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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러리용 행사 참석은 차라리 하지말자

들러리용 행사 참석은 차라리 하지말자

  • 기자명 여주신문
  • 입력 2017.04.24 10:23
  • 수정 2022.04.14 1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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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모 행사장에서 일부 내빈들이 행사중간에 찬물을 끼얹었다.

 

맨 앞좌석에 앉아있던 선출직 공무원 등 주요 내빈들이 축사를 마치기가 무섭게 약속이라도 한 듯 일어나 자리를 비운 것이다.

행사장에는 공간에 비해 많은 장애인들과 가족들, 봉사자들이 참석해 일부 내빈들은 물론 봉사자들은 대부분 자리가 부족해 서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앞쪽 가장 좋은 위치에 자리를 마련했던 주요 내빈들이 일순간 빠져나가며 썰렁함은 물론, 일일이 인사를 하느라 행사 진행이 한 동안 마비되고 어수선한 분위기가 연출됐다.

이 행사는 제37회 장애인의 날을 맞아 장애인에 대한 사회적 이해를 높이고, 지역사회의 관심과 장애인 화합 도모를 위한 자리였다.

선출직 공무원들은 축사를 통해 장애인 복지향상과 편익증진을 위해 노력하고 더 많은 관심을 가지겠다고 밝혔지만, 축사를 마치자 행사에 참석한 많은 장애인들에 대한 관심과 이해는 뒤로 한 채 시상과 축사 등 본인들의 할 일만 다 하면 그만이라는 듯 서둘러 다른 행사의 축사를 위해 빠져나가는 모습에 그 진정성이 의심되는 순간이었다.

10여분만 더 자리를 지켰어도 보기 좋게 기념행사가 마무리될 수 있었지만 끝까지 자리를 지키는 미덕보다는 다른 행사에 부리나케 가서 축사를 하고 인사를 하는 것이 곧 다가올 지방선거에서 한 표라도 더 확보하기 위한 행사 들러리가 되겠다면 할 말은 없다.

내년에 치러지는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1년 2개월도 채 남지 않으면서 각종 행사장을 찾는 선출직 공무원들의 발걸음도 더욱 바빠진 듯하다.

그러나 선출직 공무원들이 행사에서 얼굴만 비춘다고 능사가 아니다. 초청을 받았으면 그 행사에 참여한 여주 시민들과 최소한의 소통이라도 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행사를 위해 오래전부터 준비하고 마련한 잔치자리에 녹아들어 화합하고 소통할 시간이 없다면 차라리 참석하지 않는 것이 낫다.

단체나 시민들이 행사장에 초청하는 것은 단순히 “얼굴만 비추고 가셔도 됩니다. 자리만 빛내주십시오”라는 게 아니다. “우리와 함께 행사를 즐겨 달라”는 요청이다. 자신들이 지역행사장에 초청받는 이유에 대해 다시 한 번 깊이 생각해 보자.

선출직 공무원들은 지금부터라도 시민들의 진심을 헤아리길 바란다. 행사장에 얼굴을 비추고 축하해주는 것도 물론 감사한 일이지만, 행사가 끝날 때까지 진심어린 마음으로 자리를 지키는 것이 시민들을 향한 진정한 예의라는 것을.

진심으로 바라건대 앞으로는 어느 행사장에서든 ‘예의 있는’ 선출직 공무원들의 모습을 보고 싶다.

이날 행사가 마칠 때 까지 끝까지 자기 자리를 지킨 이항진 시의원이 “안타깝고 송구스런 마음이 든다”며 흘리던 눈물의 진정성이 가슴에 와 닿은 것은 비단 나만의 느낌은 아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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