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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가장 모르는 우(愚)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가장 모르는 우(愚)

  • 기자명 여주신문
  • 입력 2016.03.21 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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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희경(여주심리상담센터장)
얼마 전 여주의 아동 청소년에 대한 토론을 준비하기 위해 몇몇 사람들이 모였다. 모두 한마음으로 문제를 이야기하고 걱정하는 마음들을 모은다. 학교에서도 오시고 관심이 있다고 생각하는 분들의 자발적 모임이었다.


모두 안타까운 심정들로 모여 어떻게 도울 것인가를 나누다 보니 마음이 그저 따뜻해진다. 뒤에 있던 나로서는 이러한 마음이 산으로 가지 않기를 바라면서 참여한다.


산이란 우리가 서로 염려하는 마음으로 모이다가도 자칫 일로 건너가 버리면 각자의 앞주머니 챙기려는 내 것, 또는 우리 기관 일로 당겨버려 옆길로 빠져 가 버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날 모임은 아이들 어려움을 같이 알아가는 자리로 첫 출발은 충분하리라 생각했다. 최근 끊임없이 올라오는 아동 학대에 관한 기사는 우리를 놀라게도 하지만 이를 분석해 보면 부모들의 삶이라는 것을 병행하여 살펴볼 필요를 가진다. 어제 우연히 식당에서 한 어르신이 나누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쓰레기를 태우려다 불이 난 것이다. 혼자 사시는 분인데 얼마나 놀랐냐며 식당 아주머니가 위로한다.


할아버지는 아이들에게 전화를 했더니 알아서 하라고 하며 내려와 보지도 않는다고 아직도 검게 그을린 옷을 툭툭 털며 서운함이 가득 묻어 난 표정을 한다. 거기에 식당 아주머니가 한마디 더 한다. “해달라는 것을 너무 다 해주고 지들만 알게 길러서 그래요” 라고 하자 할아버지의 스잔한 미소가 나의 눈에 들어왔다.
 

우리는 서로 참 아쉬워하는 삶을 살아가는 존재구나 싶었다. 애 끊는 자식 사랑도, 아이가 부담스러워 내 던진 부모도. 무엇을 어떻게 해야 하는 건지 싶은 혼돈스러운 부모 자식 간의 심정적 어려움이다. 우리 인간의 갈등은 수시로 교차한다.


이럴까 저럴까 큰 것부터 아주 사사로운 것까지 쉴 사이 없이 머릿속을 헤집고 마음을 출렁이게 한다. 어떤 결정이 옳고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 지에 대한 결정은 늘 우리네 마음 안에 살아 움직인다.


바로 이러한 마음의 움직임을 안정되게 하는 작업이 중요하다. 그렇다면 아이들은, 어른들은, 노인 분들은 무엇이 당신의 마음 안에서 고민하게 만드는지를 살펴보는 것이 중요하다. 여기서 아이들은 아직 자신의 마음을 볼 수 있는 힘이 약함으로 어른들이 보완 해주는 것이고 이것이 바로 양육자의 역할이다. 선생님들은 그러한 힘이 생기게 학습을 통해 힘을 길러주는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힘을 기르는 것이 아니라, 제일 고민의 1순위가 학습인 것을 보면 학습의 무더기에 아이들을 덮어 버리는 것 같다.


아이들의 어려움을 어른들이 이렇게 하자 저렇게 하자 백날 계획해도 그 안에 아이들이 들어와 주지 않으면 빈 운동장이 되는 것이기에 우리는 충분히 아이들이 힘이 기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주는 자들로 물러나 있어야 한다. 소리를 낮추고 들어야한다. 바람이 강하게 불면 나무는 넘어져 쓰러진다는 것을 상기하며 명목을 아이들을 위한다는 작업이 역으로 강풍이 되어 지지 않기를 바래본다. 늘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가장 모르는 우를 범하지 않길 바라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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