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재호(시인, 여주출생) |
가을은 화가입니다
산도 들도 공원도
그의 손이 닿으면
가고 싶은 천국으로
극락으로 안내하고
동심으로 둔갑하지요
고흐가 이런 색채를
연출할 수 있을까요
가을은 음악가입니다
가로수 은행잎이
휘리릭 떨어지는 소리
여우 꼬리처럼
팔랑이는 억새의 노래
늑대의 울부짖음인가
우우 갈대의 고독
모차르트가 이 가을의
선율을 탈 수 있을까요
가을은 시인입니다
만산홍엽의 걸작을
병풍으로 만들고
오곡 익은 들판에서
농부의 시를 짓고
낙엽 가득한 공원에서
한 쌍의 연인을
탄생시킵니다
서정주님이 이 가을의
정감을 전할 수 있을까요
그런 가을은 위대한 예술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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