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본문영역

<인터뷰>여주 최고령 118세 한연이 어르신

<인터뷰>여주 최고령 118세 한연이 어르신

  • 기자명 여주신문
  • 입력 2017.05.08 10:11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천석꾼 되는 것 보다 건강이 최고야”

 

1900년은 고종 황제가 대한제국을 통치하던 시기이다. 한성전기주식회사가 서울 종로에 처음으로 민간인 사용 전등을 설치했으며 서울과 인천 간에 시외 전화가 처음으로 개통되기도 했다.

주민등록에 1900년 2월 4일에 태어난 것으로 기록된 한연이 할머니는 호적상 올해 118세로 여주 최고의 장수 어르신이다.

나이 많은 어르신들이 그러하듯 호적 정리 과정에서 본인의 정확한 나이를 잊어버리면서 잘못 기록됐을 수도 있지만 실제로도 100세를 넘기셨다는 가족들의 말이다.

호적만으로는 현재 세계 최고령자로 기록된 자메이카 바이올렛 브라운 할머니의 1900년 3월 10일 생일보다 빠르다. 장수하는 노인이 많은 나라 일본의 나비 타지마 할머니도 1900년 8월 4일생이다.

이천 호법면에서 태어나 흥천면으로 시집와 대부분의 인생을 흥천면 상백리에서 보낸 한연이 할머니는 지금도 정신이 온전하며 지팡이 집고 가까운 곳의 거동도 가능하시다.

지난 제1회 흥천남한강벚꽃축제장에도 큰 딸과 함께 방문해 벚꽃을 보며 즐거운 한때를 보내셨다.

한 할머니는 현재 70줄에 들어선 큰 딸 경영자씨와 그의 아들내외인 조순창, 이영신씨 그리고 대학생인 증손자, 고등학생 증손녀 까지 4대가 한집에 모여 살고 있다.

손주도 거의 환갑에 가까운 나이라 직장생활로 얼굴 보기가 힘들고 증손자도 학교 기숙사에서 생활해 방학 때만 얼굴을 볼 수 있지만 증손주들이 커가는 모습을 볼 수 있어서 무엇보다 행복하다고 말씀하셨다.

한연이 할머니는 큰 딸인 경영자씨가 초등학교 6학년 때 남편을 잃었다. 이후 한 평생 1남2녀 자식들의 뒷바라지를 위해 가난과 싸워가며 안 해 본 일없이 고생을 낙으로 삼고 어렵게 어렵게 인생을 살아오셨다.

하지만 이렇게 풍족하지 않은 인생이 오히려 욕심을 버리고 있는 것에 만족하는 삶을 살아와 건강하게 장수하는데 도움이 되고 있는 것으로 생각하고 계셨다.

가족들도 “천석꾼보다 건강한게 최고여”라는 말을 늘상 하셨다며 할머니의 건강은 잠시도 가만히 있지 못하시는 성격 때문이라고 귀띔했다. 지금도 기력이 있을 때면 집 근처 텃밭에서 종종 풀을 뽑기도 하시며 교회도 열심히 다니고 계신다.

큰 딸 경영자씨는 “어머니가 무엇보다 건강하게 장수하는 비결은 소식(小食)과 더불어 평생 짜고 매운 것을 전혀 안 드시는 식습관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지금도 많이 드시지는 않지만 입맛이 없다고 식사를 거르거나 하지 않고 항상 식사를 잘 드시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어머니는 굴곡진 인생의 기나긴 여정에서 어떠한 일을 겪던 항상 긍정적인 마음을 잃지 않고 걱정 없이 즐겁게 사시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지금은 흐린 날에는 짜증을 내기도 하지만 반면 날씨가 좋으면 아이마냥 좋아하신다는 한연이 할머니는 “인생 다른 것 없어 잘 움직이고, 제대로 먹고, 천석꾼 되는 것 보다 건강이 최고야 최고”라며 내게도 한 평생 인생에서 터득한 삶의 진리를 말씀해 주셨다.

가족들의 바람처럼 한연이 어르신이 지금처럼 건강하게 지내시다가 온전한 정신으로 따뜻한 인생의 소풍을 마치시길 마음속으로 빌어 본다.

저작권자 © 여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기사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