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중순 무렵 여주시 장애인복지관 장미화 사회복지사로부터 전화가 걸려왔다. 여주시와 장애인복지관이 공동 추진하는 사랑의 연탄 나누기에 한 어르신이 2천 장(140만 원)을 전달했는데, 개인으로서는 가장 많은 기부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어르신이 홀몸 어르신으로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라고 들었다며, 이름 밝히기 꺼리는 어르신의 이야기가 널리 알려져 이웃사랑이 넘치는 따뜻한 여주시가 되었으면 한다는 것.
기초적인 이야기를 듣고 능서면의 한 마을을 찾은 <여주신문>은 곧바로 어르신을 찾을 수 있었다. 어르신은 신지3리 경로당 회원으로 활동하는 이 모 할머니(75)로 주변 어르신들이 “어려운 사람을 참 많이 돕는 사람”이라고 입을 모았다.
이 할머니는 “혼자 살면서 술, 담배도 않고 노름도 안 하니까 크게 돈 쓸 일이 없어”, “나라에서 주는 돈으로 살다 보니 나 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도 있다는 것을 알고 조금씩 아껴 모은 것을 도로 내놓는 것이지 뭐”라고 말했다.
사진 한 장 찍자는 제안에 “내가 뭐 한 게 있다고 사진을 찍나, 우리 동네가 여주시에서 최우수 마을이 됐고, 우리 경로당이 우수 경로당이 됐으니 그거나 알려줘”라며 극구 사양한다.
박흥식 경로당 회장(76)은 “워낙 어려운 이웃들을 잘 돕고 씩씩한 분”이라며 “노인 일자리 하는 노인들한테 맛있는 것도 가끔 사줘서 참 고마운 사람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에 능서면사무소에 근무했던 여흥동사무소 김정희 주무관은 “이 할머니가 2014년 10kg 쌀 20포대를 기부했을 때를 기억한다”며 “기초생활수급비를 아껴서 1년에 1~2번씩 어려운 이웃을 도운 지 10여 년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자신도 나라의 도움을 받는 처지에 더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는 이 할머니의 이웃사랑 실천은 계속되는 추운 날씨에 움츠러든 마음에 따듯한 봄바람처럼 다가오고 있다.
한편 이 할머니가 기부한 연탄은 6~7가정에 전달될 예정이며, 여주시 장애인복지관의 이웃사랑 온기 나누기는 이달 31일까지, 연탄과 난방유 기부를 받아 어려운 이웃에 전하게 된다. ※문의 ☎883-2100 지역복지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