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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책 [지방소멸]을 읽고 여주를 돌아보다

<기고>책 [지방소멸]을 읽고 여주를 돌아보다

  • 기자명 여주신문
  • 입력 2017.11.17 1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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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충우(자유한국당 경기도당 부위원장)

얼마 전 일본 총무성장관을 지낸 마스다히로야의 <지방소멸>이라는 책을 접했다. 일본의 총무성은 우리나라의 행정안전부와 비슷한 역할을 하는 중앙부처다. 이 책에서 마스다히로야는 지방도시의 인구감소에 대해 요즘말로 ‘팩트폭격’을 가한다.

저자는 2008년부터 일본의 인구가 감소세로 돌아섰는데 인구감소의 속도가 도쿄보다 지방에서 더욱 빠르게 진행된 현상에 주목한다. 과거 산업화 시대에 청년들의 지방도시 유출은 ‘수도권성장 → 낙수효과 → 지방의 동반성장 → 지역간 격차 완화’로 이어질 수 있었다. 그러나 현재의 젊은 층 인구 유출은 지방도시의 낮아진 고용력이 원인이기 때문에 과거 산업화 시대와 같은 선순환이 어렵다는 것이다. 마스다는 매년 6~8만명이 대도시로 유입될 경우 2040년에는 ‘20~39세 여성 인구’가 지금보다 절반 이상 감소하는 지방이 전체의 절반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한다. 20~39세 여성 인구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가임기 여성 90% 이상이 이 연령대에 속해 도시의 인구가 20~30년 후에 어떻게 변화할지 예측할 수 있는 가늠자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고령화로 인해 인구 재생산의 잠재력이 극도로 저하된 상황에서 ‘젊은 여성’이 더 이상 살지 않는다면 그 도시가 유지될 수 없다는 것이 이 책의 핵심적인 메시지다.

올해 3월 고용부에서 마스다히로야의 ‘지방소멸’을 근거로 우리나라 243개 시·군·구를 조사했다. 2004년 우리나라의 20~39세 여성인구 비중은 16.9%로 65세 이상 고령인구 8.3%보다 2배정도 많았다. 그러나 지난 11년 동안 젊은 여성인구는 전체 인구의 13.9% 수준으로 줄어든 반면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13.1%로 상승하며 그 비율이 역전됐다. 아래 지도는 젊은 여성대비 고령인구 비율을 지도로 만든 것이다. 젊은 여성이 고령인구보다 적을수록 적색으로 표시됐고, 젊은 여성이 고령인구보다 많으면 녹색으로 표시됐다.

[표1] 20~39세 여성인구와 65세 이상 고령인구의 상대비

여주의 경우는 어떠한가? 위 지도에 보면 여주는 오렌지색 0.5~1.0미만으로 표시됐다. 고령인구 비중과 20~39세 여성인구 비중 간의 상대비가 ‘1’이라는 것은 인구가 유지되는 최소한의 방어선으로 간주 할 수 있으나 여주는 방어선이 무너진지 이미 오래됐다. 여주의 인구는 1960년대나 지금이나 큰 변화없이 그 수준이 유지되고 있다. 그러나 그 내면을 들여다보면 결코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2005년 여주군의 전체인구는 105,279명이었다. 그중에서 20~39세 여성인구는 14,668명으로 여주군 전체인구의 13.9%를 차지하고 있었다. 반면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13,383명으로 12.7%로 젊은 여성인구가 조금 더 높았다. 그러나 2015년 현황자료를 보면 전체인구 114,048명 중 젊은 여성인구는 11.1%(12,619명)로 하락했고, 고령인구는 16.3%(18,614명)로 증가했다. 다시 말해 여주는 대략 95년을 기점으로 젊은 여성의 비율이 급속도로 낮아져 30년전의 인구와 유사한 수준을 보였다. 반면 고령인구는 가파르게 우상향 곡선을 그리며 2006년에 젊은 여성인구를 역전했다. [표3]을 근거로 2025년을 예측해본다면 여주는 인구절벽에 맞닥뜨리게 될 것이다.
 

[표2] 지난 20년간 인구수 증감 추이
[표3] 지난 20년간 젊은여성 대비 고령인구 비율

 

 

 

 


여주는 분만 가능한 산부인과 병원이 한곳도 없어 이천이나 원주로 원정출산을 가야한다. 국공립 어린이집 공급률은 1.6%로 전국 최하위를 기록했다. 이만하면 출산·육아 환경은 도서산간지역보다 못한 불모지나 다름없다. 여주에서 출산·육아하는 여성을 보면 고맙고 안쓰러울 정도이니, 젊은 여성이 여주를 떠나는 게 자연스러운 현실이 됐다. 인구감소는 곧 경제활동인구의 감소를 의미하고, 이는 소비감소와 경제부진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초래한다. 여주시내 중앙로의 상가는 점차 활기를 잃어가고 상인들의 한숨이 깊어져간다. 인구감소에 대해 시당국의 안일한 인식이 지속된다면 한세대가 지난 후에 여주는 지도에서 사라지게 될 것이다.

도시의 경제활동인구가 늘어야 생산과 소비가 원활하게 맞물려 돌아갈 수 있고 도시가 유지될 수 있다. 인구 20만, 30만은 먼 얘기처럼 들릴 수도 있다. 그러나 최소한 중소도시를 위한 토대를 지금부터 고민하고 마련해야한다. 인구증가를 위한 첫 번째 조건은 젊은 여성들이 돌아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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