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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쓰레기로 버려진 의회의 ‘쫄대파일’ 단상

<여주>쓰레기로 버려진 의회의 ‘쫄대파일’ 단상

  • 기자명 이장호 기자
  • 입력 2018.03.27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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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3기 여주시의회는 1원짜리 소모품에도 관심 가지길

편집국장 이장호시인 수필가(사)한국문인협회 회원

여주시의회가 ‘투명 쫄대파일’ 1천200여 개를 쓰레기로 버려 논란이 일고 있다. 논란이 되는 쫄대파일은 여주시 승격 전의 의회명칭인 여주군의회와 의회 상징, 주소가 금박으로 인쇄된 것으로 여주군의회가 여주시의회로 바뀐 후 보관되던 중 지난 20일 버렸다.

1개에 200원 남짓한 쫄대파일은 소모품으로 총24만여원 상당의 물품이지만, 이 물품 구매에 쓴 돈이 시민의 혈세라는 점과 여주시의회는 여주시의 예산낭비와 잘못된 행정추진에 대해 시민을 대신해 일하는 기관이라는 점에서 논란이 되는 것이다.

여주시의회는 집행부가 제출한 여러 사업에 대한 감사를 통해 문제를 찾아내 바로잡는 일을 하는 기관이라는 점에 비춰보면 이번 쫄대파일 투기는 혈세 지출을 한 푼이라도 아끼기 위해 노력한 많은 공무원들의 노력에 찬물을 끼얹은 꼴이 됐다.

지난해 7월 19일 제28회 여주시의회 (임시회) 본회의에서 남한강 준설토 수의계약에 대한 입장을 밝히는 발언에서 원경희 시장은 “종이하나 볼펜 한 자루 구입에서 수십, 수백억 원의 사업에 이르기까지 모두다 법적인 절차에 따라 집행되는 것”임을 강조했다.

또 “각 분야마다 철저하게 민원제기에 대비하여 가격과 품질을 비교 검토하여 검토보고서를 작성하여 결재라인의 결재 절차를 밟아 한 점의 의혹도 받지 않게 수행하라고 지시하고 있다”고 말함으로서, 재정 낭비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밝힌바 있다.

하지만 여주시의회 쫄대파일 투기 사례를 볼 때 집행부에서도 이런 이유로 버려진 소모품이 없는지 살펴봐야 할 것 이라는 지적을 할 수밖에 없게 됐다.

여주시청과 여주시의회에서 사용하는 볼펜 한 자루도 법적 절차에 따라 집행되고, 폐기처분할 때도 이런 절차가 제대로 지켜지고 있다고 믿고 있지만 간혹은 이런 실수(?)가 나오는 것을 보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번 일을 단순히 의회 공무원이 독자적으로 결정한 호기로운 폐기 처분이 아닐 수도 있다. 그 이유는 ‘여주군의회’라고 인쇄된 이 쫄대파일을 시의원들이 라벨지라도 붙여 사용하겠다는 의지가 있었으며, 컴컴한 창고에서 애물단지 노릇하다가 버려지지 않았을 것이기 때문이다.

여주시의회 7명의 의원 중 단 한명이라도 “여기에 라벨지로 여주시의회라고 붙여서 쓰자”고 제안했으면, 아마도 이 쫄대파일은 새로운 생명을 얻어 의원들의 책상을 누볐을 것이라는 생각이 이르니 안쓰럽다.

쓰레기로 버려진 쫄대파일은 시민들의 혈세다. 결국은 시민들의 혈세가 무관심으로 적극적이지 못한 절약정신으로 버려진 것과 다를 바 없다.

제2기 여주시의회는 역대 어느 의회보다 파란만장한 의정활동을 펼치고 이제 3개월 조금 넘는 임기를 앞두고 있지만, 일부 시의원은 시민과 공무원 위에 군림하려 들거나, 공무원 등을 상대로 사업 활동을 펼치는 인상을 주는 경우도 있었다.

제3기 여주시의회 의원들은 제2기 의원들의 열정적인 입법활동은 배우되 사적인 일에도 관용차를 쓰거나, 자신의 사업과 연계하려는 열정 대신 ‘쫄대파일’과 같은 200원짜리, 100원 짜리, 단 1원짜리 예산에도 더욱 관심을 가지는 의원들로 가득하길 희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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