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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와 강변칠우>여강은 알고 있다. 강변칠우 사건 그 내막⑩

<여주와 강변칠우>여강은 알고 있다. 강변칠우 사건 그 내막⑩

  • 기자명 여주신문
  • 입력 2017.08.11 1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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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우들이 참형을 당하다.

 

성흥환(전 한국문인협회 여주지부장)

그리하여 서양갑과 심우영 등 서자 무리들을 짜여진 각본에 따라 포도청 별실에 가두고 우영이를 공초한 다음 날 양갑이에게 박응서의 진술 내용을 보여 주며 우선 잘 읽어 보라고 하였다. 양갑이는 기가차고 어이가 없어 입을 떡 벌리고 할 말을 잊었다. 그 내용을 보고 껄껄 웃다가 고개를 푹 숙이며 이젠 죽었구나 했다.

왜냐하면 응서의 공초가 너무나도 터무니없게 날조하여 꾸며 놓았기 때문이다. 그것은 중국에서 온 조사를 허홍인과 같이 남별궁 밖에서 활로 쏘려 했던 사실도 없고 해주에서 소금장사 할 때 사람을 죽인 일도 없으며 문경 새재에서 살인강도 사건도 모르는 일이었다.

그러니까 사람을 완전히 꼭두각시로 만들어 놓고 진술이 어긋나지 않게 미리 짜여진 각본에 따라 문초를 시작하는 것이다.

“듣거라, 네 이놈! 서얼들을 푸대접하는 현실이 못마땅하여 나라를 뒤엎어버릴 자금을 마련하려고 도독질을 했겠다?”

“도둑질을 한 적은 없소이다.”

“조령에서 은장수 살인은 뭐냐?”

“나는 모르는 일이오.”

“넌 그때쯤 어디서 무엇을 하였느냐?”

“근동 친구네 선산을 돌아보며 쓸만한 묘 자리를 구경했소이다.”

“그럼 나라를 뒤엎고 영의정이 되겠다는 모의는 무었이냐?”

“글세 기억에 농담을 한적은 있소이다.”

“음, 그 일이 역모라는 것 또한 알고 있으렸다.?”

“그게 역모라 보신다면야 ...”

“그래 누구의 지시를 받고 역모를 꾸몄느냐?”

“그런 사람 없소이다. 그냥 우리끼리 모여서 서자 등용금지법을 폐지시키는 취지에서....”

“누구의 사주를 받았느냐 말이다?”

“없소이다.”

“없어? 안되겠다. 이놈을 매우 쳐라.”

양갑이는 엉덩이가 터지도록 곤장을 맞아도 이를 앙 물을 따름이었다. 각본을 보면 이들이 김제남이라는 대답을 원하는 것을 빤히 알고 있지만 거짓말을 할 수 없었다. 허나 들려오는 얘기로 우영이를 비롯한 다른 사람들은 혹독한 매에 못이겨 역적질을 이미 승복하였다 한다. 양갑이 엉덩이를 곤장질을 암만해도 입을 열지 않자 주리를 틀도록 했다.

“여봐라! 정강이가 부러지게 틀어라.”

그러나 다리가 부러져도 입을 열지 않는다.

“그냥 바로 죽여 주시오.”

이번엔 양갑이의 어미와 동복 형 인갑이를 잡아 들였다.

“자, 이놈! 그래도 말 안하렸다?”

“시킨사람은 없소.”

“그래?”

“얘들아 저 어미년을 매우 쳐라.”

“아이구 사람 죽네.”

양갑이 어미는 비명을 지르지만 나졸은 아랑곳없이 개패듯이 연방 내리친다.

“여보시오 멈추시오.”

“그래 누구냐?”

“김제남이오.”

“음, 진작 말할 것이지.”

“그러면 누구를 임금으로 세우려 했느냐?”

“그런적 없오.”

“무었하느냐?”

“이놈은 틀고 저년은 매우 쳐라.”

“여영창대대군이오.”

“틀림 없으렸다.?”

“바라는 이름이 아닌가요?”

내일 의금부에서 문초할 때 한치라도 빈틈없이 그대로 말할 수 있으렸다. “예, 알겠소이다.”

“의금부에서 그대로 진술하면 네 어미는 바로 집으로 돌려보내 주마.”

“그 약속은 꼭지켜 주시오. 마지막 부탁입니다.”

“암 그래야지 효자가 따로 있나. 알았다.”

포도청 별실은 역적의 산실인 셈이다. 역적질한 아무 근거가 없어도 개패듯이 두둘기면 모두 매에 못이겨 역모를 하였다고 자백하게 되는데 목적을 위하여 이렇게 두둘겨 패서 역적을 만든다.

그리고 세뇌시킨 그대로 의금부 문초나 친국에 순순히 응하고 나면 살려 준다는 달콤한 귓속말은 단 둘만이 알 뿐, 기다리는 것은 참형이었다.

결국 주모자 격이 되어버린 서양갑은 혹독한 고문과 어머니로 인하여 국문한 끝에 인목대비의 친정 아버지인 김제남이 자신들의 우두머리며 영창대군을 옹립하려 했다고 그럴듯하게 각본에 따라 허위 자백한 것이다.

실제로 양갑이는 김제남과 서로 소식을 통한 일도 없고 얼굴조차 알지 못했다.

계축년 5월 3일 죄인 이경준과 박치인 그리고 김경손에게 압술을 가했으나 승복하지 않았다. 왕이 이르기를, “허홍인의 노복 덕남이가 역모에 모두 참여해 들었는가? 변계허(邊繼許)와 권순성(權純性) 그리고 신윤선(辛允先) 등은 몇 명의 적괴와 절친했는가? 이 모두를 일일이 자세하게 물어 아뢰어라.” 하였다.

박응서가 공초 하기를, [신윤선과 권순성은 본래 서양갑과 교우관계를 맺은 사이로서 그들 집에 묘소자리를 골라주었다고 합니다. 그러나 순성이가 요지음에는 우영과 조금 소원해 졌으니 역모에 대해서는 필시 그에게 말해주지 않았을 것이고 윤선도 듣지못했을 것이 분명합니다. 계허는 나이가 많아 쓸모없는 사람이고 신응망(辛應望), 신응기(辛應期), 정대붕(鄭大鵬), 정대한(鄭大翰), 김양(金暘) 등은 그와 왕래했을 따름이며 비밀로 논의한 일을 필시 들어 알지 못할 것입니다.] 하였다.

죄인 신응망과 신응기가 공초하기를, [대수롭지 않게 시골에서 서로 보았을 뿐인데 그가 화를 일으킬 마음을 품고 있는 줄 어떻게 알겠습니까?] 하였다.

대체로 이들 다섯명은 박응서 공초에 나오지도 않았는데 여주목사 심언명(沈彦明)이 서양갑 등과 놀았었다는 말을 듣고 잡아 가둔 뒤 보고한 것이었다. 허기야 ‘나는 도독이요’ 하고 등떼기에 써 붙이고 살기 전에는 사람의 속을 모르는 일인데 어떻게 알 수 있냐 말이다.

이렇게 대북파 권력자의 끄나풀이 닿는 향촌에 나부랭이 들은 이 기회에 한 자리 얻어 볼까 싶어 고발과 모함도 서슴지 않고 날뛰고 있었다. 그래서 적당들을 체포하기 위해서 길거리에는 포졸들이 널리고 뭣한 가문의 자제들이 조사로 곤욕을 치르는 일대 여주 경내 대북풍의 회오리바람이 불은 것이다.

이 역적들은 명가의 서자들로서 꽤나 글을 잘한다는 이름들이었는데 기유년부터 여주 양화천 어구 농막집 옆에 칠우정을 짓고 사치한 생활로 이 고을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했는데 서양갑과 박치의 그리고 허홍인 등의 강도 사건이 드러나자 그제서야 사람들이 깨닫게 되었다.

그런데 인근에 잘 아는 젊은이마저도 본 당사자를 만날 수 없어 그들이 그럴 리가 하면서 모르기에 고개를 갸우뚱하나 오리무중이었다. 그러나 이상하게 생각하는 고을에 모르는 사람들은 그래서 그랬구나 하였고 그들을 잘 아는 인근 마을 친구들이나 아는 사람들은 뭐가 답답하여 도둑이 되고 역적질을 할 사람이 아닌데 이해 못할 이상한 일이라 했다.

그러니까 강변칠우들이 서로 만나게 된 중심에는 허균의 역할로 이어져 알게 되었다. 그를 통하여 처외숙 심우영과 서양갑이 사귀게 되고 모두가 다 글로서 같은 서자로서 맺어진 관계이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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