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용진(시인, 미국 샌디에고 거주) |
그 천성이 얼마나 정하면
하늘을 가슴에 담고
청산을 품에 들여
물고기들의 춤과
온갖 새들의 노래로
축제의 향연을 베푸는가.
내 마음
한줄기 강물이 되어
맑게 맑게
프르게 프르게
끝없이 끝없이
흐르기를 바라네.
오늘도
너무나 후미져
어느 누구도 내려가기를 꺼리는
낮은 곳으로 흐르는 강
자신이 낮아질수록
스스로 풍성해지는 진실을
그는 안다.
몸을 스스로 낮출수록
더욱 깊고 투명해지는 강물
삼라만상들이
자신의 모습을 비춰보고
놀라는 광경을 보라.
바다는
강이 밤새도록 실어다준
온갖 잡생각들을
조용히 다스릴 수 없어
언성을 높여 파도로 내려치며
깊게 깊게 가라앉힌다.
깊어질수록
몸과 음성을 낮춰
소리 없이 흐르는 강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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