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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과 진영논리 대신 실사구시 투표가 답이다

이념과 진영논리 대신 실사구시 투표가 답이다

  • 기자명 박관우 기자
  • 입력 2018.05.23 11: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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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필이라 불리는 김용의 무협소설 의천도룡기에 등장하는 주인공 장무기는 무림에서 명문정파로 불리는 무당파의 영웅 장취산과 사파로 불리는 명교의 분파 천응교 교주의 딸 은소소 사이에서 태어났다. 이 소설의 백미는 의천검과 도룡도를 차지하기 위해 정파로 불리는 8대문파의 연합과 사파로 불리는 명교 연합이 명교의 본거지인 광명정에서 대전투를 벌이는 장면으로 양쪽 모두의 피를 물려받은 장무기에 의해 정리된다. 이 소설은 겉으로는 명문정파로 불리지만 뒤로는 온갖 악행을 저지르는 인간들의 모습과 사악한 무리로 불리나 실제로는 의리와 사람됨을 갖춘 영웅들의 본 모습을 통해 우리에게 알려진 것이 허명일 수 있다는 것과 실질적인 그의 본 모습은 과거가 아닌 지금 현재의 모습이라는 것을 전하고 있다. 

선거가 한 달 남았다. 후보들은 유권자들의 선택을 받기위해 노심초사하지만 막상 유권자들도 누구를 뽑아야 할지 걱정이다. 실력이 있는 사람이 누구인지? 리더십을 발휘해 여주시를 잘 운영할 사람은 누구인지? 도지사부터 시의원까지 투표장에서 누구를 선택해야 할지 유권자들은 고민이 깊어가고 이제는 지방정부를 운영할 인물을 뽑는 나름의 기준이 필요한 시점이 되었다. 

옳은 선택을 위해선 사람마다 다양한 기준이 있겠지만 TV프로그램 ‘복면가왕’이나 요사이 채용시스템으로 적용되는 ‘블라인드 채용’처럼 후보들의 기존 이미지를 지우고 텅 빈 백지상태에서 후보들을 다시 평가해 봐야한다. 

유권자들이 많은 정보를 취득하게 되는 것이 집에서 받아보는 선거공보물이다. 두툼한 봉투에 많은 후보들의 정보가 빼곡히 적혀있다. 어느 학교를 다녔는지, 군대는 다녀왔는지, 재산이 어느 정도인지 선관위에 신고한 정보가 들어있다. 이 가운데 전과에 대한 기록도 있다. 

먼저 전과를 옹호하려는 생각은 없다. 법이라는 것이 사회유지를 위한 공공의 약속이고 현행법을 위반한 잘못을 했다면 그것에 대해 처벌을 받아야 한다. 그러나 군사독재의 폭압 시기를 겪은 대한민국의 특수성은 민주주의를 다시 찾고 사회와 경제민주화를 위한 과정에 참여했던 인사들에 대해 사면과 복권의 과정을 거쳐 그들의 노력을 인정하고 있다. 또한 흔히 운동권으로 불리는 그들에게 유권자의 투표성향도 부정적이지만은 않다. 예전 이규택 전의원이 여주에서 출마할 때 포스터가 수인복을 입은 장면을 내세웠을 정도이니 말이다. 

그러나 가난한 사람들과 민족과 민주주의 등을 위해 자신의 한 몸 살피지 않고 노력한 투사들에게 경의를 표하긴 하지만 투표에 있어서 그것을 지금의 모습과 동일시하는 것은 옳지 않다. 벌써 3~40년 전의 일이고 그 긴 시간을 옳게 살았는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 앞서 이야기한 의천도룡기의 교훈처럼 명문정파를 내세우며 온갖 못된 짓을 하는 사람들을 우리는 많이 봐왔다. 십자가와 부처님을 내세우고 뒤에서는 못된 짓을 하는 종교인들의 이야기를 우리는 너무도 많이 봐왔다. 종교인들만이 아닌 사회 곳곳에서 바르게 서 있어야 할 인물들에 대한 실망감이 너무 많다. 

다른 부분에서 30년 전의 폭력 전과가 있다고 해서 현재도 폭력을 휘두른다고 할 수 없다. 젊은 시절 한때의 잘못을 뼈아프게 반성하고 다시는 폭력을 행사하지 않겠다고 다짐하고 건강하게 가정을 꾸려 사회에 봉사하는 삶을 살고 있다면 우리가 그를 배제할 이유는 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실사구시의 자세로 후보를 선택해야만 한다. 누가 시민들에게 도움이 되고 우리의 후손들에게 좋은 여주를 물려줄 사람인지 판단해야한다. 선거 때만 잘 유권자를 속이면 된다고 생각하는 나쁜 후보도 있을 수 있기에 우리는 후보를 만나면 악수만 하고 보낼 일이 아니라 직접 후보에게 정책은 무엇인지, 인품은 어떤지, 리더십은 있는지 물어봐야한다. 

네거티브와 후보에 대한 소문이 후보 선택의 기준이 되어서는 안 된다. 후보들이 찾아오거나 만날 기회가 된다면 붙잡고 당신의 정책이 무엇이냐고 직접 물어보는 수고를 해야 한다. 현재로서는 이것만이 민주주의가 발전하는 유일한 방법이다. 흘러간 이념과 진영논리로 후보를 선택하는 것은 옳은 선택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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