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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속 여주인물을 소개합니다

역사속 여주인물을 소개합니다

  • 기자명 여주신문
  • 입력 2013.08.09 12: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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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괄- 32

   
▲ 조성문(여주문화원 사무국장)
흔히 역사를 승자(勝者)의 기록이라 한다. 이괄(李适)은 패자(敗者)다. 그러므로 제대로 된 기록이 남아있을 리 없다. 그러나 그에 관한 몇몇 편린들의 행간(行間)을 통해 그의 일생을 들여다 보기로 하자. 이괄(李适 1587~1624) 본관은 고성(固城), 자는 백규(白圭), 병조참판을 지낸 이육(李陸)의 현손으로 여주읍에서 출생했다.
 

어린 나이에 무과에 급제한 이괄은 선조 때 태안군수, 형조좌랑을, 광해군 때 고령군수, 영흥부사, 제주목사 등을 지냈다. 김시양(金時讓)이 쓴 하담파적록(荷潭破寂錄)에 보면 “선조때 무과에 급제한 이괄은 무술뿐 아니라 문장과 글씨에도 뛰어나 이름이 알려졌다. 반정(反正)하는 날의 규약과 기획 등이 모두 이괄에 의해서 짜여졌다. 반정에 성공한 뒤 논공행상을 할 때 중간에 가담하였다하여 2등 공신으로 삼자 이괄이 크게 불평하였다. 이때의 공론(公論)은 ‘일찍이 박원종 등이 중종반정을 일으켰을 때 유자광이 처음부터 모의에 가담한 것이 아니고 때에 임박하여 그의 계책을 세웠어도 1등 공신으로 삼았는데 이괄에게는 억울한 일’이라는 것이었다.”라고 적혀있다.
 

반정이 있던 날 이괄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는 기사가 조선왕조실록 1623년(인조 1) 3월 13일 조에 실려있다. “의병은 이날 밤 2경에 홍제원에 모이기로 약속하였다. 김류(金 )가 대장이 되었는데 고변이 있었다는 말을 듣고 지체하며 출발하지 않고 있었다. 홍제원에 모인 군중이 동요하자 이귀(李貴)가 이괄을 추대하여 대장으로 삼은 다음 편대를 나누고 호령하니 군중이 곧 안정되었다” 대오가 정비되어 출발할 즈음에 김류가 나타났다. 모의가 탄로되었다는 뜬 소문을 듣고 집에서 잡혀갈 셈으로 누워 있다가 심기원(沈器遠), 원두표(元斗杓) 등의 질책을 받고 나타난 것이다. 김류가 총대장을 자처하고 나서자 이괄이 크게 노하여 따르려하지 않았으나 이귀가 화해시켰다.
 

반정 후 평안병사겸 부원수로 영변에 도착한 이괄은 전략에 밝고 통솔력이 있었던 까닭에 군사조련, 성책보수, 진의 경비강화 등의 임무를 충실히 하였다. 이때 느닷없이 이괄과 그의 아들이 모반을 꾀하였다는 무고가 날아들었다. 인조반정 직후인 이무렵엔 정권을 장악한 공신들이 반대세력에 대한 경계를 심히 하여 반역음모의 혐의로 잡히는 자가 적지 않았는데 이괄도 그 피해자였다고 할 수 있다. 임금이 외아들 전과 한명련(韓明璉)을 잡아들이기 위해 선전관과 의금부도사를 파견하자 아들이 모반죄로 죽게 되면 자신도 온전할 수 없다고 판단한 이괄이 인조 2년 1월22일 군사를 일으켜 서울로 향하니 이것이 이괄의 난 또는 갑자난(甲子亂)의 시작이다.
 

2월10일, 서울에 입성한 이괄은 흥안군(興安君) 제를 임금으로 옹립하고 성안에 남아있는 사람들을 모아 벼슬을 내렸다. 2월11일, 도원수 장만(張晩)의 군대와 무악재에서 전투를 벌이다 패배하였다. 2월12일, 대궐을 빠져나온 이괄은 삼전도-광주-경안을 거쳐 이천 묵방리(현 백사면 현방리)에 이르러 민가에 몸을 숨기고 잠을 자던 중 기익헌(奇益獻)과 이수백(李守白) 등에 의해 목이 잘렸다. 이괄의 나이 38세였다.
 

이괄의 난은 우리 역사상 반란군에 의해 수도 서울이 함락된 유일한 내란으로 기록되었다. 이괄의 반란군은 잘 훈련된 기병대(騎兵隊)를 이용해 관군이 미처 대응하기도 전에 저지선을 돌파하여 한양에 입성하므로써 뒷날 조선군의 전술변화에 큰 영향을 끼쳤다.
 

여주군이 1982년에 발간한 「문화유적」에 따르면 이괄의 가족은 여러 대를 여주에서 살았으며 구 역전주변의 홍문리(弘門里) 일대가 이괄의 저택지였다고 한다. 이괄의 집은 역적의 집이었던 까닭에 파호(破戶)되어 통우물이라 부르는 우물만이 남아있었는데, 여주경찰서 건너편 구 법원입구에 있던 그 우물도 몇 년 전에 도로를 확포장하면서 사라져버렸다. 마치 청년장군 이괄이 역사에서 사라져버렸듯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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