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년시절 교회에서 들은 말, 어려워도 잊혀지지 않아어릴 때 동네 언덕에 있는 교회를 기웃거리며 몇 번은 목사님의 설교를 들었다. 순전히 예배가 끝나고 나면 나눠주는 사탕을 얻어 먹기 위해 꽤 긴 시간을 허리를 꼬며 앉아 있어야 했다. 그때 목사님 설교의 내용은 거의 기억에 없는데 유독 한 단어는 지금도 또렷하게 기억한다. “하나님께서 우리를 ‘긍휼히 여기사....” 말 뜻도 모른 채 60년 세월이 흘렀다. 긍휼(矜恤)이란 꽤나 어려운 단어를 품고 살아온 시간이 꽤나 길었다. 사전을 다시 찾아 보아도 ’불쌍히 여겨 돌보아 주심‘이다.
“내 꿈은 더 단단해질 테니, 다시 시작해!”6월 22일은 정의당 여주시양평군지역위원회 창당 1주년이 되는 날입니다. 지난 1년을 되새겨보니, 얼마 전 종영한 드라마 의 주제곡 ‘시작’의 가사가 떠오릅니다.지난해 6월 22일 정의당 여주시양평군지역위원회(이하 여주양평지역위)는 여주도서관에서 성황리에 창당식을 개최했습니다. 앞서 4년 전인 2016년 9월 10일에는 양평군지역위원회를 창당해 2018년 제7회 지방선거에서 기초의원부터 단체장 후보까지 출마해 선거를 치렀습니다. 짧은 지역정치 경험이었음에도 정의당의 활동과
‘공공의 이름’은 유행가가 아냐, 산 사람의 이름은 신중하게 붙여야 얼마 전 한 종편의 연예프로그램을 보다가 “이건 아니다”는 생각이 들었다. 죽어가던 전통가요 트로트의 생명이 부활 되고 있는 요즘은 즐겁다. 노래에 관한 한 넘어설 수 없으리라여겼던 장벽이 무너지고, 남녀노소가 ‘트로트 음악’ 앞에 모여있다는 사실만으로도 감개무량하다. ‘미스터 트롯’의 출연자는 대박이 터지고, 영탁의 막걸리에 재빨리 올라탄 시골 양조장은 “만들기가 무섭게 팔려 나간다”고 환호성이다. 그 경연에서 5위를 한 14세의 정동원
영국 케임브리지대학 경제학과 장하준 교수는 인터뷰에서 이런 말을 합니다.“후진국의 경우 성장이 중요하지만 선진국은 다르다고 봅니다. 우리나라도 이제 선진국에 포함시켜야 하죠. 선진국들은 더 이상 성장할 필요가 없습니다. 기후변화 때문에라도 성장을 안 하는 게 좋고요. 문제는 성장의 질입니다. 성장을 얼마나 공평하게 나누느냐에 있죠. 온 국민이 편안하고 의미 있는 삶을 살게 하는 것이 경제의 목표라면 성장은 수단입니다. 성장을 하면 덩치가 늘어나 나누기도 쉽고 목표를 이루기가 수월하죠. 문제는 신자유주의체계에서는 성장을 해도 그 열매
‘계획(計劃)’이라는 한자를 분석해 봅시다. 계는 ‘꾀하다, 계산하다, 세다, 헤아리다, 의논하다’라는 뜻을 같습니다. 획은 ‘긋다, 나누다, 쪼개다, 자르다’라는 뜻을 같습니다. 꾀하거나 계산하여 나누고 쪼개어 이미지화 할 수 있는 것을 ‘계획한다’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계가 심상이라면 획은 수단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생각하고 고민하여 계산된 것을 바깥으로 드러내는 것이 그림이니까요. 그러니까 계는 획이 있을 때 객관화되는 것이라고 하겠습니다.영화 에서, 위조한 졸업증명서를 들고 나가는 아들에게 가난한 아버지가 이렇게
얼마 전 종로에서 당선된 이낙연 전 국무총리의 수도권 규제완화 내용이 담긴 국가재정법 개정안 발의 계획이 알려지면서 비수도권 지역 언론들에서는 일제히 비판기사가 실렸다.전북일보에서는 6월 1일 “선거 끝나니 되살아난 ‘수도권 규제완화’ 망령”이라는 자극적인 제목의 기사를 작성했고 경북도민신문은 “수도권 규제완화 더 이상은 안된다”는 사설을 실었다.이와 함께 양향자(광주 서구을, 더불어민주당)의원은 법안 발의에 참여 했다가 철회했고 충북일보에서는 “이낙연 ‘수도권 규제완화 법안 계획 없어’”라는 제목의 기사를 올리기도 했다. 이들의
결코 잊을 수 없어 뼈아프게 기념하는 그날, 1950. 6. 25 ‘6. 25 전쟁’이 일어난 지 70년이 흘렀다. 정부도 6. 25전쟁 70주년 행사를 대대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70년이란 세월은 짧은 세월이 아니다. 그 해 태어난 아이가 고희를 맞았다. 동족상잔(同族相殘)의 비극, 그 전쟁의 참혹을 기억하는 사람의 숫자도 줄어가고 있다. 기억은 희미해져 가고 6. 25의 연대기를 기억하는 젊은이도 줄어가고 있다. 심지어 남의 나라 전쟁쯤으로 알고 있는 형편이니 지하에서 눈조차 못 감은 호국영령이 보신다
부모의 시대를 실버의 초입에서 다시 보는 큰 행복 2020년의 서막을 코로나에 붙잡힐 줄은 정말 몰랐다. 그 속에도 방역마스크는 대세를 넘어 의무가 되었고, 선거는 비정한 승부를 싱겁게 손들어주고 말았다. 그래도 꽃은 피고, 신록은 우거지는데 한 달포를 앞두고 날아오던 ‘실버극장’의 시간표마저 소식이 돈절했다. 무기한 휴관 공고를 냈던 실버영화관과 자매격인 낭만극장, 청춘극장도 문을 열었지만 찜찜하다. 쑈 무대도 두어 차례 무관객 공연으로 유튜브에 올리기는 했으나 ‘언 발에 오줌누기’다.서울 낙원동 허리우
부정(不正)은 ‘바르지 않거나 옳지 못함’을 뜻하는 말이니, 이 말로 보면 21대 총선은 부정(不正)했다.우리가 총선과 지방선거를 통해 대통령과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과 지방의원을 선출하는 것은 국민을 대신할 소수의 대표자를 선택하는 정치 행위다. 모든 국민이 모여 의견을 개진하는 것이 불가능하기에 만들어진 대의민주주의는 오랫동안 유권자 자격, 선거구 획정, 의원수 할당 등 대표자 선출에서 배제되는 의사(투표)가 최소화 하도록 하는데 초점이 맞춰지고 있다.그러나 21대 총선에서는 인구증가에 따라 늘려야 할 경기도 국회의원의 숫자는
이런 말이 있습니다.어디선가 들어 보신 적이 있을 겁니다. 엥겔, 슈바베, 지니는 모두 경제 관련 지표를 나타냅니다. 경제학에서는 사람들의 지출 패턴으로 경제 수준을 가늠하는데요, 가장 유명한 것이 ‘엥겔지수’입니다. 사람살이에 꼭 필요한 것이 의식주고 그중에서도 무엇보다 중요한 식료품에 지출하는 비율이 엥겔지수이니 유명할 수밖에 없지요.그렇다면 주거에 지출하는 비용도 지수가 있을까요? 네, 슈바베지수라고 있습니다. 독일의 통계학자인 슈바베가 19세기 후반에 발견한 법칙을 슈바베법칙이라고
재난수당이 지급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일부 매체에서는 동네 가게의 물가가 급등 했다는 기사를 접했다. 취재기자는 그 원인을 사용처가 제한된 재난수당이나 재난지원금의 허점을 노린 일부 비양심적 상인들 탓으로 돌렸다.기사를 읽고는 무슨 까닭이 있어 올렸을텐데 하필이면 시기가 겹친 것뿐이라는 생각을 했다.그런데 며칠 전 내가 자주 가던 우리 동네가게에 막대 아이스크림을 사러 갔다가 냉장고에 쓰인 ‘1개 400원, 10개 사면 +1’이라는 문구를 보고는 기분이 언짢았다. 그 이틀 전에 ‘3개에 1000원’이던 막대 아이스크림 이틀만에 20
모르면서 안다고 하거나, 없으면서 있다고 하거나, 비었으면서 찬 것처럼 하는 일이 있다면 뭔가를 부러워하는 마음이 있는 것입니다. 세상 살아가면서 마음의 평화를 깨트리는 주범이 또한 부러워하는 마음일 가능성이 큽니다.그런데 사실 우리네 삶은 부러움으로 가득합니다. 부러워하는 마음을 겨우 억누르고 조금 편해졌다 싶으면 또 다른 부러움이 생겨나곤 하지요. 부러움의 대상은 종류도 참 많습니다. 의식주와 관련한 것들부터 사람살이의 거의 모든 요소가 다 포함됩니다. 부러움 얘기를 하다 보니 문득 생각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A라는 사람이 글을
세상은 넓고 별일도 다 많아, 말하고 싶은 본능이 여는 세계 TV를 켜지 않아도 지루하지 않게 되었다. 공중파의 편향이 거북하던 차에 유튜브를 켜니 골라 보고 듣는 재미는 편식을 더 부추겼다. 4.15 총선을 전후해 정치판의 돌아가는 내막을 들여다보다 보니 줄줄이 정치 관련 유튜브 꼭지만 갖다 안긴다. 지겨워 대중가요 몇 곡으로 머리를 식히자니 이번에는 흘러간 옛노래부터 가설극장 무대에도 안 세워줄 실력의 가수들 노래까지 끝도 없이 물고 와 봐 달라고 치근거린다. 이 과잉친절의 주범은 매일 88억 개의 뷰
“젊었을 때 자녀들 공부시키느라 어려웠잖아요. 지금 그래도 보람 있구나, 우리가 이 만큼 살게 되니까 복지혜택 받는구나 하고 흐뭇한 마음 있어요” 기초연금을 받고 있는 어르신의 말씀이다. 과거 노후 준비라는 개념조차 없던 시절, 평생을 자식과 부모 봉양으로 일만 하며 ‘나’를 위해 살지 못한 어르신에게, 기초연금은 이제 보람을 느끼게 해주는 존재가 되었다. 그 어떤 통계 수치보다도 기초연금이 갖는 의미가 무엇인지를 알 수 있게 해주는 것 같다.해마다 국민연금 연구원에서는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를 하여 ‘기초연금의 사회경제적
윤동재 시인은 ‘통일은 참 쉽다’라는 동시를 썼습니다.통일은 참 쉽다남쪽 북쪽 철조망둘둘 말아 올리면 되지.이렇게 시작하여 남북한 생산물을 주고받고, 겨레가 왔다 갔다 하면 되는데 어른들은 그 쉬운 통일을 왜 안 하는지 왜 못하는지 궁금하다고 묻습니다. 어린 화자 시각을 빌려 통일을 어렵게 만드는 논리들을 비판하는 시라고 볼 수 있습니다.남북이 38선으로 갈라진 건 외부세력의 이익 때문에 일어난 일입니다. 1945년 8월 15일, 일본이 연합군에게 항복하자 미국 사령관 맥아더는 일반명령 제1호로 ‘한반도 분할’을 공포합니다. 남쪽은
전철 반짝 행상, 끈질긴 거래의 힘은 수요와 공급의 접점 오늘 전철 안에서 기어이 지갑을 열고 말았다. 정확히 말하면 전철 안 행상에게 기꺼이 두 번이나 낚였다. 수원에서 서울 종로까지 가는 동안 3명의 행상은 간격을 계산이나 한 듯이 교체 출연하며 물건을 팔았다. 첫 번째는 벽에다 끈끈이를 붙이는 고리 장사였고 두 번째는 바닥에 쩍쩍 달라붙는 휴대폰 거치대 장사였다. 수시로 전철 안에서 물건을 파는 행위는 위법이니 사지도 팔지도 말라고 방송을 해대지만 아무도 귀담아듣지 않는다.기차나 시외버스 안에서 행상
베이비부머 65세를 맞다여주시에 거주하는 사람들 가운데 가장 많은 연령은 만 59세에 해당하는 1961년 출생자들이다. 2020년 태어난 아이들이 557명인데 올해 육순을 맞는 이들은 2400명이니 4배가 훨씬 넘는다. 흔히 6.25전쟁이후 1955년부터 1963년 사이에 태어난 이들을 베이비부머라고 하는 데 여주시에 거주하는 베이비부머는 18,604명이고 1955년 출생한 1919명이 올해로 만 65세를 맞게 되었다. 만 65세는 초고령화사회를 구분하는 나이다. 전체 인구 가운데 만 65세 이상이 얼마나 되는지를 두고 구분을 하는
가장 사랑하는 관계이면서도 가장 다툼이 많은 대상이 가족입니다. 부부끼리도 자주 싸우고 부모와 자식 사이에도 다툼이 끊이질 않습니다. 싸우고 몇 시간이나 며칠 또는 몇 주간 서먹했다가 화해하고 또 싸우고 그런 일이 반복됩니다.그래서 그럴까요? 유명한 주인공 ‘삐삐’를 창조한 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은 이런 말을 합니다.
나의 모교는 ‘국민학교’이지 ‘초등학교’가 아니다 기억 저편에 있는 유년의 학교, ‘초등학교’를 컴퓨터에 입력하면 ‘초등학교’라고 친절하게 자동변환 된다. 얼마 전까지도 그랬다. 모교를 말하면서 국민학교를 애써 초등학교라고 바로잡아 말하려면 어쩐지 혀가 꼬이는 기분이다. 내 인생의 첫 학교는 ‘초등학교’지 ‘초등학교’가 아니다.=나의 모교는 ‘국민학교’다.초등학교라는 이름으론 내 유·소년기의 추억을 불러낼 수가 없다. ‘풀씨 받기’, ‘퇴비 증산’, ‘쥐 꼬리 제출’, ‘채변봉투’ 같은, 지금 아이들은 상
중국을 통일하고 진나라를 세운 황제는 길이, 부피, 무게를 재는 단위를 통일하였다. 도량형이 저마다 다르면 환산해야 하는 불편함이 생겨나고 때로는 착오로 인하여 추가적인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말도 마찬가지다. 같은 말을 사용하면서도 생각하는 바가 다르다면 말을 배우거나 쓰는 데 커다란 문제가 발생한다.최근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하여 순식간에 퍼져나간 ‘사회적 거리 두기’는 영어 social distancing을 그대로 번역한 것이다. 그런데 ‘사회’라는 말을 사람마다 이해하는 내용이 달라 서로 다르게 여기는 것을 볼 수 있었다. 많