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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주>가슴으로 그리는 그림...구족화가 박병남

<여주>가슴으로 그리는 그림...구족화가 박병남

  • 기자명 여주신문
  • 입력 2015.01.30 15: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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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통을 잊으려고 시작한 그림이 이제는 그의 인생에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삶이 됐다.


구족화가로 활동 중인 박병남씨는 선천적 장애가 아닌 후천적 장애로 양손을 모두 쓸 수 없다. 구족화가는 선천적, 후천적으로 팔을 쓰지 못하는 장애인들이 입이나 발로 그림을 그리는 작가를 말한다.


박병남 씨는 지난 1993년 뺑소니 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로 그는 양 손을 모두 잃고 절망에 빠져야만 했다.

그는 사고 당시 그때의 절망은 이루 말할 수 없어 자살도 여러 번 결심했었다. 하지만 옆에서 묵묵하게 지켜보는 가족들과 집까지 팔아가며 치료와 재활에 매달렸던 동생을 생각하면 그렇게 할 수도 없었다.


몸이 불편한 나도 힘들지만 가족들도 많이 힘들어했다. 그래서 요양시설로 입소하기로 결심했다. 이후 여러 시설들을 찾아다니다 현재 금사 희망의집에서 8년째 생활하고 있다.


기자가 찾아간 그의 방안에는 스케치북, 물감, 붓, 연필 등 화구들과 그동안 그려온 그림으로 가득했다.


박병남씨는 사고이후 하루라도 진통제가 없으면 견딜 수가 없다. 온몸이 저려 오는 고통과 압박은 말도 표현 할 수 없을 정도다. 매일 강력한 진통제를 붙여야만 생활이 가능하다. 이러한 고통을 이겨내기 위해 그는 묵묵히 입으로 그림을 그렸다.


박병남씨가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0년부터다. 그림을 전혀 배운 적이 없었던 그가 그것도 입으로 그림을 그린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었다.


하지만 그는 입으로 연필과 붓을 잡고 글씨를 쓰고 붓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하면서 지금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람들에게 장애가 결코 그의 꿈과 희망을 꺾을 수 없음을 보여줬다.


그는 자신의 인생관은 저축하듯 노력하며, 어렵고 괴로운 일이 생겨도 희망을 잃지 않는 것이다. 노력한 결실을 꼭 봐야 한다는 것이 아닌, 인생의 저축을 삶의 의지로 삼는 것이다. 결실을 본다는 것은 이자로 생각하고 생명이 끝날 때까지 노력의 저축은 꾸준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병남씨는 자신의 도전을 보고 많은 장애인들에게 희망을 심어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나야 나이도 많고 건강이 좋지 않지만, 장애인들이 스스로 포기하지 않고 무엇이든 목표를 세우고 함께 노력하면서 한 발씩 앞으로 나갈 때 많은 꿈들은 이뤄질 것”이라고 말한다.


또한, “자신의 모습을 통해 안쓰럽다는 것보다 관심과 애정으로 당당한 구족화가로서의 박명남으로 봐주기를 바란다”며, “어디든 자신과 같은 장애를 가진 분들이 자신을 보고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애를 극복하고 입으로 그림을 그리는 구족화가 박병남씨의 전시회가 오는 2월26일 여주 여성회관 전시실에서 열린다.


한편 편견이 아닌, 있는 그대로의 ‘장애’를 존중하고 다양한 삶의 스펙트럼이 가득한 그의 그림이 감동으로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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