난 부모님이 왜 청소를 하지 않느냐고 하면 빗자루를 집어던지는 것이 사람의 마음이다. 누구나 시키는 일보다는 스스로 원하는 것을 하기를 좋아한다. 

역사에서 대부분의 위로부터의 개혁이 실패하는 이유는 사람들의 자율적 참여를 획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도자의 뜻이 아무리 좋다고 해도 대중들이 주체가 아닌 대상화가 되는 순간 그 개혁운동은 실패한다. 결국 모든 개혁은 대중들이 얼마나 스스로 흥겹게 참여할 수 있는 자율적 동력을 마련하는가에 달려있다.

‘2018년 가남 나눔장터’가 성황리에 진행되었다. 당초 후원물품 목표가 4000만원이었지만 두 배가 넘는 8400만원 상당의 후원물품이 답지했다. 기관단체뿐만 아니라 기업체와 주민 등 후원자 91명이 100여 종의 품목,1만3000개의 물품을 접수했다. 

성공적인 후원물품 모금도 칭찬해야 하지만 정작 이 행사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수요자가 스스로 물품을 선택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 

예전 라면박스를 잔뜩 쌓아놓고 사진을 찍던 불우이웃돕기를 생각해 보자. 불우이웃을 돕기 위한 후원자의 마음은 고마운 것이지만 특정한 한 품목에 집중되다보면 실제로 필요한 물품과 다른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이번 가남읍 행사에서는 수요자들에게 5만원의 쿠폰을 사전에 지급하고 자신들이 그 안에서 자율권을 갖도록 했다. 예전에 라면 5만원어치를 가져야 했다면 골고루 쿠폰가격 안에서 필요한 물품을 나누어서 가져갈 수 있는 자유가 주어진 것이다. 

이러한 자유가 사람들을 신나게 한다. 그리고 일이 잘되게 하는 원동력이 되는 것이다. 

청주의 용암1동에는 도깨비쌀뒤주라는 것이 있었다. 2005년부터 누군가가 도깨비라는 이름처럼 쌀독의 쌀이 떨어지지 않도록 계속 채워놓았고 어려운 이웃들은 쌀을 퍼갈 수 있었다. 그런데 쌀이 썩는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주민센터는 고민 끝에 500여 가지 식료품과 생필품으로 채워진 ‘도깨비 보물창고’로 개편했다. 용암1동 차상위계층 969명을 대상으로 1년에 4회 12만원 한도로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다. 물품을 채우는 사람들은 동 주민들과 후원자들이다. 

이번 가남나눔장터가 후원자들과 수요자들 모두 자율성을 시험해보는 좋은 출발이었다면 여주시에서도 상시적인 시스템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보인다.

복지시스템이 방만하다는 지적과 적재적소에 사용되는가에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에 대해 새롭게 출발하는 이항진호는 후원자들도 신나고 수요자들도 자율성을 갖는 시스템 구성을 마련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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