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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속 여주인물을 소개합니다김관주 - 57

   
▲ 조성문(여주문화원 사무국장)
천덕봉(天德峰) 기슭아래 자리한 동네가 흥천면 외사리(外絲里)다. 이 부근에 금반형(金盤形)이라는 명당자리가 있는데 여기에 집터를 잡으면 36대를 두고 장상(將相)이 난다하여 그 소문이 국내는 물론 중국에까지 퍼져 있었다.


임진왜란 때 우리나라에 온 명나라 장수 이여송(李如松)이 금반형에 대한 소문을 듣고 그 기록을 중국으로 가져갔던 모양이다. 훗날 사신이 되어 중국에 갔던 김관주가 이 기록이 담긴 문헌을 이여송의 후손으로부터 건네 받았다. 임무를 마친 뒤 배를 타고 서해바다를 건너 돌아오던 중 별안간 일진광풍이 휘몰아쳤다. 배가 요동을 치자 사람들이 어찌할 바를 모르고 당황하였다. 이때 배의 선장이 용신(龍神)이 노하였으니 중국에서 가져온 보물을 모두 바다에 버리라고 하였다. 배 안의 사람들은 서로 눈치만 보다가 결국 몸에 지닌 패물들을 모두 바다에 던져버렸다.


그러나 노한 바다는 점점 드세게 일 뿐 멈출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그때 위급한 풍랑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열심히 책만 읽는 선비가 있었다. 사람들이 저 선비 때문에 바다가 노했다고 수근거리자 선비는 읽고 있던 책, 즉 금반형에 관한 기록이 담긴 책을 바다에 던져버렸다. 그러자 풍랑이 조용히 가라앉고 배는 순조로운 항해를 계속할 수 있었다. 그 배안의 선비였던 김관주는 귀국하여 관직에서 물러난 다음 머리 속에 기억해 두었던 흥천면 외사리 금반형에 와서 아흔 아홉칸의 집을 짓고 살았다고 한다.
 

김관주(金觀柱 1743-1806) 본관은 경주(慶州). 자는 경일(景日). 아버지는 영조의 장인인 김한구(金漢耈)의 사촌동생 김한록(金漢祿)이다. 1765년 식년 문과에 병과로 급제하여 정언, 홍문관교리를 지냈다. 1772년에 청의(淸議)와 명분을 강조하는 집단을 탕평에 대한 반동으로 지목해 유배시킨 청명류사건(淸名流事件)이 일어나자, 이를 홍봉한(洪鳳漢) 일파의 사주로 보고 홍씨의 척신정치 제거가 곧 의리라는 소를 올렸다가 영조의 노여움을 사 함경도 갑산에 유배되었다.

 
정조임금 시절에는 크게 쓰이지 못하다가 순조임금이 즉위하고 영조의 계비인 정순왕후가 수렴청정을 하자 이조참판, 이조판서, 광주유수를 거쳐 1802년 우의정이 되었다. 정순왕후는 사도세자의 죽음에 찬동하였던 벽파의 실세 김귀주(金龜柱)의 누이로 손자인 어린 순조를 대신해서 권력을 쥐자 친정 6촌 오빠인 김관주를 요직에 앉히고 심환지, 정일환, 김달순 등 벽파인사를 대거 기용하였다. 이들은 정조의 탕평을 보좌하였던 인물들을 제거하는 한편 천주교 박해를 시작함으로써 강력한 벽파정권을 수립하게 된다. 그러나 1805년 정순왕후가 죽자 벽파는 다시 몰락의 길을 걷게 되었다.


그동안 실권을 잡고 있던 김관주는 정조의 뜻을 배신한 죄와 왕비의 삼간택 방해를 방조한 죄목으로 탄핵되어 함경도 경흥으로 유배가던 도중 이원에서 죽었다. 김관주의 몰락이후 등장한 순조의 장인 김조순은 나이 어린 왕을 보좌하면서 안동 김씨 세도정치의 서막을 열게 되었던 것이다. 삼사(三司)가 관작삭탈과 문외송출을 주장하면서 나열한 김관주의 죄목은 이러하다. “…정승의 자리에 나가서 숙배하고 나서는 남의 꾐에 빠져 정일환을 사우(死友)로 일컬었으며 상부(相府)에서의 사업은 오직 공의를 배반하기만을 일삼아 심환지의 비호하는 법을 수행했습니다. 주야로 계획하는 것이 인물을 해치는 것을 벗어나지 않았으며 시종 영위한 것은 모두 사당(私黨)을 수립하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나 이보다 앞서 1803년 8월 17일 이이명(李頤命), 이건명(李健命), 조태채(趙泰采)에게 부조지전(不祧之典)을 베풀게 하고 정몽주(鄭夢周)의 집에 치제하고 그 자손을 녹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은 오로지 우의정 김관주의 공이었음이 실록에 기록되어있다. 이를 보면 김관주가 의(義)를 아는 인물이었음을 알 수 있다. 뒤에 신원되었고 시호는 문익(文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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