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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 갈등은 역사의 발전을 약속한다

건강한 갈등은 역사의 발전을 약속한다

  • 기자명 여주신문
  • 입력 2016.03.14 1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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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동수(객원 논설위원)
사회의 발전은 갈등을 기초로 한다. 미래를 위해서라면 갈등은 필연적일 수밖에 없다. 갈등이 없다면 고인 물처럼 결국 사회적 환경은 썩어갈 뿐이다. 그래서 헤겔은 변증법으로 사회적 갈등을 이렇게 해석했다. “모든 사회는 기존의 권력과 제도에 반대하고 저항하는 세력이 나타나게 되어 있으며 두 세력의 충돌을 통해 모두 통합하는 새로운 권력과 제도가 나타날 때 새로운 건강한 세계가 열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갈등이 건강한 갈등의 논리라고 본다. 건강한 갈등은 역사를 발전시키는 필수 요소라고 할 수 있다. 그래서 갈등을 배척하기보다 어떻게 조정하고 통합하여 건강한 갈등으로 승화시키느냐가 한 사회의 미래 발전에 핵심적인 요소가 되는 것이다. 이런 갈등을 잘 조정하고 통합하여 건강한 갈등으로 만드는 핵심적인 영역이 바로 정치일 것이다.


지금 우리 사회는 곳곳에 갈등이 표출되고 있다. 경제계에선 노사의 갈등, 교육계에선 역사교육 관점의 갈등 등 많은 부문에서 일상처럼 국민들은 갈등을 대한다. 그 중에 가장 심각한 영역은 단연 정치라고 해야 할 것이다. 물론 정치의 기본 환경은 갈등이지만 안타까운 것은 최근 한국 정치가 과연 건강한 갈등을 조장하지 못한다는 것이다.


총선이 얼마 남지 않은 상태에서 선거구 획정은 언제일지 미지수이고 국회에서 여야의 각 입법에 대한 갈등은 조정과 통합으로 가기는 커녕 국민들이 이념적 갈등을 조장하여 극단으로 치닫게 만든 인상을 받는다. 오로지 자신의 이념에 갇혀 조정과 통합을 목표로 벌이는 갈등이라고 보기 힘들다. 테러방지법을 이슈로 야당의 8박 9일의 필리버스터는 사회의 갈등 조정으로 작용해야 할 정치의 역할을 많은 국민들이 의심하게 만들었다.


국민의 갈등을 조정하고 통합해야 하는 정치의 역할이 조정과 통합의 본질을 추구하기보다 오히려 갈등의 부작용을 심화시키는 의심을 하게 만들고 있다. 한국의 정치는 조정과 통합의 갈등 목표를 향해 건강하게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서로를 멸망의 길로 극단적으로 싸우는 자체가 본질인양 물불을 가리지 않는 모습에서 입만 열면 떠드는 선진국은 한국은 불가능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누리과정 예산은 정부 기관끼리의 생산적 갈등이기보다 국가의 힘을 소멸로 몰아넣었고, 선거구 획정 갈등은 정치의 무용성을 국민들에게 인식시키는 적나라한 한국 정치의 현실이었다. 이런 갈등의 환경에서 과연 국민들이 건강한 갈등의 필요성을 느낄 수 있을까?


인류의 역사에서 모든 조직에는 진보와 보수의 상반된 가치는 존재하기 마련이다. 정반대의 이념이지만 진보도 보수도 결국 인류의 발전이라는 공통된 지향점을 가지고 있기에 갈등이라는 방법을 이용해 조정하고 통합하기에 인류는 생존하고 발전한 것이다.


현재 한국 정치도 진보와 보수의 이념이 갈등을 일으키고 있다. 안타까운 것은 갈등은 존재하는데 건강한 갈등이 되기 위한 진보와 보수의 공통적인 목표가 사라졌다는 것이다. 경쟁에서 이겨 갈등을 완전히 없애버리는 위험천만한 발상을 정치권에서 하고 있는 것 같다. 갈등이 없어진다는 것은 결국 역사의 발전을 포기하고 고인 우물물처럼 썩어가는 사회를 만든다는 진리를 왜 망각하고 있는 것일까?


총선을 앞두고 여야 모두 공천 갈등이 심화되고 있고 국회에 입법을 위한 개별 법안에 대한 여야의 갈등은 점입가경이고 국내 사정이 이렇다보니 남북 관계의 갈등은 극단의 환경을 만들고 있다. 더하여 주변국과의 갈등도 해결의 기미가 막막하기만 하다. 이런 갈등을 건강한 갈등이라고 국민들이 희망을 가지기엔 조정과 통합의 상황을 만들기에 너무 멀리 온 느낌이다.

그래서 국민들은 정치를 통해 삶의 미래의 희망을 가져야 함에도 정치로 인해 삶이 피폐해질 정도이니 정부나 정치의 무용성을 말하지 않을 수 없다. 정부와 여당, 야당, 정치 더하여 한국 사회의 모든 조직에 간곡하게 호소하고 싶다. 갈등은 발전을 위해 필수적 요소임을 인식하고 갈등을 대립과 경쟁이 본질인양 오도하지 말고 조정과 통합의 진리가 건강한 갈등임을 깨닫고 건강한 갈등을 만들기 위해 먼저 솔선수범하길 바란다.

물질적 충족만이 선진국의 전부인 듯 오류에 빠지지 말고 사회와 국가를 지탱하는 정신적인 충족이 병행할 때 진정한 선진국임을 국민들도 피부로 느낄 수 있도록 실천하는 지도자가 되었으면 한다.
국민들도 이번 총선에선 진정한 정치인을 선택하길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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