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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속 여주인물을 소개합니다

역사속 여주인물을 소개합니다

  • 기자명 여주신문
  • 입력 2013.11.22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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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진후 - 46

   
▲ 조성문(여주문화원 사무국장)
민진후(閔鎭厚 1659-1720) 본관은 여흥(驪興). 자는 정순(靜純) 호는 지재(趾齋)다. 아버지는 여양부원군(驪陽府院君) 민유중(閔維重)이며 어머니는 좌참찬 송준길(宋浚吉)의 딸이다.
 

숙종의 비 인현왕후(仁顯王后)의 오빠이며 고종의 비 명성황후(明成皇后)의 5대 조부이기도 하다. 1681년 생원이 되고 1686년 별시문과에 병과로 급제하여 승문원 정자가 되었다. 그러나 곧이어 기사환국(己巳換局)이 일어나 아버지를 비롯한 일가 친척들과 함께 관작을 삭탈당하고 귀양살이를 하였다. 1694년 갑술옥사(甲戌獄事)로 인현왕후가 복위됨에 따라 세자시강원 설서로 다시 기용되었고 이어 충청도 관찰사, 강화유수, 한성부판윤을 지냈다. 예조판서, 의정부우참찬을 역임하고 개성부유수로 재직하던 중에 죽었다.


1706년 의금부지사로 있을 때 유생 임부(林溥)가 세자모해설을 발설하여 일어난 옥사를 함부로 다루었다고 해서 소론측의 탄핵을 받아 벼슬에서 물러나기도 했다.
 

민진후의 신도비문에 ‘지재의 키는 보통사람을 넘지 않았으나 정신은 넘쳤고 얼굴빛은 씩씩하나 기개는 온순하였다. 음성은 쇠소리가 폐부를 찔렀다. 또한 홀로 된 누이와 외로운 조카들을 사랑하기가 지극하였다’ 라고 기록되어 있다.
 

홀로 된 누이에 관한 이야기 한 토막이다. “지재가 형조판서로 있을 때 어렵게 사는 누이동생 집에 들른 적이 있었다. 누이는 오라버니가 평소에 술을 즐기는 것을 알고 술상을 차려 냈는데 안주라곤 김치 한가지 뿐이었다. 실은 며칠 전에 시아버지인 참봉 홍우조(洪禹肇)의 생신이 있었기에 법으로 금하고 있는 송아지 한 마리를 몰래 잡아 쇠고기가 조금 남아 있었다. 하지만 오빠가 법을 엄하게 지킨다는 것을 알고 있는 누이가 감히 고기 안주를 내놓지 못했던 것이다. 이에 지재가 ‘술맛은 좋은데 유주무효(有酒無肴)로구나’라고 하자 누이동생은 고기를 드리고 싶은 마음이 들어 무슨 일이 있더라도 나무라지 않겠다는 다짐을 받고는 고기를 구워냈다.
 

지재는 그 고기를 다 먹고 집을 나오면서 수행했던 아전들에게 명하여 ‘이 집은 법을 어겼으니 이 집 종을 잡아 가두라.’고 하명하였다. 종을 잡아가두고 법대로 처분하는데 벌금인 속전(贖錢)을 자신의 녹(祿)에서 대납을 했다. 사돈인 홍참봉에게 예의를 지킨 것이다. 홍참봉이 민판서를 찾아가 ‘공이 법을 엄하게 지키는 것은 가상한 일이나 먹지말고 다스릴 일이지 먹고나서 다스린 이유가 무엇입니까.’ 하고 따졌다. 그러자 지재가 말하기를 ‘지친(至親)의 정으로 여동생이 권하는데 어찌 먹지 않을 수 있으며 법금(法禁)을 범한 사실을 안 이상 어찌 사정(私情)을 쓸 수 있겠습니까.’ 하였다” 한다.
 

세상살이가 조화롭게 유지되자면 정리(情理)만으로는 안되고 의리(義理)만으로도 안되며 그렇다고 법리(法理)만으로도 안되는 것이다. 이 세가지 이치는 늘 상충되게 마련인데 이 어려운 삼리(三理)를 슬기롭게 조화시킨 사람이 민진후다.
 

민진후의 신도비에서 그의 인품을 좀 더 알아볼 수 있다. “…흉년에 혹 죽을 먹게되면 집 사람들에게 먼저 먹이고 백성들이 고생하는 소문을 들으면 마치 자신이 당한 듯이 괴로워하여 잊지 않으니 타고난 성품이 그러하였다. …종들이 죽어도 역시 고기를 먹지 않았다.
 

사람들이 질병이나 사상(死喪)이 있으면 지친처럼 보살폈고 친구에게는 더욱 돈독히 하였다. …일을 당하여는 뜻이 흔들리지 않고 차근차근 조리가 있었다. 화려한 것을 싫어하고 질적인 것을 힘써 무익한 일을 하지 않으며 항시 자연을 훼손하는 것을 경계하였다. 욕심이 적어 마구에는 날쌘 말 한 필이 없고 뜰에는 이름난 화초를 가꾸지 않았으며, 착한 일을 좋아하고 선비를 좋아하며 부정한 일을 보면 구역질이 나는 듯하였다.…” 시호는 충문(忠文)이고 묘소는 가남읍 안금 2리 대보산(大寶山 ; 현 대포산) 자락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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