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영역

최종편집:2024-04-24 14:35 (수)

본문영역

김성래의 6.25 참전 수기-잠들면 죽어!-⑪

김성래의 6.25 참전 수기-잠들면 죽어!-⑪

  • 기자명 여주신문
  • 입력 2015.08.14 12:57
  • 0
  • 본문 글씨 키우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김성래(대신면 율촌리)
■ 제 2 절 일개 군단이 후퇴하며

우리 3인 뒤에 많은 병력이 엎드려 있는데도 총에 자물쇠만 풀고 사격하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전투와 밑도 끝도 없는 행군에 지쳐 사기가 저하되었고 너무 근거리다보니 당황해 미쳐 총 쏠 여지가 없었던 것이다. 바로 그때 칠, 팔 명의 적은 우리를 보고 바로 엎드렸다. 적이 엎드리는 것을 보고 수류탄을 던졌다는 것을 직감한 나는 외쳤다.


“수류탄이다!”?호에서 뛰쳐나오자마자 구르기 시작했다. 얼마 후 깨여보니 약 10m 절벽에서 떨어져 정신을 잃었던 것이다. 포성소리에 정신이 들어 살피니 포탄 터지는 소리와 소총소리가 요란하여 전투가 치열한 것을 알았다.


정신을 가다듬어 일어나 보니 총, 배낭, 철모 할 것 없이, 구르는 중에 모두 도망가고 맨 몸이다. 일어나니 온몸이 결려 절뚝거리며 간신이 고개 길로 나가 중대 연락병 김 하사 ?상병의 부축을 받으며 연대 의무대로 후송되어 의무실로 갔다. 군의관이 옷을 벗기고 말한다.


“피도?안 났다”.?알코올로 등만 득득 문지를 뒤 큰 소리로 말했다.
“너도?괜찮다, 나가라!”


중상자가 많아 나 정도의 부상으로는 환자 축에도 못 낀 것이다. ?절뚝거리며 의무대에서 쫓겨나와 대대 작전과 탁 하사를 찾아가니, 대대 위생병이 치료를 해주어 지내던 중, 중대장이 내가 전사 한 모양이라며 많이 찾았다고 연락병이 알려 주었다.


나는 나대로 셋이 같이 능선에 올라 있다 나만 먼저 굴러 살았지만 두 사람은 죽었을 것이라 하며 슬퍼했다. 어느 정도 몸이 회복되어 중대로 복귀하니 중대장이 반갑게 맞으며 잘 왔다고 했다.


중대에 돌아 와 보니 나와 같이 호에 있던 전우들은 그들대로 내가 죽었을 것이라고 근심했다며 나를 반기며 살아있어 주어 고맙다하며 부둥켜안고 우는 것이다.


그 위기에서도 세 사람이 다 살아서 서로 서로 걱정했던 것을 보면 이런 게 전우애란 거로구나 하며 셋이 다시 울었다. 반격을 계속하며 며칠 지난 후, 현리(강원도 인제군 기린면 현리)라고 하는 곳으로 진격해 전방에 배치되어 경계 중인데 수색대가 포로를 여러 명 앞세우고 왔다. 그런데 이상하게 앞에 오는 사람이 눈에 익어 자세히 보니 매봉산 앞에서 포로로 잡혀간 동네 친구 이흥철군 이다.


제2국민병으로 나와 처음 만나는 친구이고 보니 서로 부둥켜안고 엉엉 울었다.

 

■ 제 4 장 동부에서 중부 전선으로


연대는 다른 사단과 교대하여 재편한다고 의정부 부근 중부 전선으로 미 수송대 차량 수십대로 이동하다가 우리 차가 고장 나, 낙오되어 뒤따르는데 광탄 쪽에서 곡수로 가는 것이다. 반가웠다.


나는 전우에게 여기가 내 고향이라며 감회가 깊어 살펴보니 이곳도 전투가 심하여 옥현리와 곡수 일대가 많이 망가졌다. 곡수를 지나 천서리로 나와 이포강을 건너려고 선박 대기 중인데, 옆에 민간인이 있어 어디 사느냐고 물으니 당남리 사람이다.


나의 집은 율촌리이고 우리 큰 아버님이 멀띠(율촌1리)에서 담배 가게를 하시는 김원춘씨라고 하니, 안다고 해, 쪽지에다 나의 소속을 적어주며 전해 달라고 부탁했다. 집 떠난 지 처음으로 소식을 전하였다.


우리? 도착한 곳은 의정부 부군, 강변 넓은 곳으로 여름이라 비가 많이 와 강은 흙탕물로 넘쳐흘렀다. 대대장은 전 장교를 집합시켜 놓고, “목표는 강 건너, 저 산고지다” 하여 전 장교에게 기합을 주고, 우리 병들에게는 휴식을 취하라 하였다.


며칠 후 병력보충을 받고 다시 철원으로 진격하는데 계곡이 적의 보급소여서 쌀, 수수 등 많은 곡식이 쌓여 있었다. 지명은 어디인지 기억이 나지 않는다.


우리 대대는 상부 지시라 하며 전 장병에게 삼 일간 주식이 보급 되지 않으니 알아서 식량을 해결하라 하여 여기서 삼 일간의 식량을 배낭에 담아지고 가면서 휴식시간이면 반합에 쌀과 수수를 혼합하여 밥을 지어먹으며 진격 하였다.


대대는 철원 부근에 있는 고대산(경기도 연천군 신서면 대광리 소재)을 공격하기 위하여 진격 하면서 중공군과 많은 교전을 하였다. 간혹 중공군을 생포하여 후송시키며 최종 목적지인 공격지점에 도착하였다. <계속>
 

저작권자 © 여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기사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