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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선자들은 임기 중에 상을 받지 않겠다고 약속하라
박관우 / 여주라디오 방송국장

권력은 허망하다. ‘권불십년’이나 ‘화무십일홍’이라는 말도 있다. 정승집 개가 죽으면 문상을 가도 정승이 죽으면 문상을 가지 않는 것이 인심이다. 그러나 반대로 생각하면 권력은 개가 죽어도 문상을 가야할 만큼 강한 것이다. 당선자는 여주시 공무원의 인사권과 7천억 원의 재정에 막강한 힘을 발휘한다. 그의 정책에 따라 어떤 사업체는 흥하고 어떤 사업체는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마음만 먹으면 합법적으로도 어떤 사람을 잘되게 할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서 권력과 상(賞)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보고자 한다. 보통 상은 잘한 일이 있을 때 받는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모두가 그런 것이 아니다. 대가를 주고받는 상이 많다. 착하게 살아온 독자들은 무슨 말인가 할 것이다. 그러나 사실이다. 

주간지에 기사가 실리려면 몇 년 동안 몇 부를 구독해 줄 것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또 상이 많이 수여되는 가을이나 겨울을 앞두고는 다음 선거를 준비하는 정치인들을 대상으로 상을 주겠다고 하면서 수백만 원을 요구하는 단체도 많다. 예를 들어 대상은 500만원, 최우수상은 300만원, 우수상은 150만원으로 가격이 정해진 경우도 있다. 그리고 그것으로 직업을 삼는 사람들도 있다. 출판사의 경우 책을 대량으로 사줄 것을 요구하는 일도 있다. 모방송사에서는 자치단체장이 상을 받는 대가로 행정예고(광고비)를 요구하기도 한다. 여주시의 경우 행정사무감사에서 이러한 관행이 지적되어 논란이 되기도 했었다. 

철없는 정치인들 가운데 어떤 이는 “나는 돈을 안주었는데도 상을 받았다”고 하는 이가 있다. 그러나 그렇지 않다. 누군가 대신 상의 대가를 금품이나 아니면 관계의 빚으로 쌓았을 것이다. 

지나간 일을 지적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당선자가 앞으로 임기 중에는 상을 받지 말아야 한다는 것이다. 권력에서 손을 놓은 다음에야 상을 받는 것이 좋은 일일 것이다. 그러나 임기 중에 받는 상은 대부분 순수하다고 하기 어렵다. 

신경림 시인의 송덕비라는 시 중에 이런 구절이 있다. 

‘비석 둘레에 눈들이 두런거린다

절망과 체념으로 생기 잃은 눈

비석을 싸고 아우성이 엉겨 있다

저주와 분노로 일그러진 목소리‘

조선후기 세도정치가 판을 치면서 송덕비를 백성들이 세워주기를 바라는 탐관오리들이 많았다. 그들이 공이 있든 없든 자신들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세우는 송덕비는 엄청난 돈이 필요했고 백성들이 돈을 내거나 노동을 해야 했다. 분노한 백성들은 송덕비를 원한의 표적으로 삼고 재를 뿌리거나 똥칠을 했다.

오늘날에도 시민의 세금인 행정예고비를 집행하고 정치인이 상을 받는다면 이보다 비난받을 일이 또 있겠는가? 대통령의 힘이 제일 강할 때는 인수위시절이다. 당선자는 취임 전에 ‘임기 중에는 상을 받지 않겠다’고 다짐하라. 

박관우 기자  pkw3930@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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