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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칼럼>운동만 열심히 한다고 허릿살 빠지는 건 아니다

<건강칼럼>운동만 열심히 한다고 허릿살 빠지는 건 아니다

  • 기자명 여주신문
  • 입력 2017.12.01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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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원식(여주대학교 교수)

못 먹고 못살던 시절에는 여유로움과 인격의 상징으로 여겨졌던 포대화상의 불룩 튀어나온 배가 오늘날에는 ‘복부비만’이라는 이름으로 경계의 대상이 되고 있다.

사람들은 나이가 들면서 도드라지는 복부비만을 ‘나잇살’이라고 합리화한다. 하지만 복부지방은 중년의 건강을 위협하는 복병에 지나지 않는다. 복부비만은 심혈관질환의 발생 위험을 두 배 이상 높인다고 한다. 당뇨병이 발생할 확률은 10배 이상 늘어난다고 한다. 복부비만은 뱃속에 내장지방이 가득 차 있는 상태이다. 이때 뱃속에 쌓인 지방조직에 의해 과도하게 생성된 혈중 지방산은 췌장의 기능을 악화시켜 당뇨병을 일으킬 뿐만 아니라 고혈압·협심증·심근경색증·뇌경색과 같은 심각한 심혈관계 질환을 부른다. 복부비만은 대사 장애 때문에 발생하므로 환자 개개인의 특성에 따라 그 원인을 찾아 근본적인 치료를 해야만 한다.

비만은 뇌의 노화를 빠르게 한다는 외국의 연구 사례도 있다. 40대에 과체중인 사람은 정상 체중의 사람에 비해 뇌의 노화가 10년 정도 빨리 진행된다고 한다. 그리고 과체중이 되면 무릎·허리 등 관절에 부담을 줄 뿐만 아니라 각종 성인병의 원인이 된다. 체중을 조절하기 위해서는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 체중은 식사량과 밀접한 관계가 있기 때문에 식사의 내용뿐만 아니라 지속적으로 양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 1kg의 지방을 줄이기 위해서는 7000kcal분의 식사 제한이 필요하다. 예컨대 매일 간식을 200kcal 정도 먹으면 한 달에 6000kcal를 섭취하는 셈이므로 간식을 중단하는 것만으로도 체중을 줄일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따로 시간을 내어 지속적으로 운동을 하면 좋겠지만, 시간이 없을 땐 앉을 때나 걸을 때의 자세를 바르게 하는 것도 체중 감량에 도움이 된다.

복부비만으로 나타나는 대사장애는 피로가 가장 큰 적이라고 한다. 피로가 극심해지면 몸의 대사기능이 떨어져 섭취한 영양분을 다 쓰지 못하고 남은 부분을 저장하게 된다. 이때 저장되는 것은 대부분 지방조직으로, 이는 오히려 대사 효율을 더 떨어뜨리는 원인이다. 몸은 무거워지고 지방을 효율적으로 태울 수 없으니 결국 체중은 더 늘어나게 되는 것이다. 살찐 사람은 보통 운동을 통해 체중을 줄이겠다고 결심한다. 열심히 땀 흘려 운동하고 나면 왠지 성취감도 있고 기분도 상쾌해진다.

하지만 여기에 함정이 있다. 피로에 지친 몸을 이끌고 가서 무리하게 운동을 하다 보면 오히려 몸이 붓고 만성 통증이 생기는 원인이 될 수 있다. 당사자는 스스로 운동을 하고 있다고 착각하지만, 실제 몸이 느끼는 것은 운동이 아니라 노동이다. 평소 피로감을 심하게 느끼는 사람은 운동을 하더라도 힘들지 않고 가볍게 해야 한다. 무리하게 운동하면 일시적으로는 체중이 줄고 만족감을 느낄 수 있지만 실제로는 몸을 힘들게 만들어 운동 전보다 더 살이 찌는 요요 현상을 초래할 수 있다. 비만을 치료할 때는 피로감과 같은 신체의 이상 증상을 자세히 체크해 건강을 회복시키는 것이 중요하다. 인체는 모든 조직과 기관이 유기적으로 맞물려 돌아가고 있기 때문에 단순히 식욕을 억제해주고 살만 빼면 된다는 생각은 버려야 한다.

살찐 사람이 살을 빼는 가장 좋은 방법은 몸을 건강하고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것이다. 육체적으로는 활동량을 줄여 쉬는 시간을 늘리고 운동도 너무 힘들지 않을 정도로 적당히 해줘야 한다. 더 이상 몸을 힘들게 만들어 살을 뺄 생각은 버리고 몸이 편하고 좋아지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늘어나는 허릿살을 빼기 위해 과도하게 무리한 운동하면서 몸을 괴롭히고 있는 중년들은 귀담아들어야 할 것입니다.

* 지금까지 건강칼럼을 연재해주신 김원식 여주대 교수님께 심심한 감사를 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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