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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 비 떨어지는 소리라도

나무 비 떨어지는 소리라도

  • 기자명 여주신문
  • 입력 2017.06.19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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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경(여주심리상담센터장)

유월이 되면서 신록이 우거져야 하는데 나무들이 탄다.

현대를 살아 가는 우리들의 마음처럼, 속을 태우는지 나무에 힘이 없다. 유월의 싱그러움이라는 단어가 살짝 고개를 돌렸다. 우리네들의 삶에도 이러한 날씨의 극심함처럼 어느 때는 넘치듯 많아 물을 덜어 내고 싶은 때도 있고, 지금처럼 말라 흑비라도 내려주길 바라는 마음인 시간도 있다. 딱 맞아 떨어지는 상태 유지가 참으로 쉽지 않은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에게 딱 맞게 만들어 낼 능력을 준다면 그렇게 만들 수 있을까? 답은 얼마 전 본 영화에서 알수 있다. 마침 이러한 인간의 쉼 없는 갈등에 대한 이야기를 영화로 표현 한 것 같은데 제목은 THE GIVER로 여기서 하고자 하는 것은 인간의 많은 갈등과 고통을 벗어나기 위해 사람들이 느끼는 모든 고통을 느끼지 못하도록 감정을 통제하고 ,일정 통제 권 안에서 맞춤형 삶을 살게 한다. 돈 걱정도 없고 싸움도 없으며 고민이 없다. 미래를 위한 불안도 없으며 직업도 특성에 맞게 원로들이 결정해 주는 대로 순응해서 사는 곳이다. 2세 아이도 정량화 된 틀에 맞게 제작 하듯이 만들어짐으로 고통이 만들어질 모든 것을 미리 사전에 통제하는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한 사람만이 기억을 보유하는 직업을 가지면서, 느껴지는 인간의 희노애락에 대한 기대와 함께 고통을 맞본다는 것이다. 결국 모두는 희망한다. 고통이 있더라도 기쁨을 느끼는 즐거움을 위해 희생하고 싶다고 한다. 자연의 섭리로 농작물을 보면 한해는 농사가 풍성히 되면 다음해의 열매는 좀 더 적게 열리면서 자기의 역량을 조절한다고 한다. 농사에도 휴지기를 가진다는 것이다. 우리는 늘 어딘가로 향해 멀리 더 높이 뛰어야 하는 자동센서가 달린 운동기구 판 위에 같은 현실에 살고 있다. 정신을 잘 차리지 않으면 자신이 가야하는 길 위에서 마른 사막을 걷는 일상을 살게 될 수도 있다. 비가 안 온다며 힘들어 하는 많은 이들의 마음을 위로 하듯이 봄에 화사히 피었던 벗 나무에서 잎이 나풀거리면서 열매도 나무비로 떨구며 위로한다. 이런 날도 있으면 저런 날도 있을 것이라고, 그리고 우리는 할 수 있는 것, 즉 물의 소중함을 좀 더 기억하고 자연의 소중한 움직임에 순응하는 법을 익히길 바라는 것일 수도 있다.

중국에서는 비를 만들기도 하고 바람을 만들기도 한다지만 모두 한계가 있기에 우리는 좀 더 차분히 자연의 흐름 속에서 좋음을 기다리며 소중히 여겨보자. 인간의 감정 역시도 매 마른 사람들에게 불씨가 더 빨리 튄다. 이제 좀 더 천천히 천천히 가야한다.

한 연구에서 보면 우울증 환자나 조현증 환자들에 비해 성격 장애를 가진 사람들의 감정조절의 힘이 훨씬 더 부족하며 가장 심각한 부분은 부 적응적 생각이라고 한다. 즉 부적응이란 현실에 놓인 상황을 받아들이지 못한다는 말이기도 하다.

지금의 우리는 현재 상황과 위치에서 기다리는 힘을 쌓을 때인 듯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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