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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눈>당신을 반대하면 모두 좌파인가?

<기자의눈>당신을 반대하면 모두 좌파인가?

  • 기자명 이장호 기자
  • 입력 2017.07.31 16: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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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호(편집국장, 시인·수필가, (사)한국문인협회 회원)

역사를 보면 사람의 말과 말의 길을 막는 것의 결과는 대체로 비참했다. 멀리 가지 않아도 된다. 불과 수개월 전과 그리고 우리 현대사는 사람의 입을 틀어막는 것이 능사였고, 당신의 뜻과 다르면 ‘좌파’로 몰아 무자비한 탄압을 한 야만의 시대가 이 땅에서 있었다.

촛불 혁명으로 대한민국은 새로운 역사를 쓰기 시작했지만, 대한민국의 한구석에서는 아직도 야만의 시대에나 있었던 일이 종종 나타나고 있다.

예로부터 잘 다스려진 나라에서는 말을 바르게 해야 하고, 도가 행해지지 않는 나라에서는 말을 조심해야 한다고 했다. 무도한 나라에서 바른말은 자칫 화를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바른말 때문에 화를 입을까 걱정해야 하면 제대로 된 사회가 아니다.

귀가 닫힌 사람에게는 잘못을 지적하는 말이 모두 음해로 들리는 법이다. 잘못을 지적하는 것마다 적대시하면 아무에게도 바른 소리를 들을 수 없지만, 쓴소리를 듣고 자기의 허물을 고치면, 주변에 바른말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결국은 자기의 덕이 된다.

요즘 여주시의 정치를 보면 한의학의 통하면 아프지 않고 통하지 않으면 아프다(통즉불통 불통즉통, 通卽不痛, 不通卽痛)는 말이 생각난다. 소통된다고 생각하는 정치인들에게는 아픈 곳이 없지만, 소통되지 못하는 시민들은 소통이 아닌데도 소통된다고 우격다짐을 하는 정치인들 때문에 아프다.

한 사람 한 사람의 선출직 공직자는 여주시민을 대표하고, 경기도민을 대표하고, 국민을 대표한다. 맡겨진 일이 다를 뿐이지만 스스로 서열을 정해 눈치를 보거나, 이해에 따라 패거리를 짓는 모습을 봐야 하는 시민들은 또 아프다. 아무리 표를 먹고 살아야 하는 정치인이라지만 특정 업계나 업체의 이익을 대변하는 듯한 언행을 보면, 시민 노릇에도 그 유명한 자괴감이 든다.

그리고 그들은 소통(疏通)을 말했다.

소통은 무엇인가? 소통은 높은 사람이 낮은 사람에게 듣는 것이다. 높은 사람이 낮은 사람에게 말하는 것은 소통이 아니라 명령이나 지시다. 소통은 높은 사람이 낮은 사람의 말에서 가르침을 구하는 것이다.

한 줄로 정리하면 진실로 소통하는 사람에게는 소통이라는 말이 필요하지 않다. 소통하지 못하기에 자신을 소통의 달인이라거나, 성군의 마음을 배워 익혔다고 떠벌리는 것이다.

어디 정치인뿐이랴. 말의 길을 지켜야할 엄중한 사명이 있는 일부 지역언론까지 권력의 시녀가 되어 용비어천가를 떼창하고 특정 정치인 전용신문 같은 모습을 보면 ‘기레기’라는 말조차 아까워 그냥 ‘레기’라고 부르고 싶을 정도다.

이제 야만의 시대가 끝난 대한민국에서 속된 말로 ‘내가 하면 로맨스, 네가 하면 불륜’이라는 식으로 ‘나를 지지하면 우파, 나를 반대하거나 비판하면 좌파’식으로 구분하고 억압하려는 것은 시대착오적 발상이다. 기본기가 약한 정치공학은 ‘선무당이 사람 잡는다’는 말처럼 지역사회와 공직사회의 공정한 가치를 훼손하고 갈등과 고통만 생산하는 사회악이다.

이제 여주시에서도 진실한 소통으로 야만의 시대를 끝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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