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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선관위, ‘돈은 묶고 입은 푸는’ 원칙 충실해야

<기자의 눈>선관위, ‘돈은 묶고 입은 푸는’ 원칙 충실해야

  • 기자명 박관우 기자
  • 입력 2018.01.08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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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관우(여주라디오 방송국장)

우리나라 선거법은 전 세계적으로도 유래가 없을 정도로 많은 사항을 규제하고 있다. 유난히 긴 독재를 겪으면서 선거법의 틀이 기존 정치세력에 유리하게 설계되었고 이에 맞서 선거법을 민주적으로 개정하려는 노력이 계속 이어지면서 각 정치세력 간에 벌어진 힘겨루기의 결과가 현재의 누더기 선거법으로 시행되고 있는 것이다.

그나마 그 과정에서 성립된 것이 ‘돈은 묶고 입은 푸는’ 원칙이다. 선거 때마다 막걸리와 고무신 그리고 봉투가 오가는 금품선거를 막기 위해 돈은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고 출마자의 정견을 충분히 발표 할 수 있는 기회를 주어야 한다는 원칙이다.

돈을 묶는 규제는 출마자가 제공한 식사를 제공 받을 경우 몇 백 만원의 벌금을 물리면서 강화되었다. 그러나 입을 푸는 규제완화는 아직 미흡하다는 여론이다.

실제로 유권자의 입장에서 출마자의 정치적 견해나 정책에 대한 입장을 제대로 설명 듣는 것은 어렵다. 고작 길거리에서 만나면 명함을 받고 집에 오는 공보물을 보고 판단할 뿐이다. 후보자는 열심히 길거리를 다니며 연설을 하지만 대부분은 시끄러운 스피커 소리에 피하기 바쁘다. 예전에는 합동연설회도 있었지만 이 마저도 선거과열을 이유로 2004년 폐지되었다. 결국 내용과는 다르게 이미지만을 파는 선거운동이 되고 말았다.

‘난 A지역으로의 시청이전을 지지하는데 어떤 후보를 지지해야 할까?’, ‘아이를 키우는데 도움을 주는 후보는 누구일까?’, ‘제대로 교육정책을 펼칠 수 있는 후보가 누구일까?’라는 질문을 하고 싶은 유권자도 답답하고, 진지하게 답변을 하고 싶은 출마자 또한 답답한 상황이다.

결국 유권자는 출마자가 당선된 후 이미지와는 다른 행정행위를 보면서 ‘또 속았구나!’를 외치고 만다.

아직 많이 부족하긴 하지만 이에 대한 대안으로 선관위는 적극적인 SNS 활동을 통한 선거운동을 제시하고 있다. 후보자가 유권자들에게 돈이나 기부금품을 제공하지 않고 홈페이지나 SNS를 통해 유권자에게 선거운동을 하도록 유도하는 것이다.

특히 팟캐스트를 통해 자신을 알리는 활동은 전폭적으로 개방되어 있다.

2012년 1월 12일 국회의원 김태원은 팟캐스트에 대해 △국회의원, 예비후보자가 팟캐스트를 개설하여 운영할 수 있는지 △팟캐스트를 운영하는데 별도 제한은 없는지 △타인(선거구민, 유명인 등)을 출연시키고 그 출연내용을 mp3파일 또는 녹화물로 제작하여 팟캐스트에 게시할 수 있는지에 대해 선관위에 질의했다. 선관위는 첫 번째, 두 번째 질의에 대해 △후보자가 되고자 하는 자가 인터넷 홈페이지를 팟캐스트 방식으로 개설하여 운영하는 것은 「공직선거법」상 무방할 것임 세 번째 질의에 대해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사람이 출연하여 선거운동을 하거나 그 사람으로 하여금 선거운동을 하게 하는 경우는 위반이라는 답변을 한다. 여기에서 ‘선거운동을 할 수 없는 자’는 공직선거법 제60조 제1항에 규정되어 있는 사람으로 피선거권이 없는 사람과 중립을 지켜야 하는 공무원 및 그에 준하는 사람들이다. 따라서 현행 공직선거법에서는 팟캐스트를 통한 선거운동이 법 60조 1항에 해당하지 않는 사람에게 무제한으로 열려져 있는 것이다.

문제는 ‘악법도 법’이고 악법을 오래 지키다 보니 익숙해지고 관성에 젖는다는 것이다. 특히 선거를 공정하게 진행하는 임무를 맡은 선관위가 관습적으로 통제의 수단으로 삼지 말고 ‘돈은 묶고 입은 푸는’ 원칙에 충실해 주길 바란다.

시민들이 선출된 정치인이 누구인지도 기본적 검증과정도 거치지 못하는 현행 선거법의 대대적인 수술이 원칙이지만 그나마 팟캐스트 등의 SNS 활용에 적극적인 지지를 보내야한다.

또한 출마자들도 시민들에게 조금 더 다가갈 수 있도록 팟캐스트 등의 적극적인 활용을 요청한다.

여주신문에서는 공직 출마자들의 식견과 지도력 등을 시민들께서 충분히 살펴볼 수 있도록 여주라디오를 통해 자신의 정견을 밝히고 시정 현안에 대한 질문을 진행할 예정이다. 민주주의는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이 아니다. 참여하는 자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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