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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래의 6.25 참전 수기-잠들면 죽어!-⑭

김성래의 6.25 참전 수기-잠들면 죽어!-⑭

  • 기자명 여주신문
  • 입력 2015.09.04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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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성래(대신면 율촌리)
■ 제4장 동부에서 중부 전선


제 깐엔 오른손 인지가 없으면 제대하는 줄 알고 한 행위지만 전시엔 즉결처분으로 총살감이다.


나는 이를 어찌할까 고민하다가 소대장에게 보고하면서 사실대로 상부에 보고하면 즉결처분이니 어떻게 사람하나 살려보자고 통사정하니 소대장은 선뜻 대답을 못하고 우선 중대장에게 보고하고 다시 생각해 보기로 하고 헤어졌다.


우선 중대 위생병을 시켜 응급조치 후 다음날 소대장과 같이 중대장을 찾아가 사실대로 이야기하고 사람하나 살리자고 하니 역시 중대장도 아무 말도 못하고 생각해 보자고 한다.


다음날 중대장의 호출을 받고 올라가니 소대장과 상의한 결과 우선 취사장으로 보내 거기서 치료를 하도록 하고 중대장인 자기가 대대 군의관과 상의하여 조치를 취하겠다고 한다. 다음 대대군의관은 대대 위생병을 보내어 치료를 하며 기회를 보아 사단으로 이송하기로 협의 되었다하며 안심하라고 한다.


살았다! 병사 한 명이 즉결처분으로 총살을 모면하게 되니 내가 다시 살아난 것처럼 세상이 왜 이리 밝으냐.


며칠 후 작전과 지시에 따라 화망구성이 잘되었는지 확인하기 위하여 야간 일제 사격이 시도되어 전 대대가 일제 사격을 하니 가히 장관이었다. 화망구성이란 부대원 중 절반은 동에서 서로, 절반은 남에서 북으로 동시 일제 사격(십자사격)이니 사격권내에 있는 것은 모두 초토화되는 사격이다.


며칠 후, 진지교대라 하여 일 대대와 교대하고, 우리 대대는 예비대로 후방으로 물러나 교육에 임하게 되었다.

◇ 제1절 포로를 잡기 위한 공격


연대로부터 전방 상항이 미궁이라 적군을 생포해 와야 한다며 예비대인 우리에게 그 임무를 맡겼다.


‘은사의 담배’라는 게 있다. 전투에 나갈 적에 상부로부터 하사하는 담배라도 피우고 잘 싸우라는 말인데, 하사하는 담배를 피우고 죽는 한이 있더라도 꼭 임무를 완수해야 된다는 뜻이다. 즉 가미가제 작전 같은 것날 대대 회식을 하고 다음날 밤, 적군을 생포하기 위하여 야간 진격을 하여, 적진 이라고나 할까(?) 그렇게 우리 대대에 담배와 술이 하사되어 작전하기 전가까이 가보니 앞에 대전차 방어호를 파놓은 것이 깊이 2.5m, 넓이 4m로 대전차호가 적진지 앞 철원 평야를 가로지르고 있었다.

 

이곳을 지나기 위하여 아군 수색대가 나무로 임시가교를 놓아 가까스로 건너고 보니 지척에 적의 자동화기가 배치되어 쉽게 접근할 곳이 아니었다.


지형은 평지이나 적진지는 조금 높은 곳이어서 적이 우리의 움직임을 샅샅이 포착할 수 있는 지형이라 만만찮았다. 적과의 교전으로 많은 희생자가 생겨 더 이상 진격을 못하고 있는데, 다른 소대에서 적 자동화기 진지 밑까지 가서 수류탄을 절벽 위로 던져 놓고 무등(목말)을 서서, 포로를 잡기 위하여 적진지로 진입 하는데 옆 초소의 적군이 와서 우리 병사를 사살하는 일도 있었다. 이를 본 소대장이 분을 참지 못하고 자신이 직접 시도 하다 전사하였다.


전사한 동료는 물론 소대장의 시신을 가져 올 수가 없어서 그대로 방치하고 은폐된 곳으로, 나머지 병력 이삼십 명이 모여 중대장과 공격에 대한 중론 중, 정찰기 한 대가 우리 지역과 적진지를 정찰하고 갔다. 그 뒤 얼마 있다 무전이 오기를 마지막으로 한 번만 더 공격하라는 명령이다.


중대장은 우리에게 마지막으로 이 병력으로라도 공격을 하자하여 다시 시도하니 공격하는 우리 주위에 적의 박격 포탄이 떨어지는 바람에 여기서 또 몇 명을 잃었다. 이젠 도리 없이 철수하는 길 밖에 없다는 의논 중, 연대로부터 철수 명령이 떨어져 돌아와 보니 병력은 몇 명 남지 않았다.


대대 병력은 다 어디로 가고 불과 몇 십 명뿐이냐고 물으니 깊숙이 들어간 적진 속이라 한 사람이 부상당하면 두 사람이 부상병을 후송해야 하기 때문에 한 명 부상으로 세 명이 빠져나가니 많은 병력이 손실된 것이다.


이 전투는 사단에서 적의 병력이 교체되어 적의 상항을 알 수 없어 적 상항을 파악하기 위한 작전으로 우리 1개 대대 병력과 포로 한 사람과 맞바꾸는 한이 있더라도 꼭 해야만 할 작전이라고 한다. 이 작전에서 실패하고 철수하여 부대에 돌아와 보니 희생자가 생각보다 많지 않아 다행이었다. 부상자 한 명에 후송병 두 명이 이송되어 전투 병력은 잃었지만 희생자는 많지 않았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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