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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영의 지방정치 한마당】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절실히 필요합니다

【박재영의 지방정치 한마당】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가 절실히 필요합니다

  • 기자명 여주신문
  • 입력 2014.09.01 1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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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영(여주시의회 의원)
요즘은 이성이 마비된 사회에서 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대한민국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은 아주 오래 전부터 이념논쟁의 지속으로 인한 흑백논리에 의해 사고가 왜곡되었고, 자본주의의 발전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약육강식의 논리에 충실해서 다른 사람들을 인격살인하는 것에 개의치 않고, 생존권까지 자연스럽게 침탈하려 하는 슬픈 모습을 지니고 있는 것이 현실입니다.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벌써 4개월이 넘었지만, 참사에 대한 해결은 요원하고 오히려 사회적 갈등을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늘 그래왔지만 약자에 대한 배려는 눈을 씻고도 찾을 수 없고, 거꾸로 힘있는 사람들이 피해자이자 약자들을 제압하기 위해 왜곡시킨 말을 힘없는 사람들이 무비판적으로 유포시키고 있어 더욱 답답함이 높아만갑니다.
 

아직도 바다 속에서 구조되지 않은 사람들이 10명인데, 그리고 세월호 참사의 진실이 규명되지 않았음에도, 이제는 세월호에서 벗어나자고 주장하는 사람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세월호 참사로 인해 경기침체가 유발되었기에 이제는 경제를 살리기 위해 그만 세월호를 덮고 가자고 사실에 근거하지도 않은 주장을 너무도 당당히 펼치고 있습니다.
 

내 자식이나 형제자매가 이유도 모른 채 죽어갔는데도, 그리고 바다 속에서 아직도 구조되지 못하고 있는데도, 그냥 묻고 가자고 하는 주장이 이성적이고 정의롭고 피해자들의 아픈 상처를 조금이라도 배려하는 것인 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하는 기회를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혹시 남의 일이기에 생명에 대한 존엄성은 추호도 고려하지 않으면서 힘있는 자들의 진실을 덮고자 하는 헛된 주장에 맥없이 끌려가는 것은 아닌 지 생각해보았으면 좋겠습니다.
 

자식을 잃고 자식이 왜 죽었는지 이유라도 알자고 40일을 넘게 죽음의 문턱을 오가며 단식투쟁을 벌이고 있는 ‘유민아빠’ 김영오씨에 대해 세월호의 본질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인격살인이 무차별적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김영오씨의 출생지가 무엇이 그리 중요하며, 그의 사생활을 들춰내는 이유가 무엇이며, 그가 활동해왔던 단체가 세월호의 본질과 어찌 연관된 것인 지 이해가 되지 않음에도,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상상도 못할 저주와 비방을 쏟아내고 있고, 언론의 신상털기로 만들어진 내용을 자랑스럽게(?) 온라인상에서 퍼나르는 사람들이 있기에 그저 슬픔이 배가될 뿐입니다.
 

‘유민 아빠’김영오씨가 목숨을 건 단식투쟁을 진행하면서 정부와 우리사회에 요구한 것은 세월호 참사의 철저한 진상규명을 통해, 다시는 유민이의 목숨을 빼앗는 일과 같은 비극이 되풀이 되지 않는 재발방지대책을 만들어달라는 것입니다. 세월호 참사 직후 국민들 속에서 일어났던 비극적 분노와 인간의 생명을 경시하는 제도와 행태들을 경멸하는 마음이 바로 유민아빠의 마음과 다를 바가 없다는 생각입니다.하지만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위한 과정에서 여야 정치권의 진정성 없는 공방이 지루하게 지속되면서 세월호를 덮고 민생경제를 살리자는 논리가 고개를 들기 시작했습니다. 마치 세월호가 민생경제를 망치고 있는 듯한 주장이 활개치기 시작한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김영오씨의 목숨을 건 40여 일 간의 단식투쟁이 사회의 초관심사로 등장하게 되었고, 무능한 여야정치권을 비상상황으로 몰아넣기 시작했습니다. 이러자 김영오씨의 단식투쟁을 폄훼하기 위한 야만적인 요설들이 난무하고, 이렇게 만들어진 비방글들이 누구에 의해 의도적으로 만들어진 것인가에는 관심도 없는 이들에 의해 온라인에서 무차별적으로 살포되기 시작했습니다.
 

자식을 잃은 비통한 심정으로 죽음을 담보로 투쟁하고 있는 한 인간에 대한 인격살인이 죄의식도 없이 행해지는 이러한 현실을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김영오씨가 10년 전에 이혼한 것이 아버지의 자격을 없앤 것인지, 이혼한 아버지이기에 딸의 죽음을 슬퍼하고 죽음에 이르게 한 것에 대해 분노하면 안되는 것인 지, 억울하게 꽃도 피워보지 못한 생때같은 딸의 죽음을 규명하기 위한 특별법제정을 요구하는 것이 부당한 것인지 묻고 싶습니다.
 

김씨의 사생활을 캐고 들춰내는 세력들은 단지 재미나 관심을 끌기 위한 취미가 아니라 명백히 불순한 의도가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무분별한 인격살인 행위들은 세월호의 진실을 외면하려는 힘있는 쪽에서 국가기관까지 동원해 벌이는 비이성적이고 몰상식한 공작이라는 생각입니다.
 

양보와 배려는 힘을 가진 쪽에서 사회적 약자들을 위해 행해질 수 있는 인간적인 미덕이라는 생각입니다. 세월호 참사의 희생자나 유가족은 분명한 사회적 약자입니다. 이 사회적 약자들에게 무차별적으로 행해지는 인격살인 등의 테러는 중지되어야 하고, 세월호의 진실과 관련없는 개인의 사생활은 보호되어야 마땅한 것입니다.
 

인간이기에 인간으로서 인간의 냄새가 나는 대한민국을 위해, 세월호의 비극이 모든 국민의 문제이며 상처라는 생각을 지닐 때 연대하고 협력하는 헌신적인 모습을 만들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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