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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체로 보는 마음자락 - 울렁증

신체로 보는 마음자락 - 울렁증

  • 기자명 여주신문
  • 입력 2018.03.12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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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경(여주심리상담센터장)

우리가 편하지 않은 상태에서 보여지는 신체 현상들을 몇 가지 살펴보면 의외로 많은 몸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우선 한 예로 마음이 불편해지면 몸이 안절부절못하고 손에 땀이 나거나 힘이 들어간다. 그렇게 한참을 긴장하고 나면 기운이 빠지게 됨으로 축 처져 피로감을 호소한다. 초기 긴장 증세로는 사람들 앞에 서면 긴장을 하여 말을 더듬게 되거나 그저 말을 안 하고 입을 다물고 있기 쉽고 그다음으로는 사람을 피하게 되고 점차 사람들 만나는 것에 거부감을 보임으로 점차 사람 울렁증이 생긴다. 그런데 이 울렁증은 이렇게 회피하고 싶을 때만 오는 것이 아니라 너무 화가 나고 자신을 어떻게 하지 못하는 통제 불능 상태가 되었을 때도 오게 된다. 이러다가 쓰러지는 상태까지도 가는데 이러한 울렁증은 긴장 전의 전조증상이라고 여기면 될 것이다. 그럼 우리네 삶 가운데 이러한 울렁증은 나의 마음의 요구와 달리 마음대로 원하는 것을 이루지 못한 좌절과도 통한다.

예로 음식을 맞지 않은 것을 먹고 난 후의 속 상태를 떠올리면 좋을 것이다. 얼마 전 주변 분들이 맛나다고 하여 갔던 곳이 나와는 영 입에 맞지 않는지 속이 미식거리나 티를 낼 수가 없었다. 같이 갔던 분들이 맛나게 드시고 계시기에 더욱 그러했다. 그런 중에 한 분이 묻는다. 맛나냐고 답은 나의 진심과 달리 예라고 답을 한다. 다른 사람들은 아마 나도 음식에 만족했을 것이라 여기며 헤어졌을 것이다. 여기서는 사람들의 마음도 진심이고 불편했던 마음도 진심이다. 하지만 결과보다 마음이 중요 할 때가 있다. 이는 서로 마음이 잘 전달 될 때의 문제이다. 반대로 한쪽은 좋은 것을 주려는 의도였지만 그는 속에서 받지 않으면 언젠가는 토할 수밖에 없는 것이기에 살면서 누군가와 질긴 동거를 하면서도 아쉬운 관계가 있다.

여러분은 주변에 그런 분이 혹시 계신지요. 최근 새로이 시작하는 일들에서 공동체, 함께라는 이야기를 들으면서 어디까지가 함께인지에 자주 의문을 갖는다. 인간과 인간 사이에서는 권력의 힘이 존재한다. 그 권력의 주체가 누군지가 우선이 되는 구조가 현실이기에 우리가 너무 쉽게 함께라는 문구를 내거는 것이 아닌가 고민할 때가 많다. 우리들은 관계에서 진솔해야 한다는 명제를 가지면서도 서로 너무나 형식에 매여서 산다. 중세의 철학자 데카르트 역시도 이러한 인간의 존재적 본성에 의문이 들어 나온 말들이 <나는 생각한다. 고로 존재한다>라는 명제를 던진 것처럼 생각, 사유란 도대체 무엇에 관한 의문인지를 보자. 인간의 본성은 어떤 것인가 사람들의 진심을 거부 받을 때 우리는 울렁증을 경험한다. 자신에게 맞지 않는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자신의 주변과 맞지 않은 누군가와 동거 하고 있지는 않은지 돌아보면 좋겠다. 주변에 고운 빛으로 감싸는 사람에게는 굴절이 생기지 않는다. 이게 바로 함께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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