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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 애국지사의 구국정신 새겨야 한다

여주 애국지사의 구국정신 새겨야 한다

  • 기자명 이장호 기자
  • 입력 2017.08.14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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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병·항일운동 기록한 유허비 건립 시급하다

올해 4월 3일 금사면 이포리 만세 행진 재현


우리 여주는 민족의 성군인 세종대왕과 북벌의 기개를 떨친 효종대왕 등 큰 임금님들을 모신 역사의 땅이며, 동시에 국난의 시기마다 구국의 일념으로 백성들이 떨쳐 일어난 의기의 고장이기도 하다.

근대사를 보면 구한말 1895년 을미사변으로 촉발된 전국 의병 봉기 중 1896년 심상희(沈相禧)를 대장으로 한 여주의병은 2월 5일 여주장날을 이용해 수백 명이 일어나서 직접 행동을 시작했고, 이 세력은 충청도지역으로도 진출하고 또 광주, 이천, 제천 등지의 의병들과 연합전선을 형성해 크게 기세를 올렸다.

또 정미(丁未)의병 항쟁기에 항일의병운동이 전 민족적 투쟁으로 격화될 때 전국 규모로 서울 진격을 목적한 연합전선을 형성한 13도 총대장으로 추대된 의병장이 여주 출신 이인영(李麟榮)이다.

그리고 12년 후인 1919년, 3.1운동으로 불리는 만세운동이 시작되자 여주에서는 4월 1일 일제탄압의 상징인 헌병주재소가 있는 금사면 이포리에서 3천여 명이 참여한 만세시위를 시작으로, 여주 전역으로 번져나갔다. 4월 3일 신륵사 승려인 김용식이 천송리에서 주도한 만세운동과 최영무(崔永武), 이원기(李元基) 등이 주도한 당우리(堂隅里) 공북학교(拱北學校) 독립만세운동은 각각 여주읍내로 행진했고, 이날 밤 대신면 윤촌리 농민 50여명도 횃불 시위를 전개해 일제의 불법적인 조선병탄에 항거했다.

북내면 상교리 의병장 이인영 생가와 기념비

특히 북내면 당우리 <공북학교 만세운동>은 여주의 만세운동 중에서 아주 짧은 시간 내 조직돼 800여명이 참가했으며, 주도자가 19세에서 20세 남짓의 젊은이들이고, 당시 최연장자인 최영무가 35세일 정도로 젊은 사람들이 주축이 돼 일사불란하게 전개됐다.

3.1절 또는 특별히 애국선열들을 기릴 때 많이 인용되는 역사이야기지만, 지금 여주에서 애국지사의 구국정신을 되새길 수 있는 곳이 1~2곳에 불과한 것이 아쉬운 현실이다.

만세운동 당시 앞장섰던 애국지사들은 이름이라도 남아있지만, 만세운동 주모자들을 잡으러 온 일제 헌병들에게 돌을 던지며 방해하다 순국한 북내면 신남리와 여러 마을 주민들의 이름은 우리가 알지도 못하는 것이 현실이다.

우리 여주는 역사와 문화유산의 보물창고라고 한다. 하지만, 그 역사의 이야기가 후대에 제대로 전해지기 위해서는 책 속의 글자로만 남아서는 제 역할을 하기 어렵다.

인근의 이천시의 경우 을미사변 당시 이천의병의 승리를 기념하는 <이천의병전적비>를 비롯해, 을미의병 후 애국계몽운동을 펼친 구연영 의사 순국추모비와 만세운동을 기리는 신둔면의 <기미독립선언기념비> 등 10개소의 항일의병 유허비가 세워져 나라를 위해 목숨을 바친 애국지사들의 정신을 기리고 있다.

양평군은 구한말 의병과 독립운동은 물론 6.25 당시 지평전투 등을 기리는 표석을 곳곳에 설치했으며, 지난 2015년에는 구한말 의병과 일제 강점기의 독립운동 관련 유적지 7개소에 표석을 설치했다. 또 2011년부터 양평 의병의 날 행사를 통해 숭고한 의병정신을 기리는 등 사라져가는 역사를 미래에 전하는 사업을 적극 펼치고 있다.

그러면 지금 여주는 어떤가?

1895년 명성황후가 시해 당하자 여주에서 의병을 일으켜 서울 탈환을 위해 ‘13도 창의대진소’ 총대장에 추대됐으나, 일경에 피체돼 순국한 이인영(李麟榮) 선생의 순국 100년이 지난 2009년 (사)여주독립운동가기념사업회(회장 박근출)의 주도로 생가에 세운 <의병대장중남이인영기념비>가 눈에 띌 뿐이다.

1919년 4월 5일 옛 여주읍 장터 우시장으로 추정되는 현 여주농협과 중앙동주민복지센터 사이에서 일어난 만세운동이나, 젊은이들이 주도한 현재 북내면 당우리 238번지에 있던 공북학교 만세운동은 그 부근에 사는 주민들도 잘 알지 못할 정도로 관심이 없다.

여주 곳곳에 산재한 만세운동 중요 애국지사들의 생가나 만세운동이 펼쳐졌던 금사면 이포리와 여주시 하동, 북내면 당우리 등 다만 몇 곳이라도 표석을 세워 애국지사들의 구국정신을 선양하는데 지역사회의 관심이 필요하다.

만세운동이 있었던 옛 여주장터 우시장 일원

최근 일본은 일제 강점기에 있었던 많은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고 부인하고 있다. 올해 72주기를 맞아 8월 15일에 거행되는 광복절 행사는 순국선열과 호국영령들의 넋을 기리고 함께 광복의 기쁨을 나누는 시간을 넘어, 여주출신 애국지사의 구국정신을 기억하고, 여주 발전의 밑거름으로 삼아 튼튼한 안보의식을 갖추는 계기가 돼야 한다.

13도 창의대장 이인영 선생의 “우리는 일본 제국주의의 잘못과 광란을 전세계에 호소해야 한다”는 외침이 여주시에 큰 울림이 되려면, 여주의 항일애국지사들의 이야기를 미래에 전하는 것에 지역의 관심이 필요한 것으로 보여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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