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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재영의 지방정치 한마당】시의원은 행사 들러리거나 민원해결사?

【박재영의 지방정치 한마당】시의원은 행사 들러리거나 민원해결사?

  • 기자명 여주신문
  • 입력 2014.08.22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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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재영(여주시의회 의원)
여주시의원에 당선되어 임기가 시작된 지 2달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농담 삼아 의원들이 정신차리지 않으면 목에 깁스를 하고 어깨에 힘주는 데 채 1달이 걸리지 않을 것 같다는 말을 하였는데 후딱 두 달이 지나고 있습니다.
 

한 나라에서 국회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는 것처럼 지자체에서 시의회의 기능과 시의원들의 역할은 너무도 막중합니다. 기초의회가 제자리를 잡고 기초의원들이 자신들의 역할을 올바르게 수행할 때 자치단체의 발전과 위상을 높이는 일이 가능하다는 생각입니다.
 

1991년 대한민국에서 처음으로 지방자치제도가 시행되고, 1995년 기초자치단체와 기초의회의원의 선거가 실시되면서 외형적 지방자치제도가 자리를 잡게 되었습니다. 아직까지는 낮은 재정자립도와 권력의 중앙집중화로 인해 책임과 권한이 상당히 제약되어 반쪽짜리 지방자치라는 비아냥을 듣는 것이 현실입니다. 심지어는 이런 불완전한 지방자치제도로 인해 빚어지는 한계는 유권자들로부터 기초선거제도를 폐지하자는 주장이 제기되고, 나아가 왜곡된 이념공세나 비난에 기초해 기초선거에서 정당공천제를 폐지하면 마치 지금 드러나고 있는 문제들이 일거에 해소될 듯한 착각을 일으키게 만들고 있기도 합니다.
 

저는 지난 7월9일부터 거의 한달 동안 당선된 이후 처음으로 시장님의 초도순시가 행해지는 각 읍·면·동에 동행하여 지역지도자들께 인사드릴 기회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시장님은 지역순시를 하면서 지역에서 제기되는 민원의 내용을 파악하여 중요한 민원들을 순차적으로 해소하고 싶었을 테지만, 저는 이런 기회를 활용하여 지역지도자들께 인사도 드리고, 시의원으로서 합리적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지지와 성원을 부탁드리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지방자치제가 시행된 이후로 20여 년의 세월이 흘렀지만, 20여 년 전에 요구되던 내용이 아직도 거의 똑같이 이루어지고 있다는 사실에 아연실색할 따름이었습니다. 가령 어느 마을에 도로가 신설되어 도로개통행사가 행해지면, 도로개통에 기여한 사람이 때로는 시의원이 되고, 때로는 도의원이 되고, 또 때로는 시장이나 국회의원이 되는 현상이 아직도 진행형이라는 사실에 온몸에 전율이 느껴졌습니다. 하나의 공사를 갖고 모두가 자신의 공으로 돌리는 웃기지도 않는 행태가 아직도 이루어지고 있는 것입니다.
 

저는 12개 읍·면·동 중 10개 읍·면·동의 지도자분들께 인사다니면서 “저는 가남읍 출신이지만, 가남읍의원이 아닌 여주시의원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도와주십시오”라고 말씀드렸습니다. 나아가 시의원이 행사장마다 기웃거리는 ‘행사용의원’이 아니라, 지역을 변화 발전시키기 위해 여주시 전체를 바라보고 발로 뛰는 것을 통해 시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일을 할 수 있도록 ‘일’로 평가해주시고, 시의원을 도구로 사용해주실 것을 부탁드렸습니다.
 

그래서 가는곳마다 이장님들께 “저는 지역에서 저에게 제기된 마을의 민원들을 이장님들께 말씀드리라고, 그리고 이장님과 함께 읍면동장님께 말씀드려서, 시청의 담당기관에서 일을 판단하는 절차를 밟도록 해달라고 했다”고 말씀도 드렸습니다.
 

저는 시의원은 개개 지역주민의 민원이 아닌 지역전체의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서 뛰어다니는 사람이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마을의 일은 이장님을 통해서, 지역의 일은 읍면동장님들을 통해서 절차를 밟아서 해결하고, 시의원은 여주시 전체를 위해서 조례 재개정, 예결산 심의, 올바른 행정사무감사 등 시의원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당장은 개개 민원인들의 민원을 해결해드리는 것이 소중한 한표를 획득한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결국은 이장과 읍면동장, 시의원과 시장 등 각자의 역할을 혼란스럽게 만들어 스스로의 무덤을 파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는 생각이 마음을 무겁게 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스스로 서 있어야 할 곳과 해야 할 일들을 구분함으로써, 서로의 존재를 확인하고 역할을 구분하여, 피땀흘려 생존투쟁에 허덕이는 민초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서로가 협력하는 관계를 회복하거나 재창출하는 일이 시급하다는 생각입니다. 여주시전체를 바라보며 발로 뛰는 '여주시의원'이 되고 싶은 마음이 간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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