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근2리는 올해 1월말 기준으로 140명의 주민이 등록돼 있는 아주 작은 농촌마을이다. 여느 마을처럼 주민들 대부분의 고령의 어르신들이라 올해로 2년차 새마을 부녀회장을 맡고 있는 황순자 부녀회장의 일정은 언제나 꽉차있다.
총 23명의 부녀회원들이 있지만 나이 많은 회원들이 많다 보니 대부분의 마을일이나 부녀회 도움이 필요한 부분에서 황 부녀회장의 역할이 클 수밖에 없다.
그러다 보니 남편과 함께 상당한 규모의 한우농장을 운영하며 농사도 많이 짓고 있어 밤낮으로 바쁘고 정신없는 일상이지만 마을 일에는 즐거운 마음으로 만사를 제쳐두고 앞장서고 있다.
황순자 부녀회장이 마을 일에 이렇게 앞장서고 있는 이유는 1996년 처음 도회지에서 귀농을 결심한 남편을 따라 흥천면에 자리를 잡으면서 마을주민들이 보여준 따뜻함 덕분이다.
처음에는 시골 생활이 낯설고 쉽지 않았지만 남편은 건축일을 본인은 구멍가게를 하면서 마을 주민들과 조금씩 소통하며 교류를 넓혀나갈 수 있었다. 이후 한우농장과 많은 농사를 짓기까지 마을주민들의 도움과 신뢰가 많은 힘이 됐다.
자녀들이 성장할 때는 학교 학부모 운영위원을 하느라 마을 일에 크게 신경을 쓰지 못했지만 이후 생활개선회, 축협 여성대 활동 등을 통해 10여 년째 지역을 위한 다양한 봉사에 앞장서 온 것은 당연한 결과였다.
신근2리 새마을 부녀회도 마을 환경정화 활동에 앞장서며 매일 2명씩 조를 짜서 경로당 식사 당번을 하고 초복, 중복 행사나 어버이날 등 어르신들 챙기기에 열심을 내고 있지만 황 부녀회장은 어르신들을 보며 안타까운 점이 하나 있다.
경로당에서 무료하게 시간을 보내는 어르신들을 위해 노래교실, 건강교실 등 다양한 경로당 프로그램을 신청해 운영하고 싶지만, 어르신들의 인원수도 적고 어르신들도 적극적인 참여 의지를 보이지 않아 번번이 프로그램 운영이 무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황순자 부녀회장은 “시골에는 인구가 계속 감소하고 마을에는 연세 많은 어르신들만 남아 있다보니 젊은 사람들이 매우 절실한 상황이다. 마을 꽃길 가꾸기 등 아기자기하고 살기 좋은 예쁜 마을을 만들고 싶은 욕심이 있지만 그렇지 못해 안타깝다”며 “다양한 인구 늘리기 정책으로 시골에도 아이들 웃음소리가 들려오고 젊은 세대들도 들어와 살 수 있는 농촌지역이 됐으면 한다.”고 바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